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 게바라, 패션계 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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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23 오후 3:09:43

피델 카스트로와 함께 쿠바혁명을 이끌었던 영원한 게릴라 전사, 체 게바라가 美 패션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혁명에 성공한 이후 집권층에 진입하는 대신 다시 게릴라 전사로 돌아선 체 게바라는 빼어난 외모와 시니컬한 미소, 짙은 베레모를 즐겨 써 로맨틱한 방랑자 이미지와도 오버랩된다. 미국 쇼핑몰에는 체 게바라의 이미지가 프린트된 「베이비돌」 티셔츠부터 모자, 버클, 주얼리가 반드시 비치되어 있고 하바드 광장에 위치한 ‘뉴버리코믹스(Newbury Comics)’ 매장 등은 체 게바라 티셔츠와 캘린더를 찾는 소비자들 때문에 항상 제품이 품절 상태. 여기에 항상 패션과 함께 움직이는 할리우드 영화계에서도 체 게바라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The Motorcycle Diaires>를 곧 상영할 예정이어서 체게바라의 인기는 확산될 전망이다. 아르헨티나 출신의 의사로 혁명가가 되었다는 특이한 이력, 헌팅 모자를 쓰고 꿈꾸는 모습의 흑백 사진으로 유명한 체 게바라는 “증오는 투쟁의 한 요소(Hatred is an element of struggle)”라는 말을 남긴 바 있어 그와 정치적으로 상반되는 美 패션가에서의 인기는 아이러니하다. 1960년 사진작가 알베르토 코다(Alberto Korda)가 찍은 체 게바라의 사진(헌팅 모자를 쓰고 있는 모습)은 보드카 광고를 제외한 각종 의류와 테이블웨어 등에 자유롭게 사용되어 왔지만 코다가 사망한 이후 가족들이 상표권을 주장하고 나서면서 라이선스를 얻어야만 사용할 수 있는 상품이 되었다. 혁명을 주장했던 체 게바라가 돈을 찍는 기계로 이용되고 있다는 점은 정말 어울리지 않지만 코다의 가족들은 수익의 일부를 자선기부금으로 내놓겠다는 말로 상업화를 정당화시키고 있다. 재미있는 점은 쿠바 정부가 발행하는 화폐에도 코다가 찍은 체 게바라의 이미지가 들어 있어 적대국인 미국과 쿠바 모두 체게바라에 대한 애정을 갖고 있다는 사실. 한편 체 게바라의 이미지가 담긴 티셔츠나 벨트를 찾는 사람들은 그의 혁명정신에 공감, 제품을 구입하기도 하지만 프린트 이미지 자체의 시크한 느낌이 좋아서, 혹은 ‘혁명’이라는 말이 주는 달콤한 환상이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 젊은이들이 대다수라고. 목숨과 혁명을 바꾸었던 혁명가는 이제 패션을 위한 하나의 ‘장식품’이 되어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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