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과 손잡은 두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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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Interview

2013-04-10 오후 4:24:50

 최근 홈쇼핑의 패션 상품이 진화하고 있다. 독자적 감성을 갖춘 디자이너들을 등장시켜 패션성을 업그레이드 시켰고,그 결과 주 소비자층이었던
40~50대뿐 아니라 20~30대까지 텔레비전 앞으로 끌어 당겼다.
홈쇼핑이 디자이너 브랜드를 대하는 방식도 변화했다. 단순한 디자인 소싱을 넘어서 육성 프로젝트를 도입, 디자이너들과의 상생의 길을 걷고 있다.
이들과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는 장민영, 이승희 디자이너를 만나봤다.


 


오트렌드랩 장민영  「드민」 디자이너




서울 신사동 CJ가로수타운에 위치한 장민영(42) 디자이너의 사무실. 빼곡히 들어찬 샘플을  보고 있노라니 지난달 선보인 「드민」의 두 번째 컬렉션이 떠올랐다.


고급스러우면서도 위트 넘쳤던 「드민」의 올 S/S 시즌 컬렉션은 패션 관계자들과 바이어들의 눈길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물방울처럼 둥글게 파고 들어가는 네크라인, 작은 컬러블록으로 더욱 강조된 허리선, 처마처럼 유려하기 퍼져나가는 톱의 하단 부분 등건축적인 디자인과 디테일, 구조적인 실루엣이 「드민」 특유의 시크한 미니멀리즘을 보여줬다.


이탈리아 폴리모다 패션 학교를 졸업한 뒤 「장 폴 고티에」 「에마뉘엘 웅가로」 「휴고보스 블랙」 등에서 디자이너로 활약한 장민영의 노련함이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지난 9월 론칭 이후 두 시즌 연달아 출시하느라 컬렉션 발표가 늦어져 걱정이 많았는데 다들 좋게 평가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수주 기간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홍콩 편집숍 『IT』로부터 오더를 받는 쾌거도 이뤘고요.”


장 디자이너는 CJ오쇼핑의 패션브랜드컨설팅 연구소 ‘오트렌드랩’의 디자이너 육성 프로그램의 첫 번째 주자다.
2011년부터 한혜연 스타일리스트와 함께 CJ오쇼핑의 PB브랜드 「베이직엣지(Basic A+G)」를 디렉팅하며 CJ와 인연을 맺어온 장 디자이너는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높은 판매고를 기록하며 상업성까지 인정받았다.


“그렇게 차차 친분이 쌓이고 나서 개인 컬렉션 브랜드를 해보고 싶다는 꿈도 털어놨습니다. 이탈리아에서 패션 공부를 하던 시절부터 간직해온 소망인데 자금 부담이 너무 커서 뒤로 미뤄왔거든요. 그런데 ‘오트렌드랩에서 지원을 해줄테니 함께 해보는 게 어떠냐’는 뜻밖의 제의를 해왔죠.”


대기업의 지원을 받는다고는 하지만 「드민」의 사무실은 보통 디자이너의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넓지 않은 공간은 옷과 자재들이 가득 들어차 있고 움직이는 인원도 몇 되지 않는다. 직원들은 장 디자이너와 컨설터 겸 영업담당 1명, MD 1명, 디자이너 2명뿐이다.


“인원 수는 적지만 모두 전문 인재들이라 업무의 효율성이 높습니다. 모두 제 시간에 맡은 일을 척척 해내기 때문에 남아서 야근을 한 적도 없을 정도에요. 예산도 마찬가지 입니다. 저희는 최소한의 비용으로만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제 장 디자이너는 「드민」과 함께 꿈을 꾼다. CJ의 인프라를 발판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까지 「드민」을 알리는 것이 그의 목표다.
첫 번째 타깃은 아시아 시장. 영향력이 큰 중국·홍콩 바이어들을 공략해 세계 시장에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계획이다.


“그동안국내 디자이너가 세계 시장에 이름을 알리려면 10년에가까운 시간이 걸렸잖아요. 그 시간을 단축시켜보려고요. 확고한 정체성에 트렌디함을 갖추면 승산이 있으리라 봅니다.”


 


GS샵  이승희 「알레뜨」 디자이너





“「알레뜨(Alette)」라는 브랜드명은 ‘곁기둥’이라는 단어에서 따왔어요. 그래서 제가 가끔 회의시간에  농담삼아 ‘GS샵 패션의 기둥이 되겠습니다!’라고 말하기도 해요.”


 이승희(39) 디자이너는 유쾌한 웃음으로 말문을 열었다. 얼마 전 막 서울컬렉션을 마쳤건만 그녀는 여전히 바빠보였다. 이 디자이너는 지난달 론칭한 GS샵 독점 브랜드 「알레뜨」의 홈쇼핑 방송을 위해 디자인을 서둘러 보내줘야 한다고 했다.  


「알레뜨」 이야기가 나오자 이승희는 신이 난 듯 들뜬 목소리로 “혹시 「알레뜨」 첫방송 보셨어요? 꼭 보셨어야 하는데. 저희 완판했어요. 물건이 없어서 5분 조기 종영했다니까요. 반응이 좋아서 앞으로 물량을 더 늘려서 추진하기로 했어요”라며 자랑은 늘어놓았다.


「알레뜨」의 대박은 이미 예견된 일일지도 모른다. 이승희는 영국 런던패션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하고 세인트센트럴마틴에서 석사를 마친 실력파 디자이너. 졸업 후에는 「구호」 컬렉션 디자이너로 근무하며 경력을 쌓았고, 2009년 부터는 자신의 컬렉션 브랜드 「르이」를 전개해왔다. 2010년부터 3년 연속 ‘서울즈 텐소울’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이 디자이너는 ‘여자를 잘 아는 디자이너’로 통하기도 한다. 「르이」는 입체 패턴으로 여성의 곡선을 아름답게 살려주는 것은 물론 편안한 착용감을 제공한다. 최적화된 비율로 어떠한 체형의 여성이 입든 가장 아름다운 실루엣을 보여주며, 프리미엄 소재를 사용해 고급스러운 이미지까지 연출할 수 있다.


이승희는 이러한 「르이」만의 장점을 「알레뜨」에도 적용시켰다. 컬렉션 라인인 「르이」에서 가장 반응이 좋았던 아이템을 선별, 그 패턴을 활용해 「알레뜨」를 만들고 있다. 소재도 실크와 울 등 고급으로 사용한다. 그러니 소비자들은 안방에서 하이패션을 받아보는 셈이다.
이 디자이너에게 “「알레뜨」에 애착이 많아 보인다”고 말하자 그녀는 당연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저는 「알레뜨」를 「르이」의 세컨 라벨이라고 생각해요. 홈쇼핑용 브랜드이긴 하지만 디자인에 대한 제약이 별로 없거든요. ‘이런 건 홈쇼핑에서 곤란합니다’라고 할법도 한데 안그래요. 나만의 감성이 담긴 내 옷을 더 많은 여성들에게 소개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인거죠.”


그래서일까. 이승희는 「알레뜨」를 최고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생산회사와도 수시로 의견을 주고 받으며 품질 관리를 한다. 단추나 지퍼 등 부자재도 고품질로 고르고, 오버로크 대신 옷의 끝자락을 테이프나 다른 천으로 박아 처리해 늘어나거나 변형되는 것을 방지하기 했다.


“올 하반기부터는 모든 원단을 이탈리아산으로 사용해 품질을 한층 더 높일 예정이에요. 고급스러운 소재의 옷은 백화점에서만 살 수 있다는 고정관념을 깨 나갈 겁니다. 기대해주세요.”



최은시내 기자
cesn@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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