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솔한 몸으로 관객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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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 !! - 이상봉 디자이너

2013-02-15 오후 2:56:59


“사람들은 흔히 나를 ‘자기 색깔이 강한 디자이너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정작 나는 어떤 색깔도 갖고 싶지 않다. 패션을 처음 시작할 때 ‘자유’를 가장 많이 표현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여전히 ‘자유’를 디자인하고 싶다. 바람처럼 새처럼 내 영혼이 가고 싶은 곳으로 떠나고 싶다.”


바람처럼 자유롭고 싶다는 디자이너 이상봉씨가 누드가 됐다.
최근 서울 회현동 금산갤러리에서 열린 ‘입는 예술, 벗는 예술 - 이상봉 누드’전(1월 23일~2월 16일)에서 진솔한 몸으로 관객을 만났다. 


보통 누드 사진의 주인공들은 20-30대의 젊은이들이 대상이 되게 마련. 헌데 60 언저리의 패션디자이너가 피사체가 됐다. 모델의 몸에 자신의 옷을 입혀온 그가 이번엔 달랑 안경 하나만을 남겨두고 모든 것을 벗어 던진 것이다. 


그에게 카메라를 들이댄 사진 작가는 지난 10여 년 간 이상봉 패션쇼를 기록해 온 이엽씨(43). 많은 예술가들과 콜래보레이션을 해온 이상봉씨는 이엽씨가 화려하게 첫 개인전을 열도록 함께 이번 전시를 연 것이다. 


맨몸으로 대중 앞에 노출되기가 유명 디자이너로서 결코 쉽지 않은 일이지만 용기를 냈다. 어떤 이유였을까.


이상봉씨는 디자이너로서 ‘입는 옷’을 통해 자유와 꿈을 표현해왔다면, 사진 전시의 피사체로서 옷을 모두 벗고 표정과 몸짓만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했다. 관객은 그동안 패션쇼 무대에서 볼 수 없던 ‘인간 이상봉’을 만나고, 한편으로는 ‘누드’라는 파격을 통해 신선함을 느꼈다. 전시는 모두 20여 점의 사진들로 ‘이상봉의 선(line)’, ‘이상봉의 호러(Horror)’, ‘이상봉의 환상(Fantasy)’을 보여주었다.


사람들은 각자의 개성을 살리는 옷을 통해 타인에게 보여지는 ‘나’를 만든다. 가끔은 과장되거나 어울리지 않는 모습일지라도, 그 또한 ‘나’의 일부분임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몸을 감싸고 있는 옷들을 다 벗고나면 감춰왔던 진솔한 나의 참 모습이 드러난다.


때문에 ‘이상봉 누드전’을 보는 내내 마치 솔직하게 이야기를 풀어놓는 이상봉 디자이너와 마주 앉아 대화를 하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세상이 두렵지만 맞서서 소리치며 잡으려는 ‘세상을 잡는다’, 한없이 고독한 눈빛의 중년 남자가 느껴지던 ‘고독’, 편견과 통찰력이 함께 떠오르는 ‘보다’, 일정 부분 갇힌 틀을 벗어나 자유를 표현하려는 ‘표출’ 등 작품마다 이상봉 디자이너의 내면 속 많은 생각, 감정, 이야기가 들리는 듯 했다. “다시 입기 위해 벗었다”고 했던 그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컨셉코리아(7일) 후 뉴욕에서 구정을 지내고 귀국한 이씨는 3월 초 파리 컬렉션 참가를 위해 2013 F/W 시즌 컬렉션 준비에 여념이 없다. 자신의 내면과 대화를 마친 그가 앞으로 만들어낼 패션 세상이 궁금하다.



강아름 기자
kar@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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