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세의 한국인 디자이너가 유럽 패션계의 히로인으로 떠올랐다. H&M 디자인 어워드 2013 우승자인 김민주 씨가 바로 그 주인공.
한국 SADI를 졸업하고 벨기에 앤트워프 왕립예술학교로 유학한 그는 올해 1월 졸업작품을 통해 H&M의 선택을 받았다. 이어서 스톡홀름 패션위크 무대를 통해 선보인 석사과정 졸업작품이 오프닝 세레모니의 러브콜을 받으며 일약 스타 디자이너로 떠올랐다.
그는 “지난해 연말 디자인 어워드 우승 발표 이후 삶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면서 “벨기에와 스웨덴을 수없이 오가면서 컬렉션을 준비했고 이후에는 「H&M」 디자인팀과 캡슐 컬렉션 출시를 위한 준비를 함께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9개월간 노력의 결과물로 9벌의 여성 의류와 2종류의 액세서리가 이달 17일부터 미국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11개 국가 「H&M」 주요 점포에서 판매를 시작한다.
이에 앞서 지난달 27일에는 명동 중앙점에서 ‘보그 패션 나이트’ 행사를 통해 디자인 어워드를 선보였던 오리지널 아이템 및 「H&M」 디자인팀과 함께 개발한 상용 아이템이 전시됐다.
특히 이날 쇼케이스에서는 김민주 디자이너의 스케치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높이 7m, 너비 8m 짜리 대형 파사드 구조물이 설치돼 이목을 집중시켰다.
동양의 젊은 디자이너에게 이처럼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한 것은 「H&M」 역사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일. 「H&M」의 수석 크리에이티브 디자이너 앤소피 요한손은 “김민주 디자이너가 가진 독특한 디자인 시그니처, 뛰어난 창의성과 기술이 유쾌함과 판타지, 그리고 긍정적인 에너지와 잘 조화를 이룬다”고 평가했다.
그만큼 차별화된 경쟁력이 있었기 때문에 입점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오프닝 세레모니가 스톡홀름 패션위크에서 선보인 의상들과 「H&M」 컬렉션을 함께 런던과 뉴욕, LA 3개 점포에서 동시에 민주 컬렉션을 판매하겠다고 나섰다.
김민주 디자이너는 “이제 학교를 졸업한지도 얼마 되지 않은 새내기 디자이너에게 보여준 과분한 관심과 격려를 통해 앞으로 디자이너 김민주가 걸어가야 할 길에 대한 방향을 정하게 됐다”면서 “「H&M」과 함께한 9개월간의 일정을 통해 얻은 경험은 어워드 우승으로 받은 상금 5만 유로와도 비교할 수 없는 값진 기회였다”고 설명했다.
특히 나이 어린 디자이너이지만 원작자라는 이유로 조그마한 디자인 변형을 할 때도 꼭 의견을 물어보고 조언을 구하는 수석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앤소피 요한손에게 큰 감명을 받았다고. 또 원단 개발과 제작 공정 확인 등의 과정에서도 직접 중국 상하이까지 방문해 함께 모든 일을 하는 과정은 이제 학교를 졸업하는 신인 디자이너로서는 꿈도 못 꿀 엄청난 기회였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그동안 준비한 상품의 매장 출시를 마지막으로 「H&M」과의 콜래보레이션이 끝나면 이제 신진 디자이너 김민주로 돌아가는 그에게 앞으로 진로에 대해 물었다.
그는 “그동안 내가 좋아하는 패션과 대중이 좋아하는 패션이 다르면 어떻게 할 지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는데 H&M 디자인 어워드를 통해 ‘내가 좋아하는 패션’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됐다”면서 “그래서 아직은 젊음을 무기로 더 엉뚱하고도 색다른 디자인을 더 많이 만들어볼까 한다”고 말했다.
김정명 기자
kjm@fi.co.kr
- Copyrights ⓒ 메이비원(주) 패션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