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뜨 꾸뛰르는 지는 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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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03 오전 10:08:49

파리 패션의 힘 오뜨 꾸뛰르 업계가 쇠약해진 모습이다. 1990년대 후반, 아시아시장이 침체에 빠지면서 극심한 매출 타격을 입은 꾸뛰르 업계는 세계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선 후에도 이전의 명성을 찾지 못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오뜨 꾸뛰르 업계 내부에 있다는 지적이다. 즉, 오뜨 꾸뛰르 전성시대를 이루었던 디자이너들(지방시, 이브생로랑, 지아니베르사체)의 은퇴나 사망으로 디자이너 이름과 동일시되던 꾸뛰르 브랜드들이 이미지 혼선을 가져왔고, 적절한 젊은 피를 제때 수혈받지 못하면서 고객 이탈로 이어졌다. 여기에 오뜨 꾸뛰르의 장기라 할 디자인 창의성에 ‘입기 편한 대중성’을 가미한 기성복(쁘레따뽀르떼)이 고객을 빼앗아가고, 저렴한 가격에 꾸뛰르 디자인을 카피해 판매하는 H&M과 같은 하이스트리트 브랜드들이 소비자를 흡수하면서 오뜨 꾸뛰르는 자존심만으로 살 수 없다는 뼈아픈 각성을 하게 되었다. 벼랑 끝에 선 위기의 오뜨 꾸뛰르계를 살펴보자. 체면과 실속 사이 한정된 소비자들만 접근할 수 있는 엄청난 가격 시스템은 실속 있는 소비를 추구하는 대다수의 소비자를 더욱 격리시킨다. H&M처럼 꾸뛰르 디자인을 값싸고 발빠르게 제공하는 라벨이 널려 있는데 변덕스런 트렌드를 이기기 위해 많은 돈을 투자할 소비자가 얼마나 많을까? 여기에 품위를 유지하기 위한 패션쇼를 여는 데만 100만달러 이상이 들어가는 등 오뜨 꾸뛰르 운영은 말 그대로 돈을 먹는 하마와 같은 모습이다. 「베르사체」나 「발망」 등 브랜드가 지난해 정기 컬렉션을 포기하고 소박한 살롱 쇼로 전환했던 것도 엄청난 투자비용에 비해 돌아오는 이익이 적은 컬렉션 패션쇼의 비효율성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구찌」나 「루이비통」 등 일부 럭셔리 브랜드를 제외한 업체들은 실제로 입기 힘들고 디자인 자료(혹은 카피) 역할을 하는 대규모 파리 오뜨 꾸뛰르 컬렉션에 대해 점차 회의감을 표출하고 있다. 지난 04∼05 F/W 파리 오뜨 꾸뛰르 컬렉션에 참가한 「크리스챤디올」의 런어웨어 쇼는 돈잔치의 대표적인 예였다. 무대를 꾸미는 데만 150만달러 이상이 투자되었고 예술성은 뛰어나지만 실제로 입기 힘든 ‘작품’들이 무대에 올라 카메라맨들만 부산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나마 매출을 구축하고 있다는 「크리스챤디올」도 오뜨 꾸뛰르 컬렉션 쇼 개최 후유증을 앓는 터라 각종 방송이나 인터넷 등 다양한 매체가 활발한 지금도 굳이 값비싼 런어웨이 쇼를 꾸뛰르 광고의 장으로 활용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체질 변경 필요, 상업성과 창의성 보완 또 다른 문제는 패션의 변화 속도가 어지러울 정도로 빠른 현재의 어패럴 트렌드 속에서 오뜨 꾸뛰르의 움직임은 거북이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대다수 일반 소비자의 지갑을 여는 「H&M」이나 「자라」「톱숍(Topshop)」, 기타 하이스트리트 브랜드들이 3주에 한 번, 심지에 10일에 한 번 새로운 머천다이징을 매장에 입고하고 홍보전을 펼치는 데 반해 오뜨 꾸뛰르 업계는 시즌별로 제한된 작품을, 그것도 매장에 내놓을 때는 ‘입을 수 있는 스타일로 변형’해야 하는 제품 생산에 치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오뜨 꾸뛰르 업체들은 상류층을 고정 고객으로 했기 때문에 맞춤부터 유통까지 시간적 여유를 가질 수 있었지만 온갖 매스컴을 통해 발빠른 트렌드를 접하고 있는 현재의 소비자들은 한 시즌 내내 같은 스타일을 보이거나, 기다려야 하는 꾸뛰르에 대해 참을성을 잃게 된다. 더구나 카피 브랜드들이 발빠르게 꾸뛰르 제품을 카피해 내놓은 상태라 오뜨 꾸뛰르의 정통 디자인이라는 희소성도 갈수록 약해지고 있다. 이처럼 상업적인 논리와 스피드가 매출을 좌우하는 현 상황 속에서 오뜨 꾸뛰르는 시대에 적응하는 속도를 당겨야 한다. 젊은 디자이너들이 오뜨 꾸뛰르의 디자인을 지휘하고 있는 지금에야말로 느리고 ‘장중한’ 오뜨 꾸뛰르의 태생적 한계를 변화시킬 수 있는 기회라는 주장이 힘을 얻는 것도 바로 이 같은 분위기 때문이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대량생산된 카피 제품이 너무 흔하고 수명이 짧아지면서 수제작업을 한 정통 꾸뛰르 제품을 찾는 돈 많은 여성들도 여전하다는 점이다. 패션 파급력이 높은 연예인들은 물론 스포츠 스타, 전문직에 종사하거나 자기 사업을 하는 여성들이 증가하고 있어 오뜨 꾸뛰르가 이들의 욕구에 맞는 스피디하고 현실적인 제품을 생산할 경우 충분한 승산이 있었다. 따라서 과도한 비용이 투자되고 시각예술(?)처럼 인식되는 패션주간보다는 보다 상업적이고 현실적인 패션위크가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최근 파리패션위크를 주최하고 있는 ‘프랑스꾸뛰르연대(Federation Francaise de la Couture)’는 오뜨 꾸뛰르 컬렉션과 슈즈, 백, 주얼리 등을 함께

예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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