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전시회 통해 비즈니스 중요성 깨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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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 - 지일근「인스탄톨로지」실장

2013-07-05 오전 11:16:06



지일근(34) 실장은 2008년 「인스탄톨로지」 론칭 후 곧 유명세를 탔다. 유망 신진 디자이너로 꼽혀 서울컬렉션 GN 등 각종 컬렉션 무대에도 서고 빅뱅 의상을 제작하면서 스타 디자이너로 이름을 알렸다. 그러나 현실은 냉정했다.


“당시 꿈에 부풀었죠. 컬렉션을 발표하기만 하면 바이어들의 수주가 이뤄지고 사업이 굴러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현실은 달랐어요. 컬렉션 발표는 디자이너로서 연속성을 이어가기 위한 일종의 ‘수단’이었고 정작 돈은 다른 곳에서 벌어야 했으니까요.”


무언가 잘못됐다고 생각했단다. 디자이너는 좋은 옷을 선보이고 판매를 통해 실력을 인정받는 것이라는 생각이 철부지였던 것일까. 겉으로만 허울 좋은 ‘컬렉션 디자이너’라는 이름이 밥을 먹여주지는 않는다는 걸 깨닫는데 5년이 걸렸다고 고백한다.


지난해 참가했던 이탈리아 남성복 전시회 ‘삐띠 워모’는 자존심을 버리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주변 사람들 모두 새벽 일찍 일어나 바이어 초청 메일의 회신을 체크하고 하루 일정을 다시 한 번 점검하는 철저한 비즈니스맨이었다. 하지만 그 자신은 ‘어떻게 차려입을까’를 먼저 생각했고, 한편으로는 ‘정작 패션 비즈니스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는 참담한 마음까지 밀려왔다.


“삐띠 워모 이후 그동안 갖고 있던 자존심을 다 버리게 됐습니다. 자존심이라는 것도 가진 게 있어야 부릴 수 있는 것이지. 저는 자존심을 부릴 처지도, 실력도 모자란다는 것을 깨닫는 좋은 경험을 했습니다.”


지 실장은 과감하게 13 F/W 시즌 컬렉션을 포기했다. 대신 자신이 가장 잘 하는 ‘재킷’ 한 가지 아이템에 집중해 14 S/S를 준비했다. ‘리스트럭처링(restructuring)’이라는 표현을 쓸 만큼 전반적인 점검을 통해 브랜드 설계부터 다시 시작했다. 라벨, 부자재 심지어 옷걸이까지 새로 제작했다. 해외 시장을 겨냥해 ‘체질 개선’에 돌입했다. 국내에서 하던 식의 화려한 풀 컬렉션을 벗어 던졌다. 철저히 재킷에만 초점을 맞춰 생각하고 준비했다.


그렇게 6개월 넘게 집중한 결과물을 들고 지난달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열린 84회 삐띠 워모 전시회에 참가했다. 결과는 기대 이상, 폭발적이었다. 유명 패션 디렉터 닉 우스터가 「인스탄톨로지」 재킷 두 벌을 구입해 간 것을 시작으로 전시회 마지막에는 이탈리아 현지의 유명 쇼룸 리비아 그레고리치와 전격적인 입점 계약을 체결하게 됐다.
 특히 쇼룸 입점비도 받지 않고 수수료도 최저 수준으로 책정받는 등 유명 브랜드와 견줄만한 특급 대우를 받았다.


그는 “열심히 준비해 내심 기대는 했지만 이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일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이제 새로운 시작인만큼 매 시즌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컬렉션 디자이너’와 ‘패션 비즈니스맨’ 어디에 서 있고 싶은지 물었다.
그는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기보다 양쪽의 균형을 잘 유지하고 싶다”면서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좋은 상품을 만들면서 비즈니스 역량을 키우는 것이 가장 최선의 길인 것 같다”고 말을 맺었다.



김정명 기자
kjm@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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