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발 디스퀘어드2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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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규 「다리미진」 대표

2013-04-02 오후 1:39:15



이민규(34) 다리미진 대표는 19세 때부터 동대문 도매시장에서 잔뼈가 굵었다. 하지만 그의 머릿속에는 늘 ‘왜 도매시장에서는 싸구려 제품만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5년 전 「다리미진」을 론칭하면서 그는 당시 시장에서는 혁신적이었던 ‘고급화’를 기치로 내걸었다.


“도매 시장에서는 원가 때문에 사용하지 않는 고급 원단을 쓰고 생산 수율 때문에 기피하는 염료와 워싱도 과감하게 썼습니다. 물론 저가 상품에 비해 도매가가 5000~6000원은 비쌌지요. 그래도 제값 이상의 퀄리티라는 자신이 있기 때문에 밀고 나갔습니다.”


당시만해도 ‘동대문’하면 무조건 싸고 트렌디한 옷만 있다는 인식이 강한 때였다. 경쟁업체보다 500원이라도 싸게 만들어 싸게 팔려고 경쟁하는 분위기 속에서 이 대표는 「다리미진」의 방향을 고급화로 정했다. 브랜드 이름 ‘다리미’는 옷 안감에 부착돼 있는 케어 라벨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이 대표의 첫 번째 목표는 네이버 청바지 검색어 1위. 하지만 주변에서는 ‘네이버 검색 1등 하겠다’고 하면 직영 매장 하나 없는 도매 상품을 무슨 수로 소비자들이 찾겠느냐’고 비웃었다.
주변의 소리에 아랑곳하지 않고 아이템마다 숫자로 고유 넘버를 달고 패치와 라벨 디자인도 여느 백화점 브랜드 못지 않게 공을 들였다. 신제품 개발을 위해 염색 공장과 워싱 공장에서 밤을 지새운 게 하루 이틀이 아니다.


“우리나라는 소비자 중심의 인터넷 커뮤니티가 발달되어 있기 때문에 상품만 탁월하다면 물리적인 공간 제약은 큰 문제가 아닐 것”이라는 이 대표의 예상은 적중했다. 처음에는 소매상인들의 입을 타고 ‘다리미진은 핏이 예쁘고 소재가 좋아 비싸도 잘팔린다’고 소문이 나더니 어느새 소비자 중심의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힙이 예뻐보이는 스키니진, 오래입어도 변형이 없는 청바지, 예쁘고 편해서 매일 입게 되는 스키니진’ 등의 칭찬 일색의 상품평이 불같이 퍼졌다.


구입할 수 있는 곳이 제한적이어서 오히려 소비자들은 희소 가치를 느끼는 듯했다. 결국 「다리미진」은 론칭 2년 만인 2010년 처음 네이버 청바지 검색어 1위를 기록했다.
“처음에는 이렇게 빨리 목표가 이뤄질지 몰라 얼떨떨했죠. 지금은 ‘한국의 디스퀘어드 같은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더 큰 꿈이 생겨요. 성공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대표는 지금도 하루 수면시간이 평균 3~4시간 밖에 되지 않는다. 오전 9시에는 사무실에 출근해서 디자인과 생산 진행 상황을 체크하고 오후 6~7시 사무실을 나와 자정부터 오전 5시까지는 매장 판매 현황을 점검하고 거래처 관계자들과 업무 협의를 한다.


도매 시장에서 「다리미진」은 성수기 때 하룻밤에만 1만장 가까이 나갈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시즌 중반이 되면 이름 대면 알만한 패션 브랜드에서도 속칭 ‘라벨갈이’를 하기 위해 이 대표를 찾아온다.


도매 시장에서 안정적인 운영 기반을 마련한 그는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다리미진」으로 세계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다. 이 대표의 개인적인 꿈은 「디스퀘어드2」의 딘&댄 케이트 형제와 같은 세계적인 디렉터들과 함께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며 식사를 할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갖추는 것.


“도매시장에서 닦은 빠른 기획력과 생산력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을 무대로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다리미진」의 프리미엄 라인을 개발해 국내 셀렉트숍 진출은 물론이고 해외 전시회에도 참가할 계획입니다. 머지않아 독일 ‘브래드&버터(BBB)’에서 ‘다리미진’ 부스를 찾아보실 수 있을 겁니다.”



김정명 기자
kjm@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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