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신동 봉제인들의 사랑방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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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귀성 서울의류봉제협동조합 회장

2012-10-15 오후 4:30:46


“모두 봉제 공장에는 관심이 없어 안타깝습니다. 아무리 디자인을 잘해도 옷을 잘 만들지 않으면 소용이 없잖아요.”
서울 창신동 봉제 공장들의 사랑방을 만들려고 불철주야 뛰고 있는 박귀성 서울의류봉제조합 회장(53). 5년 전 봉제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대표 11명이 모여 친목회를 시작해 하나 둘 회원이 늘면서 지금은 178명이 가입했다. 매월 둘째 주 금요일 오후 9시면 어김 없이 모이는데 7~8명씩 회원이 늘고 있어 이제는 정식 단체를 만들어야겠다는 의견들이 자연스럽게 모아졌다.
“오는 12월 협동조합법이 개정되면 지식경제부의 정식 인가를 받아 서울의류봉제협동조합으로 탄생하게 됩니다. 현재 창신동에만 2800개 봉제 공장이 있는데 1000개 봉제 공장이 회원으로 들어오도록 하는 것이 우선 목표입니다.”
창신동은 오래 동안 변화가 없이 옛 모습을 유지하고 있어, 이곳 봉제 공장 대표들은 경력 30년이 넘은 경우가 부지기수. 박 회장이 운영하는 영진사도 1992년에 설립되어 20년이 됐다. 1987년 봉제 인생을 시작한 뼈 속까지 봉제인이다. 면 바지를 주로 만드는데 하청 공장까지 포함해 월 2만 장을 소화할 수 있다고.
“처음에는 가까운 업체 대표들이 모여 창신동 봉제 공장들을 어떻게 살릴까 고민하곤 했어요. 그러다 점차 일손도 달리고 일감도 부족해 이를 도와주는 역할을 맡을 구심체가 필요했습니다.”
일감이 많을 때는 토요일이나 공휴일도 쉬지 않고 매일 오전 9시에 나와 오후 11시까지 일했는데 이제는 추석이 지나도 일감이 없어 쉬어야 할 지경이다.
“창신동 봉제 공장들은 대량은 소화를 못해도 소량 주문은 어떤 옷이든 못 만드는 것이 없어요. 30여 군데 하청 봉제 공장을 연결할 수 있는 업체도 많습니다. 패션 업체들이 관심을 갖는다면 서로에게 도움이 될 겁니다.”
조합이 결성되면 인력과 일감을 연결해주는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지금도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며 사업자등록을 내는 것도 도와 주고 있다. 공제조합을 운영해 재봉사 등 다양한 원자재와 비품을 값 싸게 공급하기도 하고 회원 업체 가족들이 생산한 농산물도 공급해 주는 사업을 하고 있어 회원들이 모두 좋아한다. 수익이 발생하면 조합과 회원이 나누기로 했다.
“앞으로 회원 업체의 공장 환경도 바꿔야 하고 제값 받기도 실천하려 합니다. 계기가 주어진다면 창신동에 운영비가 저렴한 아파트형 공장을 만들어 회원들을 입주시켰으면 합니다.” 평생 고생만 했다고 말하는 박 회장의 얼굴에서는 희망이 보였다.



김경환 기자
nwk@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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