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리안 브랜드? 메이드 인 코리아? 와우! 어썸(Awesome).”
지난 3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글로벌 패션 전시회 캡슐쇼. 전 세계 바이어들과 취재진, 기라성 같은 브랜드들이 모인 가운데 젊은 혈기의 한국 청년 3명이 뜨거운 스포트라이트를 받아 눈길을 끌었다. 토종 슈즈 브랜드 「더 클랙슨」의 서일원(36), 성중석(35), 조정희(32) 공동대표였다.
글로벌 마켓에 당당히 출사표를 던진 「더 클랙슨」은 오직 슈즈라는 ‘본질’로 승부했다. 부스를 찾은 바이어들은 ‘한국 브랜드’라는 것에 놀라고, ‘메이드 인 코리아’란 사실에 두 번 놀랐다.
이탈리아 비브람·영국 다이나이트의 솔, 미국 슈즈 「알든」이 취급하는 가죽 등 부자재 모두 인근의 「마크 맥네어리」 「유케텐」 못지 않은 고급이었다. 라인업과 디자인, 컬러, 디테일까지 흠잡을 데가 없었다. 「더 클랙슨」을 처음 본 바이어들이 “영국 브랜드냐?”고 묻는 건 어찌 보면 당연했다.
“얼떨떨했지요. 처음부터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었지만, 글로벌 마켓에 대한 파삭한 정보나 지식은 부족한 상태였거든요. ‘일단 부딪혀보자’는 심정으로 캡슐에 참가 신청서를 넣었어요.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 객관적이고 냉철한 평가가 필요했으니까요. 5000만원이나 수주할 거라곤 상상도 못했어요.”
관심은 페어가 끝난 이후에도 이어졌다. 영국, 프랑스, 중국 바이어들과 거래하게 된 데 이어 호주, 일본 등 각국의 디스크리뷰터와 에이전시가 연락을 해왔다.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일반 소비자들의 구매 의사가 담긴 메시지도 「더 클랙슨」 페이스북과 메일을 통해 쏟아졌다.
“최근 들어 해외에서 배송과 관련한 문의가 부쩍 늘었어요. 이유가 궁금하던 차에, 프랑스에서 연락을 해온 소비자에게 어떻게 우리를 알게 됐냐고 물었죠. 「더 클랙슨」에 관한 기사들을 잡지와 유명 블로그에서 종종 보았다고 하더라고요. 많지는 않지만 해외에서 어렵게 연락해 온 분들의 성원에 보답하고자 정식으로 해외 배송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답니다.”
「더 클랙슨」이 글로벌 마켓에서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었던 데는 철저한 업무 분담과 기획력이 뒷받침됐다. 세 명의 대표는 캡슐 참가에 앞서 해외 시장의 1년 선기획 시스템부터 맞춰 나갔다. 작년 하반기 한 시즌을 앞당겨 ‘글로벌용’ 2013 F/W 상품 기획과 샘플링 작업에 돌입했다. 동시에 내수용 2013 S/S 라인업을 준비하며 두 개의 시즌을 소화해 냈다.
오랜 시간 손발을 맞춰 온 세 명의 호흡도 이 때 빛을 발했다. 공동 기획을 진행한 이후 남성복 프로모션 업체에서 다년간 신발 노하우를 쌓은 서일원 대표가 디자인과 소재, 컬러 베리에이션, 샘플링 작업에 매진했다. MD 출신의 조정희 대표는 영업과 생산처 관리를, 디스트리뷰션 사업도 병행하고 있는 성중석 대표가 해외 소싱과 관리 총괄을 맡았다.
“지금도 셋이 ‘아웅 다웅’ 다툴 때가 있지요. 하지만 좋은 신발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고 싶다는 초심과 열정이 저희를 끈끈하게 묶어 놓으니 걱정은 없습니다. 이번 시즌은 「커스텀멜로우」, 홍승완 디자이너의 「로리엣」과의 협업으로 국내서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아요. 더불어 오는 6월 다시 한번 파리 캡슐쇼에서 강한 인상을 남길 겁니다.”
김하나 기자
khn@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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