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 보라에 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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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28 오후 12:02:52

전통적으로 블랙이 강세를 보이는 가을 패션가에 보라가 파워 컬러로 떠올랐다. 입기 쉽고, 몸매를 슬림하게 보여주고, 시크한 느낌을 전달하는 블랙과 달리 잘못 입으면 촌스럽고, 산만하고, 코디하기 까다로운 보라가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재미있는 점은 대다수의 소비자들이 보라를 한정적인 목적으로만 선택하는 까다로운 컬러로 생각하는 데 반해 전문가들은 매칭하기 쉬운 세련된 컬러로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디자이너들은 올 봄 유행 컬러였던 녹색이 코디하기도 힘든 컬러인 반면 라일락색, 보라, 가지색, 짙은 자주 등의 컬러는 코디하기도 편하고 도회적인 느낌을 줄 수 있다고 강조한다. 특히 올 여름 태닝에 열중한 사람―즉 피부가 검은 사람-에게는 섹시함과 고고함을 전달하는 최고의 컬러라는 설명. 동시에 얼굴이 하얀 사람에게는 여성스럽고 사랑스런 느낌을 주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잘 어울린다는 주장이다. 아무튼 패션 디자이너들이 보라를 ‘올 가을 컬러’로 들고 나온 만큼 소비자들은 트렌드에 맞춰가면서도 실수하지 않는 방법을 연구해야 할 입장이다. 감각적이고 자신 있게 보라 트렌드를 좇아가는 방법은 「버버리」의 디자이너 크리스토퍼 베일리처럼 블루·그린·브라운 등의 컬러와 믹스하는 방법이다. 아니면 가장 주목받고 있는 아이템인 보라색 새틴 블라우스와 검정 팬츠를 매칭시켜 세련되고 지적이며, 동시에 유혹적인 모습을 연출하는 것. 「구찌」가 선보인 섹시한 코르셋 트리, 「알베르타페레티」의 로맨틱 시폰, 「질샌더」의 미니멀한 셔츠 등에도 보라가 차용되고 있고 「버버리」나 「비비안웨스트우드」의 니트류, 「미우미우」의 코트 등에도 퍼플은 주도적인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블랙과 그레이, 블루 등 안전한 색상 뒤에 숨어 있던 여성들은 올 가을 보라가 주는 도발적인 자신감에 적응해야 할 듯하다.

예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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