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트랜드 특집Ⅰ크리스토퍼 케인 (Christopher Ka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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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유산 Great Heritage 56

2014-09-17 오후 2:39:57








영국의 정식 명칭을 제대로 아는 사람이 있을까? 대부분은 유나이티드 킹덤, 또는 대영제국이라는 표현으로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정식명칭은 그레이트 브리튼 북아일랜드 연합왕국(United Kingdom of Great Britain and Northern Ireland)이다. 영국 본토인 그레이트 브리튼 섬과 옆의 아일랜드 섬의 북쪽 지역이 합쳐진 것이다. 그레이트 브리튼 섬은 다시 남쪽의 잉글랜드, 북쪽의 스코트랜드, 그리고 왼쪽으로 작게 붙은 웨일즈 지역으로 나뉜다. 각각의 지역은 각자의 수도가 있을 만큼 독립적이다. 그 때문일까?

스코트랜드에 요즘 국제적으로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국을 구성하고 있는 스코트랜드의 분리 독립 열망이 거세지고 있는 것이다.

영국의 공식명칭에서도 알 수 있듯이 스코틀랜드는 잉글랜드의 속국이나 식민지, 또는 자치령이 아니다.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는 1707년 연합법을 통해 합병할 당시 서로의 자치권을 보장하며 합병하였다. 교육 제도를 비롯하여 많은 행정적인 면에서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는 분명히 분리되어 있다. 국교도 잉글랜드는 성공회, 스코틀랜드는 장로회로 다르며, 자체적인 의회와 행정부, 국화(엉겅퀴)와 비공식적인 국가(플라워 어브 스코틀랜드)가 있고, 잉글랜드와 대등한 관계에서 영국 연방을 구성하고 있다.

스코틀랜드의 수도는 에든버러이며, 영국내에서 두 번째, 유럽에서 여섯 번째로 큰 금융도시이다.또한 스코틀랜드 내 문화 중심지이며, 18세기 스코틀랜드를 유럽의 상업, 지식, 산업의 중심지로 만든 스코틀랜드 계몽주의가 일어난 곳이기도 하다. 음악, 무용, 영화, 연극 등 각종 예술 분야가 총망라된 에든버러 페스티벌 또한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스코트랜드 중세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에든버러 성 안에는 왕가의 유물이 그대로 남아 있는데, 특히 그랜드 홀의 스테인드글라스가 인상적이라고 한다.

잉글랜드 주민들이 앵글로 색슨족인 반면 스코틀랜드 주민들은 아일랜드나 프랑스 북부 브르타뉴, 스페인 북부 갈리시아와 같은 켈트족이다. 따라서 잉글랜드와는 문화가 다르며, 국민성도 다르다.

언어는 원래 영어와 다른 스코틀랜드 게일어, 그리고 스코트어를 사용하였으나 영어의 영향 및 스코틀랜드문화에 대한 잉글랜드의 탄압으로 사용인구가 줄어들었다. 스코트어는 영어와 계통이 같은 게르만어파로서 중세영어의 모습을 많이 보존하고 있다. 스코틀랜드 사람들의 영어도 스코트어가 혼합되어 있는데, 발음도 잉글랜드 발음과 많이 다르다.

드넓은 목초지에 양들을 풀어놓고 키울 수 있는 자연환경 덕분에 스코트랜드는 모직물 공업으로 유명하다. 이렇게 발달한 모직물을 바탕으로 스코트랜드에서 생산된 독특한 직물들은 세계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게 되었는데, 대표적인 것이 다양한 타탄 체크와 트위드, 그리고 캐시미어다. 다소 거친 느낌을 주며 습기에 강하고 튼튼한 실용적인 소재였던 트위드는 나중에 코코 샤넬에 의해 변형되어 고급 수트 소재로 각광받게 된다.

스코트랜드의 북서쪽 고원 지대는 하이랜드(Highland), 남동쪽 평야 지대는 로우랜드(Lowland)라고 하는데, 알렉산더 맥퀸이 1995년 발표한 초창기 컬렉션이었던 ‘하이랜드 강간’은 18세기 스코트랜드에 대한 잉글랜드의 학살을 표현한 것이었다.

이렇게 스코트랜드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영국이라고 알고 있는 잉글랜드와는 엄연히 다른 문화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스코트랜드 사람들은 자부심이 강하다고 한다.

스코트랜드의 독립 사태를 맞아 그간 우리가 뭉뚱그려 영국 디자이너라고 알고 있던 스코트랜드 디자이너들을 재조명 해 보고자 한다. ‘크리스토퍼 케인’, ‘조나단 선더스’, ‘홀리 풀튼’이 런던 컬렉션에서 활약하고 있는 스코트랜드 출신의 디자이너들이다.

이들은 잉글랜드의 디자이너와는 어떤 차이를 갖고 있을까? 그들의 컬렉션에는 스코트랜드만의 고유한 문화가 드러나고 있을까?

우선 영국 패션 디자인계를 이끌어 갈 차세대 천재 디자이너로 불렸던 ‘크리스토퍼 케인’의 컬렉션을 살펴보자.

스코트랜드하면 그들의 전통 복식인 킬트가 떠오른다. 킬트의 타탄체크는 16세기로 거슬러올라갈 만큼 그 역사가 오래되었는데, 대개 붉은색, 파랑색, 초록색 등의 원색과 같은 계열의 저명도색이 섞여 안정적이고 편안한 이미지를 준다.

하지만 ‘크리스토퍼 케인’의 컬렉션에 등장하는 체크는 마치 락스로 색들을 탈색한 듯 회색에 가까운 저채도로 표현된다. 색이 조금 변했을 뿐인데도 처음에는 그것이 타탄 체크인지 인식하지 못할 정도다. 타탄체크 뿐 아니라 아가일 체크(이 또한 스코틀랜드 서부 연안 아가일 주(州)에서 이름을 따왔다)나 깅엄체크 등도 전형적인 색을 벗어나게 표현하여 신선함을 준다. (사진 1)

이렇게 색을 바꿈으로써 전통적인 소재나 무늬를 완전히 색다른 느낌으로 표현하는 것이 크리스토퍼 케인의 장기이다. (사진 2)

코바늘로 뜬 모티프나 전통적인 레이스, 까무플라쥬 패턴까지 너무나 고정관념화된 패턴들의 색을 바꿈으로써 서양의 전통 직물임에도 동양적으로 보이기도 하고, 현대적으로 보이게도 된다. 

중세의 분위기를 표현하는 의상들도 그가 자주 선보이는 아이템들이다. (사진 3) 특히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 들어오는 영롱한 빛을 보석으로 표현하는데, 어떻게 하면 진부하지 않게 표현할지 항상 고민하는 듯하다.

영국의 많은 브랜드들이 그렇듯이 ‘크리스토퍼 케인’의 컬렉션에도 꽃이 많이 등장한다. 그런데 스코트랜드의 국화인 엉겅퀴가 유독 많이 등장하는 것에서 크리스토퍼 케인 자신이 스코트랜드인임을 끊임없이 표현하고 있었구나 깨닫게 된다. (사진 4)












고학수 전문기자
marchberr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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