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복, 정장·캐주얼 경계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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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트부터 진바지까지 원스톱 매장 속속 등장

2012-10-15 오후 5:15:22

미국 캐주얼 브랜드 「간트」는 매출에서 블레이저 등 정장 단품류가 차지하는 비중이  20%에 이르고 있다. 반면 정통 정장 브랜드인 「제나」,「카날리」 등에서는 갈수록 캐주얼한 색상과 디자인 등을 더 많이 선보이고 있다.


미국의 럭셔리 백화점 「삭스 피프스 애비뉴」의 맨해튼 플래그십에서는 최근 남성복 매장에 대한 의미심장한 수술이 단행됐다. 7층에 있던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스포츠웨어 매장을 한층 내려 보내 같은 브랜드의 양복 매장에 통합하고, 6층의 「랄프 로렌 블랙 라벨」정장 점포는 한층 올려 동일 브랜드의 스포츠웨어 매장과 합치도록 한 것. 두 개로 쪼개졌던 매장이 하나로 모아지면서 한 공간 안에 브랜드가 가진 정장부터 캐주얼점퍼, 와이셔츠에서 면바지, 장신구까지 모든 상품 라인이 집결했다. 이에 따라 고객 역시 여기저기 옮겨다닐 것 없이 수트부터 T셔츠까지 대부분의 남성복 카테고리에 대한 수요를 한자리에서 충족시킬 수 있게 됐다.
또다른 백화점인 「바니스 뉴욕」의 매디슨 애비뉴 플래그십 역시 지난 봄 다섯 종류의 남성복 브랜드에 대한 매장 이동을 단행했다. 1층에 전시됐던 「에르메네질도 제냐」, 「브리오니」, 「키톤」, 「이사이아」, 「안드레아 캄파냐」의 스포츠웨어 라인을 이 브랜드들의 수트 매장이 있는 7층으로 올려 보냈다. 한 층만 둘러보면 영향력있는 이탈리아 브랜드 다섯 곳의 정장과 스포츠웨어 모두를 조망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남성복 브랜드에서 정장과 캐주얼웨어 사이의 경계가 무너지는 현상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삭스 피프스 애비뉴」 관계자는 “「조르지오 아르마니」와 「랄프 로렌」의 매장 통합을 마지막으로 우리 백화점에는 더 이상 수트 부문과 스포츠웨어 부문이 별도 매장이 아니라, 하나의 매장으로 통합되었다”고 말했다.
경계의 붕괴는 매장 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스포츠웨어 회사들의 컬렉션에 정장 아이템이이 핵심 요소가 추가되어 가는가 하면, 수트 브랜드가 스포츠웨어 분야로 공격적 영역 확대를 꾀하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에르메네질도 제냐」, 「카날리」,「키톤」, 「이사이아」, 「코르넬리아니」 등 전통 정장 브랜드들이 신성장 동력을 찾아 속속 스포츠웨어 분야로 뛰어들었다. 반면 「벤 셔먼」, 「오리지널 펭귄」, 「빅토리녹스」 같은 캐주얼 업체는 갈수록 더 많은 정장 아이템을 기존 라인에 통합하고 있다. 심지어 「애크니」,「디젤」 같은 데님 브랜드들도 정장 영역을 넘보기 시작했다.
철옹성같던 정장과 캐주얼의 경계가 무너져 가는 것은 갈수록 일상에서 근무복과 평상복의 구분이 사라지고 있기 때문. 자유로운 분위기와 창의적 사고가 강조되면서 회사마다 속속 「캐주얼 프라이데이」(금요일 자유복장 출근)를 도입하고 있다.
기존의 깎은 듯한 정장 대신 카디건에 타이, 스포츠 재킷에 진바지, 콤비 정장에 노타이 등 정장 및 캐주얼 아이템을 자유롭게 믹스매치하는 여유로운 출근복 문화가 만들어지고 있다.
이는 기존 남성복 시장에서 가장 강력한 지각변동 요인이 되고 있다. 컨설팅 업체 NDP 그룹에 따르면 지난 7월까지 1년간 미국 시장에서 상하의를 따로 매치해 입을 수 있는 콤비 정장과 스포츠 재킷의 매출은 각각 15% 및 8% 증가한 반면 재킷과 슬랙스가 한 벌로 갖춰진 네스티드 수트 매출은 15%나 감소했다.
정장 브랜드는 브랜드대로, 캐주얼은 그들대로 생존과 성장을 위해 토털 브랜드 업체로의 변신을 꾀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손정숙 객원기자
sjs@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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