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쭉이는 콧수염, 그리고 초현실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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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03 오전 10:52:24

■ 순수 예술과 상업적 디자인의 경계를 넘나든다 「살바도르 달리 100주년 기념전」 20세기를 대표하는 초현실주의 작가 살바도르 달리의 비일상적인 환상과 상상의 세계를 표현한 작품이 9월 5일까지 예술의전당 디자인미술관에서 선보인다. 서울을 시작으로 대구, 부산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는 살바도르 달리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것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분출된 달리의 천재적 상상력을 드러냄으로써 그의 예술 전반과 삶에 대해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한 예술가에게 ‘천재’라는 지위를 부여하는 것은 다소 위험스러운 일이다. 그럼에도 살바도르 달리(1904∼1989)의 이름 앞에는 늘 ‘천재적’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의식의 세계가 중시되는 기존 미술과 다르게 프로이트의 영향을 받아 무의식의 세계를 도입한 ‘초현실주의적’인 작품으로 순수미술에서부터 영화, 패션, 가구, 광고, 보석디자인, 심지어 향수에 이르기까지 예술과 삶을 넘나든 창조력 때문이다. 살바도르 달리 탄생 100주년을 맞아 열린 이번 전시는 세계적 달리 재단으로서 스위스에 본부를 두고 있는 ‘스트라튼 파운데이션’의 컬렉션이다. 그의 나이 60대 말에서 80대 초반에 제작된 것으로 달리의 정신세계가 잘 녹아든 작품들이라고 할 수 있다. 전시는 ‘꿈과 환상’, ‘관능성과 여성성’, ‘종교와 신화’, ‘초현실주의 가구와 패션’, ‘달리의 주변 이야기’ 등 5개 주제로 구성되었으며, 달리 작품을 재해석한 영상설치 ‘달리에 대한 경의’가 상영된다. 가느다란 나뭇가지에 걸려 흐느적거리는 모습의 ‘녹아내리는 시계’나 브론즈로 만든 비너스 상에 관능성의 상징인 서랍을 관통시킨 ‘밀로의 비너스’, 여배우 매 웨스트의 관능적인 입술이라는 이미지로 만들어낸 ‘입술 소파’ 등 달리의 대표적인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또한 폴 스미스, 모스키노, 하나에 모리, 파코 라반 등 유명 디자이너들이 달리의 초현실적인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작품이 소개되어 패션 디자인 분야에도 달리의 정신세계가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번 전시는 순수예술과 상업적 디자인의 경계를 넘나든 달리의 작품세계를 한눈에 즐길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그러나 조각이나 디자인 작품에 비해 회화작품이 상대적으로 적어 그의 경이로운 상상력의 세계를 한껏 감상하지 못했다는 점이 작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김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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