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본을 지키는 디자인, 마니아층 두터워
“「더룸」하면 ‘믿을 수 있는 옷’이라는 인식이 퍼졌으면 좋겠어요. 눈으로 볼 때 예쁘고 화려한 것보다 입어봤을 때 편안하고, 멋진 옷을 만들고 싶어요.”
정원경(33) 디자이너는 디자인 철학이 분명하다. 완성도는 좋은지, 입었을 때 불편한 곳은 없는지, 세탁이나 관리가 편한지 등 실용적인 면을 중요시한다.
소재, 품질 등 ‘옷의 기본이 되는 것에서 정도를 걷겠다’는 것이 정 디자이너가 4년 간 「더룸」을 운영해오며 지켜온 원칙이자 노하우다. 여기에 브랜드 이름 「더룸(The loom)」은 베틀이라는 뜻에 ‘정성스럽게 옷을 짓겠다’는 정 디자이너의 마음을 담았다. 그에게 디자이너로서 목표에 대해 묻자 “좀 더 완성도 있는 옷을 만들어 인정 받고 싶다”는 야무진 대답이 돌아왔다.
“간혹 사람이 묻힐 정도로 옷이 화려해서 옷만 둥둥 떠 보이는 경우가 있잖아요. 저는 그런 것보다 「더룸」의 옷을 입은 사람이 반짝반짝 빛났으면 좋겠어요. 사람을 빛나게 하는 담백하고 정직한 옷을 만들고 싶어요”
정원경 디자이너가 ‘내가 입고 싶은 옷을 만들자’라는 생각에서 출발한 「더룸」은 언제 어디서나 편하게 입기 좋은 옷으로 소문이 나 20~30대 여성 고객 사이에 반응이 뜨겁다. 불황 속에서도 꾸준히 신장세를 보이며 여성복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다져가고 있다. 「더룸」은 인디브랜드페어, 백화점 팝업스토어, ‘브릿지11’과 콜래보레이션 등 적극적인 행사 참여를 통해 이름을 알려왔다. 깊은 내공은 매 시즌 선보이는 의상에서 묻어나는데, 이번 시즌은 입생로랑 ‘르 스모킹’에서 영감을 받아 매니시 룩을 여성스러운 감각으로 풀어냈다. 턱시도 재킷, 블라우스 등의 아이템을 새롭게 재해석하는 것처럼 하나의 콘셉 아래 절제된 디자인과 독특한 디테일이 공존하는데, 주목을 받는 것은 그 중에서도 가장 베이직한 아이템이다. 트렌드를 민감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대신 기본적인 틀을 지키는 것에 주력한다.
“저는 시즌마다 ‘이거 해보면 재밌겠다’ 싶은 콘셉을 표현해요. 그러다보니 오히려 유행을 타지 않는 편이고 오래 입을 수 있죠. 보통 S/S시즌에 여성스러움을 강조한다면, F/W 시즌에는 남성적인 면을 드러내는 식으로 변화를 주고 있어요.”
국내 유통은 『에이랜드』 『플로우』 『랩5』 등 오프라인 편집숍과 『29cm』 『W컨셉』등 온라인 편집숍을 병행한다.
“지금도 「더룸」 옷을 입은 고객을 보면 설레고 신난다”고 말한 정 디자이너는 “매장 안에 걸어 두는 것 만으로는 「더룸」의 스타일이 무엇이다라고 한마디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이 아쉬워요. 단순 판매 목적보다 디자이너 브랜드의 감성을 보여줄 수 있는 패션쇼를 열고 싶어요”라고 덧붙였다.
정민경 기자
jmk@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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