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침체 속 그나마 기댈 곳은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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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5-25 오후 3:36:20

도무지 해법을 찾기 힘든 그리스 재정 위기가 채무 불이행 사태까지 악화될 위기에 몰린 지금, 지난 몇 년간 황금기를 누렸던 럭셔리 업계가 불안에 빠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특히 럭셔리 업계의 절대 성장 동력으로 자리한 중국의 경기 둔화가 지속화되면서 유럽의 혼란과 중국의 연착륙 분위기를 헤치고 나갈 비법 착안에 속이 타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17년 만에 재집권한 프랑스 사회당이 대폭적인 세금 인상 계획을 밝히고 유로존 국가의 정치 불안, JP 모건의 충격적 투자 손실까지 겹치면서 유럽과 미국, 아시아 지역 럭셔리 업계가 안심할 수 있는 마켓은 어느 곳에도 없다.


폴스미스 등 럭셔리 브랜드 매장 속속 오픈
이런 상황 속에서 서구 하이엔드 업체들이 기댈 수 있는 곳은 여전히 중국이다. 중국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있지만 중국 어패럴 마켓은 2020년까지 206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게다가 브랜드에 민감한 중국 소비자들에게 정통성 있는 서구 패션 브랜드가 파고 들 틈은 많고, 하이엔드 맨스웨어 마켓의 성장력은 그 어떤 시장보다 중국의 활력이 눈에 띤다.
패션을 즐기는 남성들이 가장 선호하는 브랜드의 하나, 폴스미스가 베이징에 메가스토어를 오픈한 것도 그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문을 연 465㎡ 규모의 베이징 플래그십 매장은 중국 본토 마켓을 확대하려는 신호탄으로 폴스미스는 추후 5년간 24개의 매장을 추가할 계획이다. 슬림하고 감각적인 수트, 대담한 컬러와 스트라이프로 유명한 폴스미스가 본토에 발을 디디면서 브랜드를 중시하는 세련된 중국 남성들을 타깃으로 한 서구 업체들의 중국 하이엔드 마켓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아시아 마켓을 노려 홍콩에서 기업 공개를 단행한 프라다 또한 중국 마켓 확대에 집중하고 있고, 살바토레페라가모 또한 추후 5년 이내에 중국 8개 도시에 신규 진입할 예정이어서 연이어 터지는 유럽과 미국의 금융 불안이 ‘중국만이 유일한 대안”이라는 하이엔드 업계의 믿음을 강화시켜 주는 듯한 분위기다.



기업 공개 이후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는 마이클코어스가 베이징에 다섯 번 째 매장을 오픈했다. 이달 초 베이징 신공플레이서 쇼핑몰에 위치한 2400㎡ 규모의 매장은 마이클코어스의 중국 내 다섯 번 째 매장으로 마이클코어스, 마이클마이클코어스 레디투웨어 및 액세서리 라인이 모두 비치되어 있다.
마이클코어스는 젊고 모던하며, 글로벌 스타일을 즐기는 베이징의 에너지가 그의 패션 세계와 서로 닮았다며 베이징 마켓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마이클코어스는 올해 말까지 중국에 15개 매장을 오픈하고, 추후 3~5년 내에 100개 매장으로 확대할 예정이며 베이징, 상하이, 청도, 선양, 난징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한 유통망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고띠에는 베이징서 패션쇼
이런 와중에 디자이너 장폴고띠에는 중국에서 패션쇼를 진행, 중국 시장에 대한 여전한 믿음을 드러냈다. 베이징에 문을 연 체오양어번플래닝 뮤지엄에서 개최된 고띠에의 패션쇼는 중국의 유명 배우와 모델 및 1000여 명의 관람객이 참석, 열기를 더했다. 고띠에는 중국에 4개 매장을 갖고 있지만 베이징을 직접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시장에 대한 믿음이 확고한 고띠에 지난해 11월 베이징 신공플레이스 백화점에 매장을 오픈한데 이어 하반기 센양에 부띠끄를 오픈, 중국 본토 내 매장을 5개로 확대할 방침이다.


최근 눈에 띄는 현상은 매출 부진, 자금 압박에 시달리는 서구 브랜드를 인수하는 중국계 업체들의 움직임이 부산하다는 점이다.


실제로 서구 어패럴 업체의 라이선스, 아시아 마켓 권리 확보에 주력해왔던 홍콩 업체 YGM Trading은 아쿠아스쿠텀을 인수했고 리앤펑그룹의 패션리테일링 전문 디비젼 트리니티는 정통 새빌로우의 수트 브랜드 지브스앤스혹스를 인수했다.


그러한 이유는 바로 정통성을 중시하는 중국 소비자들을 포섭하면서, 인지도 있는 서구 브랜드를 통해 중국 어패럴 리테일링 마켓의 강자로 등극하려는 야심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겉 모습은 정통성 있는 서구 브랜드지만 실질 브랜드 소유주나 권리는 중국계 업체가 보유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으로 인지도 있는 서구 브랜드가 중국 자체 브랜드 보다 시장 소통력이 강하다는 사실을 반증한다. 일례로 트리니티는 이미 소니아리케일, 로버르클러저리, 하디에이미스, 세루티 등 유럽 유명 브랜드의 지분 절반 이상을 보유한 대주주로 지브스앤혹스의 해외 라이선스 및 중국, 홍콩, 마카오, 등지의 유통망을 확보하며 하이엔드 중국 맨스웨어 마켓의 든든한 척후병을 얻었다.



또한 중국계 투자 업체 DG Capital Partners는 파리의 투자회사 에우라제오와 손잡고, 몽클레어, 프링글, 하이에이미스 등의 지분을 다량 확보하며 중국 어패럴 마켓의 시장성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즉 성장하는 중국 마켓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정통성과 인지도를 갖춘 서구 브랜드에 대한 인수 및 투자 확대를 자극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중국 마켓에서 ‘소통력을 발휘할 만한’ 서구 브랜드들을 찾고, 상표권과 재산권, 유통권을 확보하기 위해 중국계 업체와 제휴를 꾀하는 서구 업체들도 등장하고 있다.
이들은 브랜드 운영 및 리포지셔닝, 마케팅과 광고 등에 필요한 노하우를 제공, 브랜드 운영에 대한 노하우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중국계 업체들을 유혹한다.


리테일 비용 상승으로 고민 깊어
중국 리테일 환경도 럭셔리 업계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중국 공영 방송 CCTV 광고 비용은 2007년보다 50% 상승했고, 사무직 고용 비용은 지난 3년간 60% 증가한데다 물류, 유통, 임대 부지 또한 지속 상승하고 있어 럭셔리 업계의 운신 폭에 제한이 된다. 미국의 멀티 브랜드 럭셔리 리테일러 나이만마커스가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을 통해 중국 본토 유통을 진행하는 것도 이 같은 리테일 비용의 부담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 소비자와 접촉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고비용을 부담하더라도 오프라인 유통망을 구축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이 업계의 판단이다. 실제로 직접 경험해보지 않고서는 믿지 않는, 중국 사람들 특유의 성향은 높은 가격대의 서구 브랜드가 온라인 유통망에 의존해 중국 시장 점유율 확대에 어려움을 더한다.



예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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