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기능 감성 패션 소재가 트렌드로 자리잡으며 국내 패션 소재 업체들이 새로운 소재를 속속 내놓고 있지만 패션 업체들의 수요가 따르지 않아 매출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아직도 국내 패션 업체들은 해외에서 원자재를 구매하고, 소재 업체들은 해외 전시회에 참가해 수출 오더를 찾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패션 업계와 소재 업계의 새로운 관계 정립이 절실한 시점이다.
패션 소재 업체 A사의 K대표는 “글로벌 불황이 지속되어 신소재 원단 출시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지만 패션 소재 업체들은 다기능 감성 패션 소재 개발에 꾸준히 투자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국내 패션 시장을 「유니클로」 「자라」 「H&M」 등 해외 SPA 브랜드가 장악해 가격이 싼 소재만 찾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내수 매출은 크게 늘지 않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패션 소재 업체 B사의 L 대표는 “해외 전시회에서는 미국과 유럽 바이어들이 국내 패션 소재의 품질을 인정하고 있는 반면 국내 패션 업체들은 이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아 안타깝다”면서 “국내 패션 업체들이 요구하는 소재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패션과 소재 업체들의 상호 신뢰 기반 구축이 선결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패션 소재 업계에 따르면, 해외 바이어들의 오더는 규모도 크고 대금 결제도 비교적 빠른 편이다. 그러나 국내 내수 시장에서는 어음 결제 관행이 지속되고 있어 대금 회수가 불안하고 늦은 편이다.
게다가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다양한 샘플을 여러 차례 수정을 요구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이에 소재 업체들은 거래 성사 여부도 불분명한데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따라서 해외로 눈을 돌릴 수 밖에 없다는 것.
또 패션 소재 업체들이 개발한 신소재에서 봉제 가공의 문제점이 발생하는 경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패션 업계의 도움이 절실하다. 예를 들어 최근 경량 박지가 인기를 끌면서 7데니어 원단이 개발됐지만 봉제 가공이 어려운 실정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봉제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이는 소재 업체들만의 힘으로는 해결이 어려운 상황이다.
패션 소재 업체 A사의 “오히려 패션 업체들과 협업을 통해 의류에 적합한 컬러·패턴·터치·디자인 등 감성을 담은 다기능 패션 소재 개발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패션 업체를 중심으로 신소재 개발 클러스터를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지금까지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지원하는 스트림간 협력 기술 개발 사업도 원사·패션 소재 업체 위주로 운영되고, 경기 북부의 클러스터도 원사 메이커가 중심이 되고 있어 엔드 유저인 패션 업체를 제외해 마케팅이 빠진 기술 개발은 ‘빛 좋은 개살구’라는 설명이다.
패션 소재 업체 C사의 P 대표는 “이제는 봉제·패션 업체들이 참여해 원사부터 제·편직, 염가공, 봉제, 패션 스트림이 연계된 기술 개발에 나서야 할 시점”이라면서 “처음에는 어렵겠지만 정부와 유관 단체가 앞장 서서 현재 원사·면방·벤더로 구성된 ‘스트림 협력 간담회’의 참가 업체도 확대해 협력 분위기를 조성하고 섬유?패션 산업의 성공 모델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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