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패션계는 「디올」과 「생 로랑 파리」의 여성복 대결을 가장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두 브랜드가 나란히 거물급 디자이너를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로 영입, 2013년 S/S 시즌 쇼를 통해 대중에 첫선을 보였기 때문.
지난 4월 「디올」에 영입된 라프 시몬스와 한달 앞서 「생 로랑 파리」의 디자인 지휘봉을 잡게 된 에디 슬리먼이 두 주인공. 최대 격전지인 파리 패션위크를 통해 지켜본 결과 시몬스는 평단을 사로잡은 반면 슬리먼은 업계로부터 큰 점수를 딴 듯 보인다고 미국 패션 일간지 WWD가 최근 전했다.
평론가들은 시몬스가 「디올」의 아이콘이라 할 ‘바 재킷’에 초현대적 관점을 접목했다며 찬양에 침이 마르지 않는 분위기. 뉴욕타임즈 패션 담당 기자인 캐시 호린은 그의 쇼가 “판타스틱 그 자체”로 “「디올」 레디투웨어에 더할 수 없이 명료한 로드맵”을 제시했다고 호평했다. 반면 턱시도와 보헤미안 드레스에 대한 경외심을 드러낸 슬리먼 쇼에는 “새로운 패션 정신이 결여”됐다며 실망감을 나타냈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 패션담당 에디터 수지 멘크스 역시 시몬스에 대해서는 “기대치를 훌쩍 뛰어넘는21세기 모더니즘의 승리”라고 극찬한 반면 슬리먼에겐 “오마주를 뛰어넘어 보다 다이내믹한 경지로 나아가야 한다”고 촌평했다.
하지만 평단의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비웃듯 바이어들은 슬리먼에 열광하고 있다. 럭셔리 백화점 체인 바니스 뉴욕의 CEO 마크 리는“슬리먼이 모던, 섹시하며 매력적인 의상”을 선보였다며 “「이브 생 로랑」적인 것을 브랜드에 되찾아줬다”고 찬양했다. 「이브 생 로랑」 CEO인 폴 드뇌브는 “스프링 컬렉션에 대한 유통업계 반응은 폭발적”이라면서 “우리는 높은 수준의 수요를예측 했는데 그조차 뛰어넘을 정도로 주문이 물밀듯 밀려들고 있다”고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1968년생으로 동갑인 두 사람은 앞서거니 뒷서거니 여성복 업계에 입문했다. 시몬스는 「디올」에 오기 전 「질 샌더」에서 여성복 디자이너로 7년 경력을 쌓았다. 반면 2007년까지 「디올 옴므」에서 스키니룩 등으로 명성을 떨친 슬리먼은 여성복 디자인이 처음이다.
둘의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대목 중의 하나는 언론을 대하는 태도. 인터뷰를 꺼리지 않는 시몬스는 이미 자신의 트레이드마크 가운데 하나인 미니멀리즘을 “「디올」의 세계로 끌어들이는 것도 재미있겠지만 나는 또한 관능, 선정성, 자유를 추구한다”면서 “구속으로부터의 해방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메시지가 될 것”이라는 출사표를 던진바 있다.
반면 슬리먼은 지난 8월 보그 파리와의 이메일 인터뷰 한차례를 제외하곤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사진>「디올」과 「이브생로랑」의 신임 CD 라프 시몬스(왼쪽)와 에디 시몬스에 대해 엇갈린 평가들이 나오고 있다. 출처:WW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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