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M」이 국내 상륙한지도 2년 반이 지났다. 명동 눈스퀘어에 오픈한 1호점에 연이어 명동에 또 하나의 매장을 낼 때만해도 「H&M」이 글로벌 SPA 브랜드 중에는 후발주자인 만큼 매장 확대에 빠른 속도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2년 반이 지난 올 8월말 현재 아직 매장수가 9개에 불과하다. 9번째 매장인 여의도 IFC몰에서 한스 안데르손 대표를 만났다.
경쟁 브랜드에 비해 매장 확산 속도가 더디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빠른 속도도 중요하지만 정확한 장소에 들어가야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H&M」의 기준이 되는 2000㎡ 이상의 매장 면적과 층수가 높은 것보다 바닥 면적이 넓어야 한다는 점 등 몇 가지 중요한 포인트가 잘 맞아야 한다. 「H&M」은 해당 국가에서 초기 오픈하는 15개 매장에 심혈을 기울인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초반에 안정적인 기틀을 다져야 한다는 원칙 때문이다.”
그렇다면 지난 2년 반동안 「H&M」은 어떤 성과를 거뒀나.
“무엇보다 「H&M」을 아끼고 사랑하는 500여명의 패밀리를 얻었다는 점이다. 우리는 우리를 ‘코리안 팀’으로 부른다. 「H&M」만의 강점을 꼽으라면 가족 같은 기업 문화가 있다는 점이다. 창업자에서 그 손자로 경영자는 바뀌었지만 그 원칙은 꾸준히 지켜지고 있다. 특히 한국 직원은 세계적으로도 찾아보기 힘든 에너지와 능력을 갖추고 있다. 자발적이고 모범적이다. 그들에게 감사를 표한다.”
세계적으로도 경기가 좋지 않지만 한국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다. 「H&M」은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
“다행스러운 것은 「H&M」이 한국 시장에서 안정적인 스토어 환경을 구축했다는 점이다. 중요한 장소에 적절히 포지셔닝하고 있다. 위기 상황을 통제할 수 없다면 큰 문제겠지만 현재 환경은 제어가 가능한 수준이다. 오히려 향후 5년 사이 새로운 기회가 찾아올 것으로 생각한다. 한국은 아직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이다. 「H&M」의 성장 가능성도 높지만 「COS」 등 후속 주자들도 대기하고 있다. 그 사이에서 중요한 것은 안정적인 성장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다.”
「H&M」만이 갖고 있는 장점이 있다면.
“많은 브랜드들이 좋은 품질의 상품을 빠른 속도로, 싸게 판매한다. 하지만 「H&M」의 스토어 매니지먼트는 세계 최고라고 자부한다. 단일 매장 기준으로 판매사원이 가장 많다. 매장별로 비주얼 머천다이징(VM) 전담 인력도 10명이 넘는다. 그들은 자신의 책임을 분명히 알고 임무를 완수한다. 또 그에 따른 보상이 뒤따른다. 일을 통해 즐거움과 성장을 동시에 취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회사라고 생각한다.
인원을 비용으로만 보면 구성될 수 없는 구조다. 이는 결국 매장에서 긍정적인 에너지로 표출된다. 지금 당장 「H&M」 매장에 가 보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향후 「H&M」의 계획이 궁금하다.
“「H&M」은 해당 국가에 진입해 3년간은 론칭 기간으로 생각한다. 이 관점에서 우리는 이제 론칭 기간을 마무리하고 있는 단계다. 감사하게도 일단은 성공적이다.
성장률 면에서 전 세계 진출 국가 중에 손꼽을 정도다. 매장 확대는 「H&M」의 중요한 관심사다. 아직 입점하지 못한 대도시가 많다. 끊임없이 새로운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기 때문에 속속 신규 오픈 소식을 전할 수 있을 것 같다.”
최근 한국의 SPA 브랜드들이 속도를 내고 있다. 그들에 대한 평가와 조언해줄 말이 있다면?
“한국 사람들의 에너지와 스피드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패션 기업들의 수준도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멀리 내다보지 못하고 성급하게 움직인다는 느낌을 받는다.
주변 브랜드들과 경쟁에서 이기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우리의 고객이 지금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뜬구름 잡는 소리로 들리겠지만 고객의 소리를 듣는 것, 거기서부터 출발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김정명 기자
kjm@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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