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물 수출 업계가 어렵게 오더를 받고도 연사 캐퍼를 못 구해 비상이 걸렸다. 연사란 직물을 짜기 위해 실에 꼬임을 주는 가공 공정을 일컫는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유럽 재정 위기 여파로 불황기에 접어들면서 대부분 폴리에스터 직물이나 니트 직물 수출 업체들이 오더 가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하이멀티 치폰 등 일부 연사 직물에는 오더가 몰려 있다”면서 “그러나 블라우스와 드레스용 하이멀티 치폰 직물 생산에 필요한 연사 캐퍼가 부족해 원단 제직 시설이 없는 전문 수출 업체들은 딜리버리를 맞추기가 쉽지 않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서울∙경기 북부 등 수도권의 직물 수출 업체들까지 연사 캐퍼가 몰려 있는 대구∙경북 지역 연사 업체를 찾아 나서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이 불가능한 실정이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이는 과거 강연사 직물인 조젯트 등의 오더가 크게 줄면서 구조조정 과정에서 대부분 연사 업체들이 캐퍼를 줄이거나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최근 원단 생산 업체들이 자체적으로 연사기를 들여다 돌리고 있지만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연사기 3대 당 1명의 기능공이 필요하지만 연사기를 돌릴 기능공도 부족해 당면 해결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대구 직물 업계에 따르면, 연사료가 최근 75데니어 2400 TM 폴리에스터 직물의 경우 지난해 Kg당 1400원에서 2400원으로 올랐고, 니트 직물은 지난해 Kg당 600원에서 750~800원 수준으로 올랐다. 그런데 어렵다 보니 서로 확보 전쟁을 벌이며 웃돈을 주고도 캐퍼를 구하지 못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는 것이다.
폴리에스터 직물은 크게 사이징물과 연사물로 나뉜다. 사이징물은 원단을 제직할 때 끊김을 방지하기 위해 실에 호부 즉 풀을 바르는 공정을 거친 소재이고, 연사물은 원사에 꼬임을 주어 이를 사용할 경우 원단 표면이 까칠까칠한 소재를 말한다. 최근 사이징물은 중국산과의 경쟁력이 약화되며 오더가 거의 없고 있어도 소량에 머물고 있다. 반면에 폴리에스터 하이멀티 치폰이나 ITY 싱글스판, 아웃도어용 경량 박지 등 연사물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인기를 끌며 불황기에 효자 아이템으로 자리잡고 있다. 연사 업계에서는 과거 지나치게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고 현재 수요 급증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불안하므로 한꺼번에 캐퍼를 크게 늘리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수출 업계에서는 “연사 캐퍼를 늘리지 않고 비싼 연사료를 유지하는 것은 몇몇 업체들만 살겠다는 속셈이 아니냐”면서 “연사 캐퍼가 부족하다보니 원단 생지 생산이 줄면서 원단 가격도 오르고 있다. 해당 업체들이 캐퍼를 늘리지 않는다면 정부나 대구시라도 나서서 이를 늘리는데 힘써야 한다”고 토로했다.
또 “만약 현재와 같은 상황이 오래 지속된다면 중국으로 오더가 넘어가는 최악의 사태까지 올 수 있고, 그러면 생산이나 수출 업체 모두 공멸할 수 있다”면서 “충분한 연사기를 조속한 시일 내에 공급하고 기능공 교육에도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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