
“국내 패션 소재는 품질에 비해 너무 싸게 팔리고 있다. 마케팅력을 향상시켜 제 값을 받는 풍토를 마련해야 한다”
지난달 열린 ‘인터텍스타일 상하이’ 전시회에 122개사로 공동관을 꾸며 주목을 받은 한국패션소재협회의 윤영상 부회장을 만나 국내 패션 소재 업계의 진로를 살펴봤다.
윤 부회장은 “한국 포럼관을 둘러본 일본 바이어가 ‘한국산 소재가 크게 향상됐다. 그러나 가격은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싸다’는 평을 했다”면서 “이제는 글로벌 시장에서 후가공이 뛰어난 국내 패션 소재가 비싸게 팔릴 때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산의 빠른 변화도 지적했다. 중국 샤먼에서는 80여개 업체가 참가했는데 이중 25개 업체가 이탈리아 전문가의 컨설팅을 받아 소재를 개발하고 이를 다양하게 전시했다. 280명 직원이 연 4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업체도 있다는 것.
그는“이제 중국 업체들의 성장을 눈여겨 봐야한다. 이들은 봉제 생산 기지가 중국에서 베트남, 미얀마로 이동하는 것을 보고 긴장하고 있다. 이를 계기로 좀더 비싼 소재를 만들어 한국의 동대문이 아닌 패션 브랜드에 팔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이번 ‘인터텍스타일 상하이’에는 30개국 3800개 업체가 참가했으며, 100여 개국 7만5000명의 바이어가 한 자리에 모였다. 100여개국이라는 숫자는 세계에서 패션업을 영위하는 대부분의 국가가 참여했다는 의미다.
‘밀라노 우니카’ 등 유럽관을 비롯해 한국·일본·대만 등 13개국이 국가관을 꾸몄으며, 이 중 한국관의 인테리어가 가장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전체 포럼관에 전시된 650개 샘플 중 249개가 한국산이었을 정도로 트렌드에 적합한 국내 소재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윤 부회장은 경쟁국들의 변화에 주목했다. 우선 ‘밀라노 우니카’관에서는 180수, 200수 등 세번수의 섬세한 정장 소재를 비롯해 울 복합 소재, 울·실크·뱀부 혼방 소재 등 천연 소재, 고급 프린트물 등을 선보였으며, 일본도 마찬가지로 뱀부 등 천연 소재를 다양하게 전시했다. 특히 세번수 니트로 만든 우븐 느낌의 정장을 전시한 것이 특징이다.
이번 전시회에 국내 패션 브랜드 관계자, 디자이너, 동대문 상권 대표들이 많이 찾아와 다행이라는 반응이다.
“세계 패션 시장이 경기 회복 국면에 들어서며 계속 커질 전망이다. 한국 패션 업체들도 국내 시장에만 머물지 말고 해외 진출도 서둘러야 한다”면서 “중국은 이탈리아 브랜드를 사들이며 하이 패션 시장에 진출하고, 한편으로는 서부 내륙에서 값 싸게 생산한 의류를 바탕으로 아프리카 시장을 거의 석권하고 있다. 국내 패션 업체들도 다양한 전략으로 시장 다변화에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번 ‘인터텍스타일 상하이’는 세계적인 트렌드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장소였다. 내년 홍차오 전시장으로 옮기면 130개국의 10만명 이상의 바이어가 몰려올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윤 부회장은 “한 업체 임원으로부터 ‘인터텍스타일 상하이’에 한국 소재관이 둘로 나눠져 구성된 것을 본 바이어가 혼란스럽다는 반응을 보이더라는 지적을 들었다”면서 “내년부터는 한국패션소재협회, 한국섬유수출입조합, 한국화섬협회 등 국내 업체들이 한 군데 모여 다양한 소재를 전시할 수 있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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