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시대, More than Numbers
어느 산업보다 변화와 대세 흐름에 민감한 우리 패션산업은 늘 지금 ‘무슨 시대’라는 화두로 마켓에 대한 정의를 대신하곤 했다.
실제로 이러한 직설적이고 명료한 선언적 표현은 비교적 무리 없이 이제까지 쉽게 공감하고 수긍될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 많은 전문 미디어의 헤드 카피와 시각에 대해 자주 고개를 갸우뚱 거리게 되는 것은 무슨 연유일까? 우리 패션 비즈니스의 양적 확대와 질적 고도화에 따라 점점 이러한 대유법적 정의는 점점 한계를 보이며 설득력을 잃어가고 있다.
하나의 정의로 모든 시장의 현상을 관통하고 수렴하기엔 무리가 따른다. 이러한 한계를 최소화하기 위해 본란에서는 MPI가 조사 분석한 2013년 패션기업 경영성과를 주요 기업 특성별로 분류해 비교함으로써 한국 패션 기업들의 성과와 시장의 대세 흐름을 검증해 보기로 한다. (표- 1 / 2)

◇ 4대 대기업群, 12년만에 첫 역신장
최근 국내 패션시장 성장의 견인축은 현장의 체감도와 한 치의 오차도 없었다.
SPA 중심 패션기업들과 아웃도어 중심 기업들의 판매액 증감율은 2013년에 각각 31%, 20%로 나타났다.
더불어 꾸준한 증가세를 상당기간 지속해 오고 있는 비의류(패션잡화) 기업들 역시 10% 증감률로 만만치 않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와 비교해 지금까지 규모 성장의 절대 축으로 존재해 왔던 4대 메이저 기업들과 소위 사치품으로 불리는 직진출 해외 기업들은 전체 시장 평균 수준에 머물렀다.
이는 현재 미래 관점 모두에서 매우 큰 의미를 지닌다. 사족일 진 몰라도 이러한 비즈니스 부문별 대표기업들의 적지 않은 증감율 차이는 그만큼 우리나라 시장의 양극화 심화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일반 캐주얼 등 전통적인 기업들의 고전을 짐작하게 한다. (그래프-1)
그래프 1 |
2013년은 국내 패션시장의 약 1/5을 점유하고, 마켓 리더십을 선도했던 4대 메이저 기업들의 시장점유비가 최근 12년 기준 처음으로 줄어든 해이기도 하다.
물론 여전히 충분히 크고 무시하지 못할 영향력을 바탕으로 이들 메이저 패션기업들이 당장 구체적인 시장 지위의 변화를 체감하긴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우수한 패션기업 경영역량과 안정적인 브랜드 포트폴리오의 기반만으로는 이제까지 비교적 수월하게 유지할 있었던 시장 지배력이 마냥 견지되어 주지만은 않을 것이다.
참고로 그래프-2에 나타난 시장점유율 수치는 해당 부문 전문 대표 기업들만의 점유율로 패션마켓 프로파일에서 발표하는 전체 시장에서 해당 세그먼트 시장이 차지하는 점유율은 아니다. (그래프-2)
그래프 2 |
◇ 비쌀수록 부가가치 높지 않았다
‘판매 부가가치(ROS)’는 흔히 가격택에 명기된 명목가격 배수가 아니라 실제로 판매된 배수를 의미한다.
먼저 시장 평균 수준은 물론 의류 아이템을 중심으로 하는 전통적인 패션기업 대비 월등하게 높은 비의류 패션 중심 기업들의 차별적인 ROS가 확연히 눈에 띈다.
쉽게 말해서 비의류 아이템들이 옷보다 훨씬 높은 판매 배수가 소비자들에게 용인되고, 또 실제 최종적인 영업이익의 결과로도 획득되고 있음이 확인된다.
이러한 점에서 이들 비의류 기업들의 탄탄한 비즈니스 영역 확보는 이들이 외견적 경영 성과지표 이상의 기업 가치를 내재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SPA 중심 패션기업들의 ROS가 일반 패션기업 대비 현저히 낮을 것이라는 편견 오류는 다시금 확인된다. 적정 가치의 적정 제안 및 수용이라는 선순환의 정착은 짧은 기간 내 현격한 판매가격의 변동성에 대한 소비자의 불신 풍토 환경에서 SPA 중심 패션기업들의 가치가격 신뢰도는 점점 더 안착되고 있다고 보여진다.
반대로 사치품을 중심으로 한 직진출 해외 패션기업들의 ROS는 일반의 예상보다 다소 낮아 보인다. 이는 제반 수입 코스트가 얹혀진 Landed price 베이스라는 점과 원칙적으로 시즌 sold out을 지향하는 판매정책을 감안하면 수긍할 수 있는 결과이다.
20%를 육박하는 엄청난 아웃도어 기업군의 영업이익률, 그것도 개별 기업이 아닌 여러 기업의 평균이 이런 수준을 보이고 있음은 한 마디로 경이롭다.
ROS 자체는 비교 패션기업 군들과 특별히 큰 차이가 있지 않음에도 이러한 결과가 나타나는 것은 첫 째 제반 비용의 규모경제를 훨씬 상회하는 매출 규모경제 구조, 둘 째 상대적으로 훨씬 높은 재고 판매 부가가치의 유지로 판단된다. (그래프 3)
대표적인 기본 경영지표에 의한 주 비즈니스 영역 특성별 패션기업들의 성과 비교를 통해 그 동안 우리가 감각적으로 짐작했던 패션 마켓의 움직임이 대부분 사실과 합치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총론적, 또는 방향성에서의 체감적 판단만으로는 주지하듯 경우에 따라 다소 과장되거나 부분 사실의 침소봉대식 왜곡에 노출될 우려가 있다.
또한 변화의 흐름 그 자체는 짐작이 가능하겠지만 그 흐름의 구체적인 단계나 그 다음 그림을 판단하기엔 아무래도 느낌만으로는 부족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이번 작업을 통해 확인된 구체적인 정량 지표 분석을 통한 검증 은 패션 비즈니스 경영 프로세스에서 구체적인 의사결정에 보다 높은 확률을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한다.
그래프 3 |
최현호 MPI 컨설팅 대표
jacob@mpiconsult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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