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성민’ 이름 석자가 패션 업계에서 다시금 빛나고 있다. 캐주얼 시장이 잘 나가던 2000년대 중후반, 「콕스」 「애스크」로 연타석 홈런을 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주인공. 2010년 이후 저성장 곡선 속에서도 「지프」 「홀하우스」 「존화이트」를 히트시키며 탁월한 경영자로 높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패션 시장의 성장기 시대를 이끌었던 수많은 스타 디렉터, 경영자가 줄줄이 낙마하는 속에서도 그는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고 있어 많은 사람들이 그만의 비법을 내심 궁금해 한다.
“비법이요? 특별한 비법이랄 게 있나요. 열심히 하는 만큼 성과가 나오는 거죠…‘하나만 꼽으라면 사람’입니다.”
만나자마자 “다들 어렵다는데 유독 이 회사만 잘 되는지”를 캐묻다시피한 기자에게 김성민(51) 대표는 별 비법이 없다고 손사레를 친다. 하지만 결국은 ‘사람’이라는 두 글자를 토해냈다.
“결국은 사람입니다. 돌이켜보면 한섬 정재봉 사장님이나 데코 이원평 회장님 같은 1세대 오너들은 사람을 소중하게 여기셨습니다. 지금 잘 나간다는 디렉터 가운데 상당수가 그 당시 일을 배운 사람들인 것만 봐도 알 수 있지요. 그런데 요사이 패션 기업에서는 사람보다 시스템이 우선입니다. 결국 단순 기능을 하는 사람만 많고 생각할 줄 아는 사람들이 없어졌어요.”
김 대표는 패션 기업이 어려운 이유를 인재 육성에서 찾았다. “회사 일을 능동적으로 자신의 일처럼 즐기며 하는 직원보다 단순히 ‘월급쟁이’에 만족하는 직원들이 늘어난 것은 사람을 중요시 하지 않는 기업 문화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20대 소비자들이 많이 변했다고 하면서 20대 직원들이 달라진 것은 생각하지 않습니다. 물론 사회가 많이 변했습니다. 그런데 경력자들을 가만히 살펴보면 대다수가 “우리 때는…”을 입에 달고 삽니다. 당장 내 옆에 있는 직원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데 어떻게 소비자를 이해할 수 있을까요. 달라진 신세대 직원들과 함께 어떻게 성과를 낼지 다시 고민해야 합니다.”
그는 ‘소비자들은 엄청난 속도로 변화하는 데 패션 기업의 조직 구성과 업무 내용은 10년 전과 비교해 별반 달라진 것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기존 기업들이 불황 핑계를 댈 때에도 새로운 스타는 항상 등장하고 있다는 점도 잊지 않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시장의 변화는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것”이라며 “최선을 다해 흘러가는 방향을 예측하고 그에 걸맞는 구조를 만들어야지, 그 자리에 앉아서 세상 탓을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가 말하는 자연스러운 시장 흐름은 소비자들의 구매력 저하로 인한 SPA 브랜드의 활황과 동시에 개성화된 패션화를 통한 다양한 시장의 공존이다.
김 대표는 “SPA가 잘 된다고 해서 많은 기업들이 그쪽으로 몰려가는데 SPA는 20~30년 이상의 기간 동안 조성된 기반이 있어야 성공할 수 있는 시장”이라면서 “국내 기업들은 그 시간을 돈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과연 몇 개나 살아남을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그가 내놓은 해결 방법은 ‘각자 자기 그릇에 맞는 시장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김성민 대표는 “우리 패션 시장도 선진화하는 과정에서 다양성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면서 “예전처럼 메가트렌드를 좇지 않더라도 각각의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명확하고 상품 품질만 충분하다면 소비자들에게 얼마든지 인정받을 수 있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사진> 모든 것에서 완벽함을 지향하는 김성민 대표는 사진 촬영을 거부하고 직접 본인 사진을 제공하는 면밀함을 보였다.
김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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