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무리 패션이 대중화되고, 사람들이 다양한 패션을 받아들이는 마음가짐이 넓어졌다고는 해도, 여전히 패션계와 대중의 간극은 크다. 패션이 트렌드로 확산되거나 소멸되는 갈림길에서 대중의 반응을 얻게 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는 것은 역시 미디어의 영향이 크다.
여전히 이 옷을 입고 나가면 ‘이거 잠수복 소재 아냐?’라는 질문을 받게 마련이지만,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덕분에 어느 정도 그 정식 명칭이 알려지기 시작한 소재가 바로 네오프렌이다.
네오프렌(neoprene)이란 합성고무의 일종인데, 나일론의 발명자인 캐러더스에 의해 합성돼, 1931년 미국의 뒤퐁사에서 듀프렌이라는 상품명으로 발매되었으며, 후에 네오프렌으로 개명하였다.
내약품성, 내유성, 내후성, 내열성, 내오존성, 내마모성이 뛰어나다. 지금까지는 위와 같은 특징 때문에 잠수복 소재로 주로 쓰였으나, 최근에는 소재의 또 다른 특성을 살린 새로운 실루엣과 디자인이 실험되면서 이 소재에 대한 대중적 관심도 높아지기 시작했다.
네오프렌 소재를 기능성이 아닌 패션 소재로 가져오려는 시도는 꾸준히 있어왔다. 2007년 F/W 시즌에 ‘알레산드로 델라쿠아’에서 이미 네오프렌 파카를 선보였고, 심지어 여성스러운 브랜드의 대명사 ‘블루마린’에서조차 2012년 S/S 시즌에 네오프렌 라이더 재킷과 쇼츠를 선보이기도 했었다.
스킨스쿠버 다이버들이 입는 기능성 스포츠웨어 소재라는 고정관념을 넘어 런웨이로 올라오기는 했지만, 본래 소재가 갖고 있던 스포티한 이미지에서 벗어난 본격적인 패션적인 실험은 시작되지 않았었다.
네오프렌은 1mm부터 다양한 두께로 생산된다. 그 동안 두툼한 두께의 소재는 무거운 것이 단점이었는데, 울이나 모직처럼 어느 정도 구조적인 형태를 잡기가 좋으면서도, 가볍고 따듯하다.
따라서 최근에 나오는 네오프렌 의상들은 실루엣이 벙벙하거나, 플라운스나 주름을 잡으면 그 소재의 두께 때문에 효과가 드라마틱한데, 그 실루엣이 마치 한복 같기도 하다. 그래서였을까?
이번 2014 F/W 셀린느 컬렉션에는 동양적 이미지를 살린 네오프렌 의상이 등장하기도 했다.
또한 네오프렌 원단은 합성고무답게 조직이 치밀하여 프린팅이 상당히 용이하고 타 원단에 비해 표현이 뛰어나다.
2014 S/S 마리 카트란주의 컬렉션에는 네오프렌의 두께감과 프린팅의 특성을 잘 살린 원피스를 선보였다. 가슴 부분의 주름 장식에 트롱프뢰유 프린팅을 더해 적은 분량의 주름을 잡았지만 그 풍성한 느낌을 극대화한 것이다. 디자이너들의 네오프렌 실험의 끝은 어디일까? 과연 네오프렌은 니트나 옥스퍼드처럼 대중적인 소재가 될 수 있을까?
고학수 객원기자
marchberr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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