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로 이 자리에서 크리스탈 단추를 만들며 40년 세월을 보냈습니다. 단추는 제 목숨처럼 귀한 제 인생입니다.”
서울 청계천 4가 광장시장 단추 전문 상가에서 40년간 단추를 디자인해 생산하고 판매해온 박춘자(71) 최상회 대표를 만났다.
늘상 해오던 것처럼 박 대표는 아침 일찍부터 상가에 나와 호마이카 단추에 크리스탈을 붙이고 있었다.
“어른들을 모시고 살다가 남편을 여의고 1974년 형님 소개로 단추를 팔기 시작했어요. 최상회는 남편 성을 따라 지었죠. 그간 천직으로 알고 단추를 만들어 팔며 자식들을 길렀고 결혼까지 시켰습니다.”
단추 브랜드 이름은 「CHOIBU TTON」. 최상회의 단추는 중년 여성복에 주로 쓰이는 ‘보석 단추’다. 이 단추는 호마이카나 에폭시 화합물로 만든 단추 바탕에 크리스탈을 붙여 완성된다. 빛깔 좋은 크리스탈은 오스트리아, 체코 등지 수입산 소재가 많고, 일부 저가 크리스탈은 중국산 소재가 많다. 또 호마이카나 에폭시 단추는 경기도 광주에서 생산된다. 호마이카는 플라스틱보다 열에 강한 장점이 있다. 최상회에는 개당 300원에서 7000원에 이르는 형형색색의 단추들이 얼굴을 내밀고 있다.
“옛날에는 「마담포라」에 납품될 정도로 인기가 있었죠. 1980 ~90년대에는 호황이었습니다. 양장점을 중심으로 많이 팔렸어요. 그런데 7~8년 전부터 양장점이 점차 사라지면서 매출이 크게 줄어 걱정입니다.”
최근 대형 패션 업체들은 단추 구입을 위해 공장과 직거래하거나 의류 완제품을 완사입한다. 더구나 공장들이 직접 매장을 오픈하는 등 시장 경쟁이 치열하다는 설명이다. 이제는 크리스탈 단추는 고가 여성복에 주로 사용되고, 일본에는 완성품 단추가, 대만?중국?태국 등에는 보석이 없는 단추가 수출된다.
“단추는 디자인이 생명이죠. 인기가 없어 팔리지 않는 단추는 창고만 가득 메웁니다. 저는 고객들에게 ‘단추 좀 사달라’고 사정한 적은 없어요. 당당한 장사입니다. 디자인이 맞아야만 팔리기 때문이죠.”
박 대표는 디자인과 컬러를 강조했다. 현재 「CHOIBUTTON」의 디자인은 50여 가지. 소재나 컬러를 별개로 치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원단 샘플을 입수해 매장에 걸어 놓고 이에 맞는 디자인과 컬러를 구상해 시즌마다 계속 새로운 단추를 내놓는다. 그 동안 단추 디자인을 배우려고 이탈리아 밀라노 등 유럽은 물론 일본을 여러 차례 다녀왔다. 그 가운데 일본이 한국과 가장 취향이 비슷해 아이디어를 얻는데 도움을 많이 받았다. 최근에는 단추 외에도 가구 손잡이나 지퍼 장식 등 단추를 응용한 새로운 상품도 내놓고 있다.
“구멍을 뚫었다고 모두 단추는 아닙니다. 유행하는 의류에 맞는 디자인과 컬러를 갖춰야 단추죠. 특히 차별화된 무광택 단추는 중국에서도 ‘만들기 어렵다’며 구매 요청을 해옵니다.”
자신감이 충만한 박 대표는 “어른들의 경험과 젊은이들의 아이디어를 합친다면 더 좋은 단추를 만들 수 있지 않겠느냐”고 강조했다. 박 대표 옆에서는 18년을 함께 한 조카 문미자(47) 실장이 웃고 있었다.
김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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