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저우 쇼핑몰서 첫 단독 매장 전개
짙은 선글라스에 구불거리는 헤어와 잘 정돈된 콧수염, 폭이 넓어 치마처럼 보이는 바지까지 한 번 보면 절대 잊을 수 없는 독특한 외모의 배상기 디자이너(26).
그가 건넨 명함 또한 남달랐다.
명함은 한글 대신 영어와 중국어로만 기재되어 있었다. 해외 진출을 목표로 하는 브랜드다 보니 명함도 ‘맞춤형’으로 제작했다고 한다.
“다음주에 또 중국 출장갑니다. 항저우 쇼핑몰 입점 준비 때문에 이것 저것 챙기느라 바쁘네요. 이번에 들어가면 본격적으로 인테리어 공사에 착수할 예정입니다. 주변에 7개 대학이 밀집해 있는 곳이라 타깃층과도 잘 맞아떨어져 매출에 대한 기대감도 큽니다.”
올 가을 중국 항저우에 첫 단독 매장을 오픈하게 된 배상기 디자이너는 중국을 오가며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브랜드를 론칭한지 이제 10개월 남짓한 신진 디자이너지만 그는 중국 시장 진출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중국에서 3년간 디자이너로 일했던 적이 있거든요. 덕분에 생산 방식, 유통 구조를 배웠고 현지 문화와언어도습득할 수 있었죠.”
배 디자이너는 한국으로 돌아와 패션 마케팅 경력자 오현규(28), 생산 프로모션을 하던 최현(26)과 함께 남성복 브랜드 「키헨」을 기획하며, 중국시장을 타깃으로 삼자고 제안했다.
“중국은 굉장히 비전 있는 시장이에요. 규모가 큰데다 최근 패션에 대해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늘며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거든요. 또 한국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요. 그래서 브랜드를 기획할 당시부터 중국 시장을 수익 기반으로 삼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론칭 이후 그는 프랑스 후즈넥스트, 프리뷰인서울, 인디브랜드페어 등 국내외 패션 전시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브랜드를 알렸다.소규모 독립브랜드가 한 자리에서 많은 바이어를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꾸준히 전시회를 찾아다녔더니 이제는 먼저 연락을 해오는 바이어도 많아졌다고 한다.
「키헨」의무기는 ‘독창성’이다.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유니크한 디자인은 그의 아픔에서 비롯됐다.
“원추각막이라는 희귀병을 앓았어요. 각막이 서서히 얇아져 사물이 왜곡되서 보이고 더 악화되면 실명까지 이를 수 있는 무서운 병이죠. 다행히 지금은 더 이상 시력은 떨어지지 않지만 모든 사물이 겹치거나 번져보이고 있어요.”
그는 새롭게 얻은 ‘시각’을 디자인으로 풀어냈다. 특히 대칭이 완벽한 곤충을 자신만의 해석을 통해 언밸런스한 실루엣, 이중적인 디테일로 표현해 다소 파격적이고 실험적인 컬렉션을 완성했다.
배상기 디자이너는 “특이하기만 한 옷은 아니에요. 많은 바이어들이 요즘 트렌드와 부합한다며 팔릴 옷, 수익을 낼 수 있는 디자인이라고 평가 했거든요. 앞으로 중국생산을 할 예정이어서 가격 경쟁력 또한 확보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최은시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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