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쇼 코드 - 루미나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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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움직이는 Fashion & SHOW!

2013-12-13 오후 2:34:15





연말이 다가오면서 겨울의 도시는 다양한 빛으로 장식되어 간다. 백화점과 호텔, 도심의 거리는 이미 화려한 조명으로 수놓아져 사람들의 시선을 끈다.


차가워진 날씨에 형형색색의 전구 장식은 따듯하고 화려한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데 큰 역할을 한다. 몇년 전부터 서울에는 나무나 건물, 가로등에 전구를 붙여 장식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길거리를 따라 조명으로 만들어진 아치를 수십 미터씩 설치하는 ‘루미나리에’가 인기를 끌고 있다. 빛으로 만들어진 터널 밑을 걷다보면 사람들은 잠시나마 현실을 벗어나 환상의 세계로 끌려 들어간다.


이렇게 조명으로 건축물을 만들거나 치장하는 축제를 ‘루미나리에’라고 한다. ‘루미나리에(luminarie)’는 ‘빛’, 또는 ‘조명’을 뜻하는 이탈리아어로, 16세기 이탈리아 나폴리에 그 기원을 두고 있다.







기독교가 지배했던 중세 유럽. 높은 천장으로 어두컴컴한 교회로 들어오는 한 줄기 빛은 ‘진리’이자, ‘신’ 그 자체였다. 교회에 그처럼 화려하고 아름답게 스테인드 글라스로 장식을 한 것도, 색색의 유리를 통과하는 빛으로 신의 섭리를 설명하고자 함이었다. 이렇게 ‘빛’은 사람들을 미혹시키는 힘이 있다.


종교가 지배하던 암흑의 시대를 지나, 르네상스 시대가 되어 사람들의 의식이 깨어났다고는 해도, 종교의 힘은 컸다. 특히 ‘루미나리에’가 이탈리아 남부 나폴리 왕국에서 르네상스 말기인 16세기에 시작되었다는 점은 기억해 둘 만하다.


나폴리왕국의 왕가 행차를 기념하기 위한 장식으로부터 시작되어 카톨릭 성인을 기리고 빛이 가진 정신 가치를 나타내기 위한 종교의식으로 발전했다는 사실에서 빛과 종교의 깊은 연관성을 유추해 볼 수 있다.


루미나리에의 종류에는 곧게 뻗은 도로에 아치형 구조물을 설치하여 빛의 터널 같이 보이도록 하는 갤러리아(Galleria)도 있지만, 평면형 구조물로 원형 마름모형 등 다양한 모양을 만들 수 있는 스팔리에라(Spalliera)나 화려함과 웅장함을 표현하기 위해 갤러리아 입구에 설치되는 파사드(facade) 등이 있다.


패션쇼같은 무대예술에서는 다양한 형태와 색의 조명이 분위기를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한다. 이 ‘루미나리에’의 스팔리에라 형식을 패션쇼에 적용한 컬렉션이 있었다. 바로 2011 F/W 안토니오 마라스가 이끌던 ‘겐조’에서 선보인 컬렉션이었다. 색색의 조명의 벽이 세워진 거대한 무대는 중생들을 환상의 세계로 끌어들이는데 충분했다.



고학수 전문기자
marchberr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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