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경제 불황 여파로 니트 직물 시장이 오더 가뭄에 시달리는 가운데 생산 능력을 늘린 국내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까지 호조를 보이던 니트 직물 시장이 9월부터 오더가 줄어들기 시작해 연말부터는 재고가 쌓이며 전반적인 공장 가동률도 점차 저하되고 있다. 이는 유럽 재정 위기 이후 글로벌 시황이 개선되지 않고 있는데다가 시리아의 정정 불안으로 이란, 이라크 시장 등 중동 시장마저 침체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국산 저가 니트 직물이 대량 출하되며 시장 가격마저 흔들리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자라」, 「망고」, 「H&M」 등 SPA 브랜드들이 세계 전역에 매장을 확대하면서 주 바이어인 유럽 패션 브랜드 업체들은 설 자리를 잃으며 기획 생산을 중단하고 있다. 이는 봉제 생산 기지인 터키에도 영향을 미쳐 재고가 쌓이고 도산 위기에 몰리고 있다. 글로벌 SPA 브랜드들은 디자인이 좋고 순발력이 강한데다가 박리다매 전략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어 경기가 개선되지 않고서는 기존 패션 업체들은 대책이 없다는 설명이다. 이들이 새로운 아이템 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비싼 의류는 어디에도 팔릴만한 시장이 없어 프린트 직물이나 팬시한 소재 등은 기피하고 있다.
이에 업계 전문가인 S사의 Y (51) 상무는 “최근 우리 업계가 겪는 어려움은 해외 경기 불황 탓만은 아니다. 국내 업체들이 최근 오더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난해 상반기까지 호조를 보여 전체 실적이 크게 떨어진 것은 아니다. 앞다투어 설비 증설에 나섰던 우리 업계가 자초한 부분도 있다는 것을 시인하고 반성해야 한다. 국내 니트 직물 생산 능력이 40% 이상 늘었기 때문에 수출이 조금만 줄면 몸살을 앓을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한국무역협회가 발표한 지난해 11월말 기준 니트 직물 수출 실적은 37억4262만 달러로 전년대비 3.2% 감소했다. 실적만 보면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수치라는 것이다. 그러나 생산 설비와 비교하면 재고가 넘칠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한편 해외 시장에서 니트 직물에 식상한 소비자들이 우븐 직물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데, 국내 직물 업체들이 일부 아웃도어용 직물을 제외하고 대부분 우븐 직물 설비를 줄였기 때문에 이 마저 수혜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김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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