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트라 럭셔리 ‘희소가치’ 있어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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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6-01 오후 5:46:08

글로벌 금융 위기가 터지기 전에 럭셔리 브랜드의 최대 과제는 가능한 한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하고 더 많은 매출을 구축하는 것이었다. 과거 로열 고객 중심으로 움직이던 럭셔리 업계가 ‘돈 있는 고객이라면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친근한 브랜드로 인식이 전환된 것도 바로 이 시기였다. LVMH로 대변되는 럭셔리 브랜드 집합 제국의 수익 중심 경영 또한 그들만의 리그에서 움직이던 럭셔리 브랜드가 대중에게 다가가는 촉매제로 작용했다. 그 결과 럭셔리 브랜드는 더 이상 정통성의 유산이라는 프리미엄을 잃고, 좋게 말하면 ‘대중친화적인 브랜드’로 나쁘게 말하면 ‘값비싼 트렌디 브랜드’처럼 이미지 하향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아무리 값진 것이라도 주변에 산재하면, 본연의 가치와 소중함을 잃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인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럭셔리, 그들만의 리그의 필요성
럭셔리 업계가 뒤늦게나마 ‘정통성과 창의성, 품격’을 중시하는 이미지 마케팅에 돌입한 것도 럭셔리 브랜드의 정수를 지키기 위한 필연적 결과다. 즉 갈수록 트렌디화되며 ‘대를 이어 소통하는 브랜드’라는 고품격 이미지를 놓칠 경우, 럭셔리 브랜드의 장기적 수명에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낀 것이다.


간단히 말해 대중 친화적 이미지를 절제하고 소수의 충성 고객들과의 인연을 지속할 ‘그들만의 리그’를 넓히는 전략으로 방향을 수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그들만의 리그를 확보하기 위한 효율적 전략으로 등장한 것이 바로 고가의 울트라 럭셔리 아이템을 집중 배치하는 방안이다. 과거 럭셔리 업계가 그러하듯, ‘소수의 고객들에게 최대의 만족감을 제공하는 차별적 브랜드’라는 이미지가 장기적 성장의 해답으로 자리했다.


루이비통, 울트라 럭셔리 아이템 집중
이 같은 고가 전략을 주도한 것은 당연히 럭셔리 제국 LVMH다. LVMH의 대표 브랜드 루이비통은 위조 명품 업체의 집중 타깃이 되어온 로고 중심의 상품 대신 1만 달러 이상의 앨리게이터 가죽 백 과 염소 가죽으로 라이닝한 퍼 코트 등을 집중 배치하고, 맞춤 서비스를 강화하는 유통망을 효율적으로 정비하고 있다.



이제 너무나 흔해, 싫증을 느끼는 로고 중심의 디자인을 절제하고 로고 최소화, 울트라 럭셔리 이미지를 강화하는 제품을 주력 상품으로 개발, 이미지를 차별화하는 정책에 돌입한 것이다. 럭셔리 제국 LVMH의 매출 역군인 루이비통의 장기적 브랜드 이미지를 보호하는 것이 브랜드의 정통성을 강화하고, 로열 고객의 충성도를 유지하는데 유리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


그도 그럴 것이 루이비통은 LVMH 그룹 전체 운영 수익의 45%를 차지하며, 글로벌 경제 위기 때도 두 자리 숫자의 성장 파워를 과시한 황금 알이다.



루이비통의 수익은 약 84억1000만 달러로 아시아 마켓의 수요 급증으로 지난 7년간 두 배 이상의 매출


상승을 이뤄냈지만 그만큼 브랜드 희소성은 떨어졌고, 루이비통 모노그램 백은 가장 많이 팔리고 또 카피 되는 ‘흔한’ 상품이 되어 버렸다. 특정 고객층을 타깃으로 한 고가의 맞춤 백 생산에 초점을 맞춘 전략에 돌입한 것도 그 때문이다.


에르메스, 럭셔리의 미래
이 같은 고가 전략 선회는 위버 럭셔리 하우스 에르메스의 모델을 차용한 것으로, LVMH는 지난해 에르메스의 지분 22%를 비밀리에 인수, 논란을 일으킨 것도 너무 대중화된 럭셔리 업계에 위버 력셔리의 정통을 이어가는 에르메스의 브랜드 이미지가 럭셔리 마켓 선두를 놓치지 않기 위한 ‘해법’이라는 점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4000 유로에 달하는 고가의 에르메스 켈리 백은 수년간 웨이팅 리스트를 운영하고 있고 스네이크스킨 코트의 경우, 1만 유로에 달할 정도로, 고가 맞춤 브랜드 로서의 명성과 이미지를 지켜왔다.
또한 에르메스 가죽 제품은 대부분 수작업으로 이뤄져 작은 소품 하나도 ‘핸드메이드’ 이미지를 놓치지 않는다.



이를 참조로 루이비통 또한 고객이 8종의 동물 가죽과 26개 패턴 중 직접 선택한 디자인과 가죽으로 제품을 제작, 제공하는 맞춤 서비스 라인을 진행한다. 이 제품은 파리 외곽의 제작소에서 장인들이 4~6주간 수작업으로 진행, 위조품 생산 가능성을 최소화시킬 방침이다.


소비자를 제작 과정에 연계시킨 맞춤 서비스를 통해, 럭셔리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 이미지를 창출하고 고양시키는 작업을 진행하는 것이다. 너무 흔해진 브랜드 아니라 ‘남과 다른’ 쇼핑 경험과 제품을 구입한다는 이미지를 심어주려는 노력으로 루이비통은 에르메스처럼 길게 늘어진 웨이팅 리스트를 내심 기대한다.


또한 루이비통 아이템의 세일을 금하는 정책을 통해 세월을 넘어서도 가치가 살아있는 브랜드 이미지를 고양하는 것도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의 하나다. (그룹 차원에서 유통망 전략을 타이트하게 통제하는 것은 산하 브랜드의 유통망 관리에 다소 취약한 PPR보다 LVMH가 강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유통망 재정비, 희소성과 효율성 노려
한편 루이비통은 운영 수익 개선을 위해 기존의 유통망을 재정비, 마진을 높이고 ‘희소성’을 강조하는 효율적 마케팅을 병행할 방침이다.


이는 유통망 확장을 멈추겠다는 극단적 조치가 아니라 브랜드 이미지가 과소비 되지 않도록 하면서, 동시에 마진을 높일 수 있도록 기존의 유통망을 효율적으로 재정비하고, 신규 매장을 전략적으로 ‘배정’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LVMH는 지난해 루이비통 신규 매장을 하나도 오픈하지 않았는데, 매장이 지나치게 많아지면 브랜드 과도 노출로 소비자의 싫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판단한 동시에 기존의 매장의 면적을 확대, 소비자에게 보다 럭셔리한 쇼핑 경험을 제공하며 더 많은 선택이 가능하도록 다양한 머천다이징을 비치하는 전략을 추구한다. 즉 유통망을 적정수로 최적화 하되 단위 면적당 매출을 최대화하는 것이 요점이다.


실제로 파리 샹젤리제나 뉴욕 피브스애버뉴, 런던 본드스트리트 등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곳은 임대료가 높지만 의류부터 백, 수익성 높은 가죽 소품 등을 비치해 수익성을 높이이고 있다. 루이비통은 1000㎡ 이상의 신규 메가 스토어를 6개 오픈하고, 14개 기존 매장도 메가 스토어로 전환시키는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동시에 루이비통의 충성 고객, 혹은 맞춤 고객의 경우 기타 소비자들과 맞닥뜨리지 않은 독립된 살롱에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도 ‘차별적’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 나선 루이비통의 전략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글로벌 금융 활성기에 럭셔리 브랜드가 지나치게 ‘대중화’되면서 럭셔리 브랜드 자체 내에서도 가격과 품질에 따라 ‘계급화’ 되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는 분석이다.



예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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