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 주도할 패션산업, 이제는 제대로 평가받아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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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신년대담 - 원대연 한국패션협회장

2013-12-30 오후 5:49:07

원대연 한국패션협회장은“패션산업이야 말로 미래형 산업이라며 보다 적극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한해는 박근혜 정부가 내놓은 ‘창조경제’라는 캐치프레이즈가 사회적 화두로 주목받았다. ‘창조경제’는 창의성을 경제의 핵심 가치로 두고 새로운 부가가치와 일자리, 그리고 성장동력을 만들어내겠다는 것이다.


패션은 창의성과 경제성을 동시에 지닌 특수 산업으로써 그 어느 분야보다 ‘창조경제’ 프레임에 적합하다는 것이 공감대를 얻고 있으며, 업계의 기대감도 점차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한국패션협회를 이끌고 있는 원대연 회장으로부터 창조경제 시대 패션산업 육성의지를 들어봤다.


“패션산업은 BT, IT 못지 않은 미래형 산업입니다. 예술성, 창의성, 실용성을 토대로하는 지식정보산업이자 선진국형 고부가가치 문화창조 산업이지요. 성장 잠재력이 큰 만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또한 패션이 섬유산업의 한 부류라는 산업 분류부터 재정립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정부에서는 과거 제조업시대 섬유 산업의 성장성만 기억한 채 섬유 산업 발전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지만, 결국 섬유 또한 패션이 발전하면 그 수혜를 누릴 수 있는 분야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패션산업에 대한 정부 지원에 대해서는 어떠한 입장을 지니고 있을까. 원 회장은 “점차 지원이 확대되고 있는 것에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하지만 정부 지원에 앞서 우리 패션업계의 단합이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디자이너들은 개인 컬렉션에만 치중하고 기업들은 이에 별 관심을 두지 않죠. 물론 개개인의 고충이 크다는 것은 다 이해하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모두가 힘을 모을필요가 있어요. 목소리를 모아야만 울림이 커지기 때문이죠.”


패션협회 회원사들의 단결력이 더욱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은 원 회장은 교수, 경영인, 디자이너 등 각계 전문가 60여 명을 모아 발전위원회를 발족했다. 이들은 발족식에서 패션산업의 위상강화 및 선진화에 앞장설 것이라고 뜻을 모았다.


그는 이어서 패션산업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패션진흥법’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2000년대 초반 이건희 삼성 회장이 나서서 ‘디자인’의 중요성을 역설했습니다. 이후 삼성은 소니를 넘어서는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죠. 그만큼 이제는 무형적인 자산이 중요해진 겁니다. 디자인진흥법 또한 디자인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든든한 기반이 되어줬고요. 이처럼 패션 또한 법적인 보호 아래 선다면 충분히 세계 경제를 뒤흔들만한 글로벌 기업을 육성해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원 회장은 기본적인 인프라 구축에도 관심을 기울어야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패션쇼 전용 전시관, 패션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박물관 등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사디 학장시절, 미국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을 보며 든 생각이 ‘우리 학생들에게도 보여줬으면 좋겠다’였습니다. 미국과 유럽의 패션 전문 학교들은 과거 복식들과 최신 컬렉션을 직접 보고 관찰할 수 있는 환경이 잘 조성되어 있습니다. FIT만 하더라도 세계 유명 컬렉션 6만점을 전시하고 있을 정도죠. 그런데 우리 학생들은 어떻습니까. 책 속의 사진을 보며 그 형태를 머리속으로 상상해야합니다. 그러니 경쟁력이 떨어질 수 밖에요.”


◇ 회원사 염원인 물류센터 완공


원 회장은 패션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단체들의 재정 자립도 중요한 요건 중 하나라고 말했다. 처음 그가 한국패션협회 일을 맡았을 당시 협회는 부채 때문에 직원들 월급도 제대로 못 줄 형편이었다.


그는 협회가 단순히 관련 정부 부처의 업무를 대행하는 데 안주해서는 제대로된 역할을 수행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다. 한 발 더 나아가 회원사들의 염원을 파악하고 의지를 하나로 만들어 그들을 위한 사업을 펼쳐야한다는 것이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수익 창출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고안해낸 것이 패션유통물류단지 건립이지요. 회원사들이 가장 필요로하는 것을 제공함으로써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음은 물론이거니와 협회의 독립성도 확보할 수 있으리라 판단했습니다.”


패션유통물류단지는 투자 가치를 높이기 위해 복합 단지로 조성됐다. 원 회장은 공익성을 위한 사업이니 많은 패션 기업이 참여하도록 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고 말했다. 따라서 일정 기업이나 개인에게 대주주를 주는 것은 지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진행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말 그대로 무(無)에서 유(有)를 만들어내야 했기 때문이다. 첫 번째 문제는 부지였다. 발품을 판 덕에 이천에 79만㎡(24만 평)의 너른 부지를 발견했으나 땅의 주인인 모 종친회의 반대에 부딪혔다. 수차례 사업의 공공성을 설명한 끝에 겨우 승인을 받아냈다.


또한 국토해양부의 허가도 받아야했으며, 도로 건설에 대한 인근 병원과의 마찰도 빚는 바람에 또다시 알음 알음 사람들을 찾아가 설득했다. 이천시 상인들의 반대도 만만치 않았지만 함께 일본의 고덴바 아울렛 등을 견학하며 개발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러한 우여곡절 끝에 꼬박 8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그야말로 원 회장의 집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원 회장은 “이천패션물류유통단지는 절대절명의 목표였기에 포기할 수 없었다. 수없이 절벽에 부딪혔으나 끝까지 물고 늘어지면 해결책이 나왔다”고 회고한 뒤 잠시 차오르는 감정을 추스렸다.


덕분에 패션기업들은 서울서 1시간 이내의 거리에 6611~9917㎡(2000~3000평)의 대형 물류단지를 확보하며 더욱 안정적인 유통을 할 수 있게 됐다. 원 회장은 이렇게 쌓은 기업과의 신뢰 관계덕에 향후 협회에서 추진하는 공공 사업들이 보다 원할하게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덕분에 부채도 대부분 탕감하고, 30년 만에 처음으로 협회가 자가 사무실을 갖게되어 참으로 감개무량합니다. 후임자가 이를 잘 이어받아 자산을 더욱 키워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자고로 협회는 사람에 의해 좌우되니까요.”



대담 정인기/정리 최은시내 기자
ingi@/cesn@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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