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로수길의 카페 ‘머그포래빗’으로 유명한 유영지 대표가 패션 사업에 출사표를 던졌다. 유 대표는 이탈리아 유명 셀렉트숍이자 브랜드인 ‘WP스토어’ 국내 진출을 위해 WP코리아를 설립하고 아시아 첫 매장인 서울 가로수길점을 지난달 28일 오픈 했다.
WP스토어는 이탈리아 전역 14개 매장을 비롯, 영국, 프랑스 등 유럽 각지에 30여개 매장을 운영하는 브랜드다. WP Lavori in corso사가 모기업이며 자체 브랜드 ‘WP’와 함께 헤리티지 아웃도어 브랜드 ‘울리치(Woolrich hohn rich&bros)’와 ‘바버(Barbur)’ ‘바라쿠타(Baracuta)’ 등 다양한 라이선스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WP스토어를 도입한 유영지 대표는 지난 2006년 가로수길에 카페 ‘그란데(Grande)’를 시작으로 ‘머그포래빗’ ‘레스토랑 터틀’ 등 3개의 F&B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F&B 전문가다. 지난해 WP스토어의 모기업인 WP Lavori in corso가 전개하는 헤리티지 아웃도어 브랜드인 ‘울리치(Woolrich Joon Rich&Bros.)의 국내 디스트리뷰터로 패션 사업에 발을 들였다.
“처음 ‘울리치’ 국내 유통을 시작할 때만 해도 생소한 분야라서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1년여 브랜드를 운영하면서 결국 패션 비즈니스도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라이프스타일을 느끼게 하면 된다는 점에서 F&B 사업과 유사점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유 대표가 바라보는 패션 비즈니스의 핵심은 바로 ‘소비자가 머물고 싶은 공간’이다. 패션 소비자들이 백화점을 잘 찾지 않게 된 이유도 소비자들이 즐거움을 느끼는 공간이 아니라 물건을 판매하는 공간이라는 느낌이 강하다는 것이 유 대표의 주장이다.
“WP스토어 전세계 최초로 매장 안에 카페가 함께 있는 구조를 선보였다. 그것도 매장 입구에다가 말이다. 처음엔 반신반의 하던 이탈리아 본사 관계자들도 실제 만들어진 모습을 보고 흡족해 했다. 아직 시작이라 미흡한 부분이 많지만 구석구석 소비자들의 감성을 만족시킬 만한 공간으로 만들어 가고자 한다.”

유 대표는 자신의 철학대로 ‘공간’을 만들어가기 위해 인위적인 요소를 최소화 했다. 광고나 홍보에 비용을 쓰기보다 매장 안에서 즐길 수 있는 파티나 음악회, 전시회, 인디 디자이너들과의 콜래보레이션 행사 등을 지속적으로 열어 자연스럽게 소비자들의 입을 타고 인지도가 올라가는 방법을 선택했다.
론칭 첫 시즌인 올 겨울에는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와의 콜래보레이션 기획전과 팝업스토어를 진행할 계획이다. 봄/가을에는 매장 입구의 폴딩 도어를 열고 연결된 정원에서 미니 바비큐 파티와 공연 행사를 여는 등 판매를 위한 공간보다 ‘핫 플레이스’로 이름을 알린다는 것이 유 대표의 계획이다.
“입구에 정원을 만들기 위해 축소된 영업 면적이 1~3층을 합쳐 최소 60~70㎡는 될 것이다. 공간을 ‘매출이 일어나는 장소’로만 본다면 쉽지 않은 결정이다. 하지만 높아진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더 나은 모습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어떤 사람들은 그렇게 해서 수익을 낼 수 있겠냐고 우려하지만 유 대표의 생각은 확고하다. 유 대표가 확신을 갖게 된 또 다른 이유는 WP스토어에 입점해 있는 브랜드들의 경쟁력 때문이다.
“WP스토어에 입점한 브랜드들은 최소한 50년 이상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브랜드들이다. 브랜드 이름 자체 만으로도 매력이 충분하다. 주력 브랜드인 ‘울리치’와 ‘WP’를 중심으로 ‘바라쿠타(Baracuta)’ ‘바레나(Barena)’ ‘바튼(Batten)’ ‘비디배기스(B.B.Baggies)’ 등 현재 구성돼 있는 브랜드 하나 하나를 설명하는 데만 하루가 모자랄 정도다. 국내 소비자들도 갈수록 정통성과 헤리티지를 브랜드 선택의 중요한 요소로 선택하는 만큼 WP스토어의 경쟁력은 충분하다.”
유영지 대표는 “WP스토어 입점 브랜드들의 역사를 공부하다보니 짧은 기간 동안 사업적 성과를 내는 것보다 오랫동안 유지되고 헤리티지를 쌓아가는 과정이 훨씬 중요하다는 것을 배우게 됐다”면서 “1~2년 인기를 끌다가 없어지는 매장이 아니라 가로수길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매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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