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화점 명품 가죽잡화 플로어의 두 축은 뭐니뭐니해도 핸드백과 구두. 1990년대만 해도 미국 유럽 등에서 가죽 액세서리 분야의 최강자로 군림했던 핸드백의 영광은 지난 몇 년간 구두의 비약적 부상에 빛이 바래 왔다.
21세기에들어와서 10년간 구두는 「크리스챤 루부탱」「지미 추」 등 기존 브랜드의 급성장에다 브라이언 앳우드, 샬롯 올림피아, 니콜라스 커크우드 등 재능있는 신진들의 유입까지 보태져 핸드백을 제치고 스포트라이트를 독점했다.
그랬던 가죽 제품 시장에 변화의 징후가 포착되고 있다. 핸드백이 다시금 명품 주역 자리를 탈환할 시동을 걸고 나선 것. 메이시, 바니스 뉴욕 , 해로드 등 미국, 영국의 대형 백화점들이 최근 1~2년간 핸드백 매출의 뚜렷한 증가세를 경험하고 있다.
◇합리적 가격
핸드백에 대한 최근의 관심은 1990년대 후반 불었던 ‘잇’ 백 열풍과는 확실히 차별화된다. 모노그램으로 뒤덮인 「루이비통」 스피디나 「디올」의 새들,「마크 제이콥스」 퀼트 스템 등 가격 고하를 막론하고 유행하는 아이템을 무작정 뒤쫓던 욕망과는 차원이 조금 다르다는 것.
그보다는 오히려 최근 2~3년 사이에 불어닥친 ‘합리적 가격의 명품(affordable luxury)’ 붐이 핸드백 부활을 가져왔다. 즉 상대적으로 착해진 가격이 대중들 사이에 명품백의 매력을 높여줬다.
필립 림, 알렉산더 왕 등 초특급 디자이너들이 최근 내놓는 핸드백 가운데는 800~1000달러인 것도 있다.
◇테크놀로지 세상의 필수품
핸드백 부활을 견인한 또다른 요인은 다소 엉뚱하게도 테크놀로지의 발달때문이다. 사람들이 이동시에도 개인별로 핸드폰, mp3, 태블릿 pc 등을 모두 지니고 다니게 되면서 이를 담아 들고 다닐 가방이 절실하게 된 것.
메이시 백화점 부사장인 패티 옹먼은 “아이패드나 컴퓨터를 넣어다닐 수 있도록 많은 기능과 주머니가 달린 가방이 인기 상품으로 부상하고 있다”면서 “디자이너 브랜드, 대중적인 브랜드 할 것 없이 핸드백 시장 전반에 테크놀로지 홀더로서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잇’ 백 보다는 투자대상
무엇보다 럭셔리 핸드백이 다시 인기를 끄는 근원적 이유는 사람들이 이를 투자의 대상으로 보기 시작했기 때문. 홀트 렌프루 백화점 수석 부사장인 패트 디 브라토에 따르면 「펜디」의 토트백, 「셀린느」나 「트라페즈」 가방의 판매량은 세간의 기대치를 훌쩍 뛰어넘는다. ‘어포더블 럭셔리’ 라인의 아이템들도 고르게, 꾸준히 잘나가고 있다.
손정숙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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