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하고 복잡한 디자인들도 간단한 형태로 부터 발전한 것이다. 디자인 공부를 하는 사람들이 처음부터 복잡하고 화려한 형태들을 다루게 되면 조형적 소화 불량에 걸리게 된다. 비례공부는 간단한 형태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작은 것이 아름다운 것은 첨단 반도체 기술에만 해당되는 사항은 아니다.
음악을 하는 사람이 절대 음정을 얻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소리만 듣고 그 소리가 어느 음에 해당하는 지를 알아차리기란 왠만한 감각과 훈련이 없이는 어렵다. 마찬가지로 절대적인 비례감각도 많은 훈련과 경험이 없으면 얻기가 어렵다.
디자이너들이 그림을 그리거나 형태를 만드는 모습을 옆에서 보면 마치 마술을 부리는 것같다. 그냥 슥슥하면 그림이 나오고 형태가 만들어진다. 보통의 유전자를 가진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처럼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사실 선 하나를 그을때, 면을 하나 잡아나갈 때도 노련한 디자이너들의 머리 속은 수많은 계산으로 바쁘다. 이렇게 하면 좋을까? 저렇게 하면 좋을까? 눈으로 순식간에 수천 가지의 시뮬레이션을 해 가면서 손을 움직인다. 뛰어난 디자이너일수록 계산 속도가 빠르다. 그래서 종이 위를 빠르게 움직이는 손보다 빠르게 최적의 형상을 지시한다. 이런 속도는 타고나기 보다 수 많은 시행착오와 수련으로 만들어진다.
벽돌 쌓듯이 공부하기
비례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비례 감각이 뛰어난 디자이너들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가장 뛰어난 비례를 쉽게 찾아낸다.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비례란, 수많은 관계의 그물망으로 연결되어 있어서, 최적의 상태를 계산하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하지만 능숙한 디자이너들은 마치 최전방 공격수가 순식간에 공을 몰고 들어가서 골을 넣듯이 순식간에 가장 적절한 비례로 조절한다, 그러나 이것은 갑자기 얻어지는 능력이 아니다. 이런 능력을 가지고 있는 디자이너들의 뒤에는 엄청난 양의 세월과 노력의 투자가 있었다는 것을 보지 않으면 안된다.
최고급의 디자인이 실시간으로 우리의 눈을 두드리는 현실을 참아내며 밑도 끝도 없는 공부를 해야 하는 것은 여간한 고역이 아닐 수가 없다. 하지만 디자인을 공부하는 사람은 어느 정도의 수준에 오르기까지 옆도 보지 않고, 뒤도 보지 않고 단순하기 그지 없는 형태들을 부여잡고 있어야 한다. 기본 실력을 배양할 때는 좀 무식한 자세가 필요하다.
간단한 비례의 감 잡기
형태 요소가 많아지면 비례관계가 복잡해지기 때문에 비례의 감을 얻기가 힘들다. 따라서 처음에는 욕심을 부리지 말고 쉬운 형태부터 연습해나가는 것이 좋다. 비례를 공부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변화를 주면서도 통일감을 유지 하는 것이다.
앞에서 구조를 공부할 때와 똑같다. 좋은 비례는 적당히 균형이 깨지면서도 균형이 잡혀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넓은 데는 아주 넓게 하고 좁은 데는 좁게 해서 강하게 반발하면서도 견고하게 결합시켜 주는 것이 좋다.
<그림 1>에서 처럼 화면 한가운데에 삼각형이 들어간다고 해보자. 이것은 비례의 원리로 본다면 좋은 비례가 아니다. 왜냐하면 <그림 2>처럼 모든 면들이 거의 비슷한 크기로 나뉘기 때문이다. 이렇게 비례가 거의 비슷하게 나뉘면 조형적 긴장감이 떨어져서 미적 감흥을 유발하지 않는다.
<그림 3>처럼 삼각형을 왼 쪽 상단부로 옮기면 아래 쪽과 오른 쪽에 여백이 많이 생기고, 반대쪽에는 면이 좁아지기 때문에 변화가 생긴다.
<그림 4>처럼 구체적인 비례를 따져 보면 앞의 경우보다는 훨씬 비례가 잘 나누어졌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안 쪽에 그어진 각각의 점선을 보면 길고 짧게 나뉘어지는 비례의 리듬이 모두 변화가 있으면서도 안정되어있다.
비례연습
세밀한 비례감각을 키우기 위해서는 평면의 면 분할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처음부터 복잡한 형태를 다루기는 어렵기도 하거니와, 조형요소가 적을수록 세밀한 비례감각이 필요하기 때문에 비례연습을 하기에 아주 효과적이다.
<그림 5>처럼 사각형 면에 직선을 4개만 넣어서 면 분할을 해보자.
처음에는 위의 경우와 같이 면과 면의 넓이나 폭을 비슷하게 나누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면의 변화가 무던하게 되면, 바득판을 보는 것처럼 조형적으로 재미가 없어진다. 물론 조형적으로 튀지 않게 해주어야 할 경우에는 이런 비례를 구사해 주어야 한다. 무조건 변화가 심하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상황에 따라 적절한 비례를 구사하는 것이 좋다.
어쨋든 위의 면 비례를 좀 역동적으로 조절해 주면 <그림 6>과 같이 정리 할 수가 있겠다.
넓은 면은 아주 넓게 해 주어 전체의 골격 역할을 하고, 중간 크기의 면이 보조 역할을 하고, 아주 좁은 면이 변화를 주고 있다. 이렇게 각
최경원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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