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을 넓히고 포인트를 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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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03 오후 4:40:59

안정된 형태를 얻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재미 있는 형태를 얻는 것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조형적으로 포인트를 주는 것은 이 양자를 모두 취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이다. 하지만 조형적 포인트를 주는 것은 포인트 자체보다는 그 주변을 안정되고 여유롭게 해주는 데서 이루어질 수가 있다. 안정감을 바탕으로 변화주기 성품이 안정되어 있어서 살아가는 데 전혀 무리가 없고, 게다가 유머 감각이 뛰어나서 고리타분함과는 거리가 먼 그런 사람이 좋아 보이듯이, 형태가 안정되어 있으면서도 눈을 사로잡는 매력이 있는 디자인은 가장 이상적인 디자인이라고 할 수가 있다. 물론 디자인이나 사람이나 자신만의 개성을 압도할 수 있는 어떤 모범답안이라는 것은 있을 수가 없다. 안정된 사람도 좋지만 예술적 광기로 가득한 사람이나 철부지 같지만 순수함으로 가득찬 사람도 나름대로 매력적인 인간이다. 여기서 이상적이라는 말은 ‘절대적으로 좋다’라는 뜻이기보다는 ‘기본적<basic)’이라는 뜻으로 새기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러한 디자인은 안정감에 먼저 무게중심을 둔다. 우선 형태의 안정성을 튼튼하게 구축해 놓고 그 남은 여유 위에 변화의 요소를 얹어놓는 것이다. 축구로 친다면 2002년 월드컵에서 한국과 맞붙었던 이탈리아 팀처럼 수비를 강화시켜 놓고 기습공격을 하는 그런 스타일이라고 볼 수 있다. 말은 간단하지만 이런 디자인을 구체화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접근 방식이 있을 수가 있다. 그 중에서도 효과적인 것이 바로 디자인에 시선을 끌 수 있는 조형적 포인트를 주는 것이다. 조형적 포인트 조형적 포인트란, 말 그대로 여타의 다른 형태와 전혀 달라 보이는 부분을 뜻한다. 조형적인 포인트를 준다는 것은 말하자면 이런 것이다. 전체적인 조형적 구성은 통일감이 있도록 짜임새 있게 구축해 놓고, 그 위에 부분적으로 튀는 형태요소를 주어서 강력한 대비효과를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형태는 안정적이면서도 재미가 있는 그런 디자인이 된다. <그림 1>에서처럼 거의 모든 형태가 삼각형으로 이루어져 있는 구성에 부분적으로 원이 들어가게 되면 원은 전체 구성에 있어서 포인트가 되며, 단조로울 수 있는 구성을 깨고 변화를 촉발시키게 된다. 좀더 구체적인 디자인 사례들을 살펴보도록 하자. <그림 2>의 검은색 원피스를 보면, 한쪽은 어깨끈이 있고 한쪽은 어깨끈이 없는 비대칭 형태이다. 치마 부분도 한쪽의 모양이 특이하게 만들어져 있는 비대칭 형태이다. 그런데 같은 비대칭형이기는 하지만 어깨 부분은 다른 부분의 형태와 연속되어 보인다. 재질이나 구조가 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치마 부분의 형태는 다른 부분의 경우와는 다른 구조를 가지고 있다. 끈으로 구성된 부분은 검은색 면으로 된 다른 부분과는 구조적 속성이 전혀 다르다. 이렇게 치마 아랫부분은 원피스 전체를 흐르는 단순한 면의 느낌과 색의 차분함에 대해 전혀 다른 구조를 갖기 때문에 조형적 포인트가 된다. 이런 조형적 포인트는 몸에 착 달라붙어서 단조로워 보일 수 있는 원피스의 형태에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한다. 형태의 위치에 의해서도 조형적 포인트가 만들어진다. <그림 3>은 비디오 프로젝트 디자인이다. 이 비디오 프로젝트는 전체적으로 원기둥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기하학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 큰 덩어리만 본다면 단조로운 대칭 형태이다. 그런데 둥근 렌즈가 왼쪽 원기둥에 들어가면서 전체 구조의 질서에는 대단한 변화가 만들어졌다. 예컨데 둥근 렌즈가 형태의 중앙이 아니라 왼쪽으로 치우쳐진 부분에 들어갔기 때문에 대칭구조로 보이는 전체 형태는 단번에 비대칭 구조가 되어버린다. 이 조그마한 변화에 의해서 렌즈는 전체 형태에 활력소를 넣어주는 포인트가 되었으며, 단조로울 수 있었던 전체 형태는 이 하나의 요소로 인해 안정적이면서도 변화무쌍한 대칭적인 비대칭 형태가 되었다. <그림 4>는 핸드폰 디자인이다. 이 핸드폰도 기본적으로는 대칭적인 구조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면서도 부분적인 요소들의 변화로 인해 강한 인상을 주고 있는 디자인이다. 포인트가 되는 부분은 안테나와 카메라 렌즈이다. 이 두 개의 형태요소를 빼놓고 보면 완전한 대칭형이다. 이렇게 대칭 형태를 기본으로 하면서 안테나와 렌즈만 비대칭적으로 위치해 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는 형태가 안정되면서도 인상이 강해 보이고, 지루하지 않아 보인다. 조형적 포인트와 여유 공간 디자인을 하다보면 조형적으로 포인트가 되는 부분이 마치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그다지 볼만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볼썽사나운 것도 아닌 그런 상황에서 살짝 들어간 포인트는 순식간에 조형적 상황을 매력적으로 전환시켜 버린다. 수

최경원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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