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트니 스피어스가 초특급 결혼을 선언하고 크리스티나 아길레라가 배를 덮는 옷을 입는 것과 때맞춰 10대를 사로잡았던 ‘야한 옷’은 이제 창고 속에 들어가는 분위기다.
수년 간 지속되었던 드러내고 찢고 너덜거리는 야한 옷들은 아동 성애자를 양산시킨다는 비난까지 샀지만 각종 연예프로에 등장하는 배우와 가수들이 너나없이 노출과다증으로 등장하면서 따라하기를 즐기는 10대들의 옷은 갈수록 내려가고(로우라이즈 진·스커트), 비치고(시스루 탑·시폰 탑), 너덜거리고 찢기고(어깨와 허리, 허벅지의 슬래시) 작아지는(스킨타이트 팬츠·티셔츠) 추세였다.
그러나 올 가을 밑위길이가 슬며시 길어지고 가슴만 겨우 가리던 탑이 허리춤까지 내려오면서 점잖고 여성스런 모습이 자리를 메우고 있다.
10대를 대상으로 한 잡지 《세븐틴》이나 패션지 《인스타일》 《보그》에는 1950년대 풍 글래머러스 룩부터 슬림한 팬츠 수트로 대변되는 시크한 모던 룩 등 뉴 빈티지 바람으로 가득하고,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힐라리 더프, 비욘세, 샤키라, 제니퍼 로페즈 등 트렌드세터들의 옷차림도 한층 페미닌해지고 있다.
어차피 패션은 미니에서 맥시, 타이트 레깅스에서 배기팬츠, 노출에서 가리기로 순환 변모하는 모습이지만 수년 간 점령군처럼 파워를 과시했던 ‘노출 룩’이 썰물처럼 빠지면서 올 가을에는 모처럼 여성적이고 우아한 모습이 패션가를 장식할 듯하다.
이 같은 움직임은 럭셔리 브랜드부터 매스마켓까지 일관적인 것으로 과도한 노출에 식상한 소비자나 생산자나 모두 변화를 필요로 했기 때문이다.
한편 ‘가리는 옷’이 부상하면서 여성스럽게 감싸주는 케이프가 추동 시즌 파워풀한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여름 시즌 영국을 비롯한 유럽을 감쌌던 판초의 인기가 여성스럽고 복고적인 코트 역할을 하는 케이프로 이어진 느낌. 여유 있게 어깨와 상체를 감싸주는 케이프는 몸을 조이지 않고 우아한 모습을 연출할 수 있어 품위 있는 여성미를 표현하는 데 적극적이다. 영화 <안나 카레리나>에서 보듯 귀부인이 드레스 위에 걸친 보온용 미니 코트가 바로 케이프.
가장자리를 밍크로 트리밍하거나 새틴, 러플 등을 가미해 여성미를 보강할 수 있고 이국적인 자수나 비드, 스팽글을 통해 독특한 감성을 더할 수 있다. 특히 고전적인 영화에 등장하는 경찰이나 군복에서 영감을 얻은 듯한 블랙·그레이 벨벳 케이프는 클래식한 감성과 모던한 간결미가 동시에 느껴진다. 활동성을 원한다면 걸리적거리지 않는 미니 케이프를 선택하면 된다. 디자이너들은 시폰과 벨벳, 실크 등 고전적인 소재부터 가죽, 니트 등 다양한 소재를 차용한 케이프를 내놓고 있는데, 꽃이 달린 「마니(Marnie)」의 미니 케이프는 깜찍하고 사랑스러워 주목받았다.
예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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