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쇼 코드 - 착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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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움직이는 Fashion & SHOW!

2013-06-04 오후 6:30:12



몇 해 전 레드카펫에서 한 여배우가 검은 재킷 안에 마치 검은색 브래지어만 한 듯한 의상으로 노출논란을 일으켰다. 사실 그것은 피부색과 같은 티셔츠에 검정색 프린트가 되어 있던 메종 마틴 마르지엘라의 컬렉션이었다.


마지막까지 얼굴 한 번 보여주지 않고 브랜드를 떠난 마틴 마르지엘라는 정말로 은퇴한 것일까 궁금해진다. 사람들에게 한 명의 스타 디자이너이기 보다는 하나의 디자인 그룹으로 인식되길 바랐던 디자이너였기에 더욱 그런 의심은 강해진다. 그의 은퇴 이후 브랜드에 흥미가 떨어졌다는 사람들도 많지만, 마르지엘라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는 워낙 강했던 터라 그의 브랜드 개념은 끊임없이 반복 재생산 되고 있다.


2013 S/S 메종 마틴 마르지엘라의 컬렉션에서도 마르지엘라 패션에 반복되었던 주제 중 하나였던 사물의 변형이나 색을 이용한 착시 등이 등장했다.


<사진 1>처럼 그는 모델에게 피부색으로 된 몸에 착 달라붙는 스윔 수트를 입히고 그 위에 다른 의상을 입혀 관객이 부끄럽게 느끼도록 하거나 누드를 보는 것처럼 착각하게 만드는 패션을 유도했다. 하지만 그가 항상 누드화를 지향한 것은 아니다.


<사진 2>처럼 의상과 장갑을 같은 색으로 하여 그 경계를 모호하게 하고 범위를 확장시키는 방식도 그가 자주 쓰는 착시의 방법이었다. 색을 이용해 시각적인 혼란을 주는 방식은 특히 2000년대 이후 많은 디자이너들에게 영향을 끼쳤다.


구두에서도 일종의 착시가 가미된 디자인을 선보였다. <사진 3>은 옆에서 보면 굽이 스틸레토 힐처럼 뾰족한 모양인데, 뒤에서 보면 넓은 면으로 되어 있어 착화감이 훨씬 편해 보였다. 착시였을지 모르나 결과적으로 일하는 현대 여성들에게 도움이 될 디자인으로 탄생했다.



이번 컬렉션에서 눈에 띄었던 디테일 중 하나는 안경의 코받침을 변형한 듯 콧등에 붙어 있는 액세서리<사진 4>였다. 옷 색에 따라 금색, 검정색, 큐빅 달린 것까지 다양한 색으로 변주되었는데 작지만 존재감이 컸던 아이템이었다.


눈 사이에 위치한 코 액세서리는 안경의 부속품으로 사람들에게 익숙하면서도 시선을 끄는 굉장히 영리한 작품이었다. 이외에도 아래 부분이 반쯤 잘린 안경은 눈썹부분을 가려주어 인상을 변화시키는 등 우리에게 익숙한 안경을 변화시킨 액세서리의 새로운 개념을 제시했다. 그 동안 마르지엘라 패션쇼에서는 머리카락이나 피부색 타이즈 같은 재질, 큐빅 등으로 모델의 얼굴을 가린 컬렉션을 진행해 왔다. 이 새로운 액세서리도 그 연장선상에서 탄생한 아이아이 인 것처럼 보였다.



고학수 객원기자 기자
marchberr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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