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의 역사》는 역사적 맥락을 축으로 시대별로 등장한 디자이너들에 대한 논평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아울러 아르누보에서 포스트모더니즘과 그 이후까지, 세계적으로 부상했던 주요한 디자인 운동과 디자이너들간의 연관성을 명확하게 밝히고 있다.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디자인이라는 독립된 분야, 디자이너라는 직업이 성립한 시기는 기계를 이용한 대량생산이 확산되던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사이다. 따라서 20세기 디자인의 흐름을 본다는 것은 곧 디자인의 전체 역사를 안다는 것과 같은 뜻이다. 저자는 20세기 디자인 100년의 기간을 여섯 단계로 나눈다. 각 시기의 특징은 ‘새로운 세기’, ‘보수적 모더니즘’, ‘진보적 모더니즘’, ‘새로운 모더니즘’, ‘작용과 반작용’, ‘새 천년을 향하여’라는 주제어로 제시되며, 각각의 단계가 시작되는 첫머리마다 그 시기에서 가장 중요한 스타일 운동의 기원과 배경을 정리·요약했다.
이 책에서는 저자가 디자인의 역사적 변모를 서술하는 방식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이 책은 일반적인 통사적 서술구조를 따르지 않기 때문이다. 저자는 각 시기를 대표하는 위대한 디자이너를 선정하여 생애와 작품을 소개함으로써 각 시기의 성격을 규명한다. 예를 들어 현대 디자인이 성립하는 시기인 ‘새로운 세기’를 대표하는 디자이너로 이 책은 오토 바그너, 카를로 부가티, 앙리 반 데 벨데, 엘지 드 울프, 엑토르 기마르,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찰스 레니 매킨토시, 피터 베렌스, 요제프 호프만, 빈 공방 등을 제시한다. 그리고 각 디자이너의 디자인 이론과 경력, 작품 등을 두 쪽 또는 네 쪽 속에 요약, 배치하여 한눈에 파악하기 쉬운 편집체제를 채택하고 있다.
또한 이 책의 특징은 풍부한 화보 자료다. 디자인 실기를 다룬 책이라면 모를까, 디자인 이론을 소개하는 책에서는 일반적으로 구체적 시각자료를 소홀히 하기 십상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디자이너들의 대표적 작품을 중심으로, 500점이 넘는 전면 컬러 화보를 큼지막한 도판으로 배치했다. 디자인에 관심 있는 독자들이라면 유명 디자이너의 작품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를 무엇보다도 원할 터이기 때문이다. 물론 화보자료가 풍부하다 해서 텍스트 정보의 내용이 빈약한 것은 절대 아니다. 각 시대와 인물을 이해하는 데 가장 핵심이 되는 내용을 간략하게 요약한 텍스트 정보는, 500여 점의 컬러 화보와 어우러져 독자들의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키기에 안성맞춤이다.
디자이너는 생산과 비즈니스를 이어주는 매우 영향력 있는 중개자의 역할을 해왔다. 이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저자는 가구에서 자동차, 건축에서 그래픽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디자인의 모든 영역을 두루 살핀다. 덕분에 디자인 이론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이름을 들어봤을 만큼 국제적 명성을 얻고 있는 저자 페니 스파크(Penny Sparke)의, 디자인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확인하는 일 또한 이 책을 읽으면서 찾아낼 수 있는 쏠쏠한 재미 가운데 하나다.
지난 100년 동안 세계적으로 일어났던 가장 중요한 디자인 운동을 탐색하면서 한 세기 동안 가장 큰 영향을 끼쳤던 디자이너들의 성공과정을 추적하고 있는 《디자인의 역사》는, 생동감 있으면서도 매우 친근한 방식으로 정보를 펼쳐 보이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은 디자인 찬미서임과 동시에 풍부한 교육적 자료를 제공하는 광범위한 참고서적으로서, 디자인 전공자는 물론 스타일을 추구하는 일반인들에게도 흥미로운 책이 될 것이다.
디자인의 역사
페니 스파크 지음 / 김난령 옮김
도서출판 예경 / 20004년 8월 / 276페이지 / 38,000원
<자료제공=도서출판 예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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