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V드라마 시리즈 ‘섹스앤더시티’와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의상 감독으로 유명한 스타일리스트이자 디자이너 패트리샤 필드(Patricia Field)가 지난 3일부터 7일까지 5일 간의 일정으로 방한했다.
그의 이번 방한은 지식경제부와 한국패션협회가 주관하는 ‘글로벌 브랜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열리는 뉴욕 팝업 스토어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참여 브랜드들과 교류를 갖기 위해 이뤄졌다.
글로벌 브랜드 사업의 전략적 파트너로 뉴욕 팝업 스토어 기획과 운영을 총괄하는 패트리샤 필드는 방한 일정 동안 MK트렌드의 「버커루」 아이올리의 「플라스틱아일랜드」 보끄레머천다이징의 「모린꼼뜨마랑」을 방문해 브랜드 상품과 콘셉을 꼼꼼히 살폈으며 뉴욕 시장에서 통할 수 있도록 스타일링 팁을 제안했다.
먼저 한국 브랜드들을 살펴본 느낌이 어떤가
“아주 인상적이다. 제품 하나하나를 놓고 봤을 때 세계적인 브랜드와 견줘도 손색이 없다고 생각한다. 디자인·컬러·소재 어느 것 하나 모자라지 않는다. 하지만 스타일을 만들어내는 능력은 아직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전통적인 틀 안에 갇혀있다. 지금까지 룰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을 깰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한국 패션산업에 대한 인식은 어떤가
“한국 패션 산업 전체를 논하기에는 아는 바가 부족하다. 그러나 단편적인 정보만 놓고 보더라도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한국 사람들은 액티브한 에너지가 넘친다. 또 새로운 일에 대한 도전 정신과 해내고자 하는 의지가 투철하다. 지금처럼 전세계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매우 중요한 덕목이라고 생각한다.”
방문한 브랜드 외에 인상 깊었던 점이 있다면
“다른 분야는 잘 모르겠지만 영 패션은 굉장히 강력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어제 밤에도 동대문에서 쇼핑을 했고 지금 입고 있는 후드티셔츠도 바로 어제 동대문에서 구입한 것이다. 다른 지역에서 보기 드문 영 패션의 에너지를 느꼈다.”
한국 브랜드가 뉴욕에서 성공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가
“가끔 고향인 그리스를 방문할 때 젊은이들이 팝음악에 열광하는 것을 보는데 그 때마다 참 어색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면 ‘오리지낼리티’가 없기 때문이다. 그들의 것이 아니라 미국의 것을 그대로 따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K팝은 다르다. K팝은 그 자체가 오리진이다. 물론 각 나라별 음악의 좋은 점을 차용한 흔적은 있지만 재해석을 통해 K팝의 정체성으로 만들었다. 짧지만 한국 패션 산업을 본 느낌도 다르지 않다. 「버커루」의 예를 들면 미국 스타일도, 유럽 스타일도 아니다. 하지만 그 자체로 매력이 있다.”
뉴욕 팝업스토어는 어떤 식으로 구상하고 있나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 나에게 주어진 숙제다. 이번에 한국을 방문해 브랜드 관계자들과 깊이 있는 만남을 가졌다. 나는 개인 스타일링을 하더라도 그 사람에 충분히 파악한 후에 작업에 들어간다. 대상을 이해해야 리얼리티가 나오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뉴욕 현지인들이 한국 브랜드들을 보고 기억할 수 있는 특별함을 찾아 한국 브랜드만의 유니크 웨이를 보여주고 싶다.”
한국 패션 브랜드 관계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진심으로 한국 패션산업의 미래가 밝다고 생각한다. 자체 제조와 유통에 대한 경험이 풍부하고 디자인이 훌륭하다. 무엇보다 긍정적인 에너지가 넘치기 때문에 매우 큰 미래(Bigger Future)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 보완해야 한다면 국제 통상 시스템에 익숙해져야 할 것이다. 미국은 백화점 입점과 관련해서 처리해야 할 서류 작성만해도 분량이 엄청나다. 이 과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으면 분명한 페널티가 가해진다. 백화점과 원활한 비즈니스 소통이 가능한 전문가가 있어야 하고 글로벌 물류 시스템이 필요할 것이다.”

글로벌 패션 브랜드 육성 프로젝트는?
지식경제부가 2009년부터 2015년까지 7개년에 걸쳐 국내 유망 브랜드를 발굴,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하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2009년 시작 당시 12개 업체를 선정했고, 매년 재선정 작업을 거쳐 2015년에는 최종 3개 업체만 남게 된다. 이번 뉴욕 팝업 스토어에는 올해 선정된 9개 업체 가운데 3개 업체가 참여한다.
뉴욕 팝업 스토어는 패트리샤 필드의 진두지휘아래 10월 말부터 약 1개월간 진행할 예정이다. 현지의 패트리샤 필드 팀이 프로젝트 전반에 참여해 현지 백화점 및 산업계 리더와 패션 관계자들을 초청해 한국 브랜드의 장점을 알리고 나아가 실질적인 바잉구조 이해를 도모하기 기획되었다. 또한 패트리샤 필드가 주관하는 애프터파티를 열어 한국 브랜드의 문화적인 가치를 전달하고 현지 패션 관계자들과 국내 기업 사이의 가교 역할을 기획하고 있다.
김정명 기자
kjm@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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