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랑방 포 H&M’에서 아이디어, 디자이너와 홈쇼핑 시너지 이끌어

CJ오쇼핑의 2012년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특히 매 시즌 200% 이상의 성장세를 기록하는 패션 부문이 폭발적인 성장 엔진으로 작용하며 작년 성과를 이끌었다.
최범석, 고태용, 최지형 등 고급 셀렉트숍에서나 보던 디자이너 상품의 TV 속 등장에 소비자들도 연호했다. CJ오쇼핑은 패션 부문의 가시적 성과를 통해 ‘트렌디 라이프스타일 쇼퍼’라는 캐치프레이즈가 단순한 허울에 그치지 않았음을 당당히 증명했다.
“그 동안 패션 부문은 CJ오쇼핑의 대외적인 이미지를 쌓는 데 무게가 실렸었죠. 그러나 최근 매출에 기여하며 영업의 한 축을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회사의 보탬이 되었다는 게 기쁘더군요.”
뜨거운 한 해를 보낸 최윤정(42) CJ오쇼핑 트렌드 사업부장 얼굴엔 미소가 가득했다. 그는 2009년 TF팀으로 시작한 패션 사업을 진두 지휘하는 인물. 트렌드 사업부는 디자이너와의 협업 브랜드를 주관하고, ‘스타일 아이콘’ 고소영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영입하는 등 이슈의 중심에 서 있다.
“역시 ‘홈쇼핑스럽다’는 말이, 홈쇼핑 MD로 근무하면서 가장 듣기 싫었어요. 그 말은 즉, ‘싼 맛에 구입했지만 역시 품질은 별로’라는 거잖아요. 소비자들의 인식 전환이 1차 목표였죠. ‘홈쇼핑에서 샀는데 꽤 근사하다’라는 말, 꼭 듣고 싶었어요.”
최 부장이 MD시절부터 가장 강조한 것은 ‘고객에게 선사하는 특별한 경험’. 그는 묶음 상품, 떨이 판매, 끼워 팔기 등 홈쇼핑의 저가 이미지를 탈피하고, 패션의 전문성과 품질을 강화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소비자들의 향상된 라이프스타일과 의식 수준에 상응하는 상품만이 미래에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그러나 ‘어떻게’가 문제였다. 기존의 틀을 깨고, 완전히 새로운 패러다임을 찾는 건 불가능했다. 홈쇼핑의 특성과 CJ그룹의 인프라를 활용한 ‘리스트럭처링(기업 혁신 전략)’이 필요했다.
고민 중 최 부장에게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바로 전 세계를 강타한 ‘랑방 포 H&M(LANVIN For H&M)’이 그것이다. 「H&M」이 콜래보레이션을 통해 「랑방」이란 부가 가치를 준 것처럼, CJ오쇼핑은 2010년 ‘스티브J 요니P’ 등 젊은 디자이너들의 톡톡 튀는 감각을 상품에 녹여 고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했다.
결과는 대 성공이었다. 디자이너 감성과 소싱 파워의 결합이 본격적인 시너지 효과를 냈다. 기획 단계부터 홈쇼핑 노하우를 다진 MD와 트렌드 감지 능력이 뛰어난 디자이너가 심도 있게 협력하고, 생산은 글로벌 소싱을 이용함으로써 디자인, 가격, 품질의 ‘3 박자’를 모두 갖춘 것.
CJ오쇼핑은 제휴 디자이너와의 공동 개발 브랜드를 통해 지난 연말 2시간만에 20억 원을 웃도는 매출을 올렸다.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이유는 처음부터 ‘소비자 입장’에서 접근했기 때문이에요. 협업 디자이너를 포함해 사업부 구성원모두 고객들이 만족하고 감탄할만한 상품을 개발하려고 애쓴 덕분입니다. ”
최 부장은 패션에 대한 열정을 인정 받아 최근 미디어커머스 사업부장과 CJ오쇼핑의 패션브랜드컨설팅 연구소 ‘오트렌드랩’의 대표에도 선임됐다. CJ오쇼핑은 CJ E&M과 연계한 미디어커머스를 통해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를 제안하고, 한 층 강화된 엔터테인먼트 요소로 트렌디한 홈쇼핑 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또한 이 회사는 올 상반기 고소영 CD와의 공동 개발에도 박차를 가해 브랜드 품평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김하나 기자
khn@fi.co.kr
- Copyrights ⓒ 메이비원(주) 패션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