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력이 높아지고, 삶의 질이 향상되면서 사람들의 씀씀이의 주제도 확장된다. 과거에는 사회생활을 위해 겉으로 보여지는 옷에 가장 관심과 노력을 기울였다면, 이제는 얼마나 맛있고, 분위기도 좋으며, 몸에 좋은 지를 따지며 먹게 되었다. 더 나아가 쉬는 공간, 즉 집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면서 남들과는 다른 나만의 취향이 더욱 반영된 집에 대한 욕구도 높아지고 있다.
이는 아파트에서 단독주택으로 선호 주거 형태가 변하는 추세뿐 아니라, 그 공간을 어떻게 꾸밀 것인가에 대한 사람들의 고민과 함께, 그 시장 또한 커지고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벽지, 바닥재, 몰딩, 문, 창문 틀 같은 전체적인 배경이 되는 인테리어에서부터 과거와는 다른 가볍고 미니멀한 분위기의 가구가 대세를 이루고 있으며, 마침내 그 모든 분위기를 한꺼번에 바꿀 수 있는 조명에까지 사람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명의 위력은 대단하다. 긴장감을 주는 새하얀 형광등과 따스한 느낌을 주는 노란 백열등의 차이만으로도 같은 공간이라도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또한 LED의 등장은 그간 문제가 되었던 열 손실을 줄여주고, 수명이 길며 다양한 색을 표현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순식간에 조명 시장의 판도를 바꿔놓았다.
하지만 이제는 단순히 전구 색이나 LED처럼 오래가는 친환경 소재를 넘어서 그 형태가 분위기를 좌우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 갤러리 같이 깨끗하고 세련된 분위기를 만들어줘 큰 인기를 끌었던 레일등에서부터 외국 디자이너들의 독특하고 아름다운 시그니처 조명까지 다양한 디자인의 등장으로 다양한 층의 소비자를 만족시키며 확대되고 있다.
패션쇼 같은 무대 위에서라면 조명의 역할은 더욱 커진다. 사실 과거의 패션쇼는 무대도 단순하고 조명의 역할도 미미했다. 연극 무대라면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색 만으로 같은 공간의 분위기를 반전시키기도 하고, 핀 조명 같은 특수 등으로 집중도를 높이기도 하며, 천천히 꺼지거나 갑자기 암전되는 빛의 세기만으로도 이야기의 흐름을 조율했다.
그러나 이제는 패션쇼도 다양한 무대의 형태나 배경을 사용하게 되었고, 그에 따라 조명의 역할도 커졌다. 그리고 마침내 조명의 형태가 패션쇼 무대의 배경 그 자체로 사용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디올’의 2014 SS 컬렉션에서 그 시즌의 주제와 그 주제에 어우러진 조명의 사용으로 패션쇼의 완성도는 더욱 높아진 광경을 우리는 목격했다.
동그랗고 길쭉한 조명 안을 빽빽하거나 성글게 채운 전구 알 등의 변화만으로 보석 같이 황홀하며 동시에 현대적인 분위기를 연출한 것이다. 라프 시몬스가 선보인 의상이 주는 이미지를 조명으로도 표현한 것이다.
고학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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