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이라는 바람은 항상 불지만 그런 바람이 되고 싶진 않습니다. 진실된 마음으로 제품 하나하나에 의미를 두며 아름다운 옷을 만들어 갈 것입니다.”
기남해 대표의 ‘바스통(Bastong)’은 요즘 “더 빠르게, 더 많게”를 외치는 매스(Mass) 지향의 패션기업과 달리, 아주 제한적인 상품으로 하나를 만들어도 완벽하게 만들겠다는 집요함으로 다져진 브랜드이다.
연남동에 위치한 ‘바스통’ 쇼룸은 돌, 나무, 황동 세 가지 주제로 지난 해 2월에 오픈했다. 쇼룸에서 만난 남다른 패션감각의 소유자 기남해 대표는 “멋진 곳에서 멋진 제품을 보여주고 싶었고 이러한 공간에서 일하면 더 멋진 발상을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 직접 인테리어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의상 디자이너이던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어렸을 적부터 패션에 남다른 관심을 보였던 기남해 대표는 ‘바스통’을 론칭 하기 전 옷가게를 열어 직접 남성복 토털 브랜드 제품을 디자인했다.
“제품 디자인을 하면서 밤새 작업할 때가 많았는데 3년 넘게 일하다 보니 몸에 무리가 와서 그만 두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해외출장을 가게 되었는데 뉴욕 전시회에서 ‘신세계’를 보았고 많은 걸 느꼈습니다. 나중에 또 가게 되었을 때 저도 한 번 제대로 된 아우터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다시 도전을 하게 되었죠. BI는 저의 띠인 양으로, 이름은 꿈에서 사람들이 아주 멋진 아우터를 보면서 ‘바스통’이라고 소리쳐 그대로 사용했습니다.”
이렇게 2011년에 론칭한 ‘바스통’은 3개 라인의 아우터부터 시작해, 현재까지 7개의 스탠다드 라인, 3개의 시즌 라인 아우터와 4개 셔츠 라인 등 모두 35개 스타일을 선보이고 있다. 그 중에는 국내에서 드문 왁스 코튼 소재가 특징이다.
“처음에 어부들이 배의 돛에다 생선 기름을 발라서 원단을 강화시키는 것에서 영감을 받아, 나중에는 방풍, 방수의 목적으로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입는 옷에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저는 이러한 기능성뿐만 아니라 소재가 주는 묘한 발색에도 마음이 이끌려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해부터 ‘바스통’은 피렌체에서 열리는 남성복 전문 수주회 피티 워모에 참가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뉴욕 타임스라 불리는 주요 일간지인 <코리에레 델라 세라> 피티 워모 특집에 ‘주목해야 할 톱5 브랜드’로 선정 되기도 했다.
“사실 10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해외 수많은 브랜드들이 참가하는 피티 워모에서 바이어들의 관심을 끌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한국의 역사적 인물에게 입힌 만화 느낌이 나는 그림을 그려, 현대적 감각의 옷과 한국 고유의 문화가 만나 동양 특색의 아름다움을 표현했고 이러한 것들이 해외 바이어들의 관심을 끌었던 것 같아요. 피티 워모에 참가해 바이어들과 만나면서 많은 조언을 듣고 부족한 점들을 개선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최근에 독일과 미국뿐만 아니라 까다로운 일본과도 거래를 하게 되었습니다.”
칼라와 포켓, 라벨, 단추 등 잘 안 보이는 곳까지 아주 놀라울 정도로 디테일하고 유니크한 ‘바스통’ 옷에는 기 대표의 철학이 담겨있다.
“신생 브랜드로서 인지도나 시간의 검증이 필요하다는 어려운 점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다섯 살 어린이도 멋진 차를 보면 감탄하듯이 ‘진짜’는 모두에게 다 통하는 법이죠. 앞으로 더 멋지고 깊이가 있는 브랜드를 만들고 싶습니다.”
허운창 기자
huc@fi.co.kr
- Copyrights ⓒ 메이비원(주) 패션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