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길 웨어펀 인터내셔널 전무 |
가치 소비에 대응하는 장기적인 전략 세워야
“국내 유통시장은 앞으로 7가지 테마를 중심으로 커나가야 합니다. 마트는 드럭스토어와 창고형 할인매장으로, 백화점은 몰과 아웃렛으로, 패션 회사들은 SPA 브랜드와 편집숍으로, 글로벌 유통은 면세점으로 커나가야 하는 것이죠. 이 것이 앞으로 주목해야 할 유통 테마 7가지 입니다.”
이병길 웨어펀 인터내셔널 전무는 유통과 관련해 화려한 경력을 갖춘 인물이다. 1989년 신세계 백화점 남성의류 판매 매니저를 시작으로 신세계 인터내셔날 수입브랜드 운영, 신세계 이마트 패션 및 해외소싱 팀장, 분당점 점장까지 역임하였다. 이후 2010년부터 「아이그너」 「겐조」 「소니아리키엘」 「폴앤조」 등의 유명 해외 브랜드를 유통하고 있는 웨어펀 인터내셔널에서 경영총괄을 맡고 있다.
화려한 이색만큼이나 유통에 관해 넓은 시야를 갖고 있는 이 전무는 현재 FIK(코오롱 패션산업연구소)에서 강의를 펼치고 있다. 수입 브랜드 론칭, 바잉 프로세스가 주 과목. 여기에 유통의 이해에 관해서도 수업을 진행한다. 강의실에서는 20대 후반부터 4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수강생들이 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우리나라는 지금 1996년 일본 유통 시장의 성장과 같은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머지않은 2016년이 생산 가능 인구가 축소되는 시점이죠. 즉, 소비력이 떨어지는 시점이라는 것입니다. 변화에 대응하려면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현대인들의 소비를 파악하고, 외국 고객들을 유치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야 합니다.”
현재 백화점에서는 여성캐주얼, 수입의류의 매출이 떨어지자 SPA 브랜드나 수입 컨템포러리, 온라인몰 상품까지도 유치하고 있다. 이는 소비자들이 ‘나를 위한 소비’를 중요시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젊고 세련된 외모와 생활방식을 지향하는 중장년층을 이르는 ‘노무족’, 패션과 미용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남자들을 일컫는 ‘그루밍족’ 등의 신조어가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도 그 이유다.
이 전무는 “결국은 라이프스타일형 매장으로 바뀌어야 한다. 자동차 회사와 커피 회사가 전혀 다른 사업군에 있지만 함께 콜래보레이션을 해 서로의 고객을 유치하듯이 다양화, 장기화로 경영을 이끌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현재 드럭스토어도 충분히 역량있는 유통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제약을 주는 것이 지금의 현실입니다. 전체 유통 시장의 흐름을 놓고 보면 약국과 슈퍼가 콜래보레이션을 하는 것인데, 이게 큰 문제가 되는 것일까요? 혼자 전문점을 키우는 시대가 아닌 함께 커나가는 시대를 맞이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는 또 해외 브랜드 론칭에 관해서도 정확한 시장조사와 분석이 기반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어떤 브랜드를 유치할 것인지 보단 현재 전체 수입품 시장의 크기는 어느 정도인지, 어떤 조닝으로 뛰어들 것인지를 먼저 분석한 뒤 경쟁 브랜드를 조사하고 사업계획서를 짜는 등 장기적인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앞으로 기업의 경영환경은 장기전, 전면전, 체질전 세 가지가 중심이 되어야 합니다. 지금은 눈앞에 이익에만 급급해 방향성을 잃는 업계 기업들에 안타까울 뿐입니다. 제가 웨어펀에 들어왔을 때 5개년 사업계획서를 짰었는데 지금은 10개년 사업전략을 수정해보려고 합니다.”
오는 9월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에는 웨어펀 인터내셔널이 유통을 맡고 있는 「겐조」 「소니아바이」 「폴앤조」가 입점한다. 컨템포러리 브랜드를 중심으로 MD를 개편하겠다고 발표한 신세계백화점 본점의 성공 여부에 대해서 많이 말들이 흘러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
“수입 브랜드를 넣어서 나쁘다라고만 말할 수는 없다. 오히려 내셔널 브랜드를 자극해서 다 함께 커갈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운을 뗀 이 전무는 “젊은 층의 고객이 많은 「겐조」가 이번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번 프로젝트로 신세계 본점이 글로벌 패션 명소로 거듭나길 바란다”면서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봐 줄 것을 요청했다.
이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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