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업계의 소중한 매출처인 중국은 특히 하이엔드 남성복 마켓의 성장이 눈부신 곳이기도 하다. 그런 만큼 글로벌 럭셔리 맨스웨어 업체들이 일찌감치 진입, 치열한 각축전을 펼치는 곳이며 어려움을 겪는 이탈리아 패션계가 중점적으로 공략하는 마켓이다.
현재 중국 럭셔리 남성복 마켓을 주도하는 브랜드는 이탈리아 맨스웨어 에르메네질도제냐로 중국 남성들이 가장 선망하는 브랜드로 손꼽힌다.

중국 진입 늦어 유통망 부족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국 마켓에 후발 주자로 뛰어든 휴고보스는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글로벌 금융 불황기의 그늘을 털고 이머징 마켓의 막강한 매출 지원에 힘입어 날개를 달았지만 중국 마켓 노출은 상대적으로 더뎠고 기대만큼의 소통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의 매출은 전체 매출의 15% 정도에 그쳐 중국과 아시아 매출이 수익 증대에 큰 몫을 하는 경쟁 업체들과 차이를 보인다. 버버리의 경우 지난해 전체 매출 중 아시아 마켓이 차지하는 비율이 32.6%에 달했다.
휴고보스는 1982년부터 프랜차이즈나 독립 리테일러를 통한 도매 유통 형태로 홍콩 시장에 진입했지만 중국 본토에서 직영 매장을 오픈한 것은 2006년이다. 에르메네젤제냐가 이보다 15년 전에 중국에 직영 매장을 오픈한 것과 비교할 때 마켓 점유율에 차이가 나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이처럼 중국 본토 진입 자체가 늦은데다 소비력 높은 중국의 대도시에 유통망을 집중 구축한 경쟁 업체와 달리 다양한 도시에 유통매장을 분산하는 정책을 쓰면서 효과적 소통을 이루지 못했다.
게다가 유통 방식도 중국 로컬 마켓과 친숙한 로컬 업체와 협력하는 형태가 아니라 대부분 직영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어 시장 흐름 파악에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휴고보스는 현재 중국 및 홍콩, 마카오 등지에 오픈한 매장 중 약 90%를 자체 매장으로 운영하고 있고 아시아 매장의 30%도 직영 매장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공격적으로 중국 본토 유통망 확대
전문가들은 휴고보스가 중국 마켓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본토에 대한 유통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현재의 유통 방식으로는 중국 현지 소비자들이 럭셔리 브랜드에 기대하는 욕구와 제품 구색을 발 빠르게 맞출 수 없어 소비자 충실도를 잃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즉 럭셔리 브랜드에 대한 구매 욕구만큼이나 높은 중국 소비자들의 브랜드 의식 (및 평가)을 좀 더 우호적이고 친밀하게 전환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2011년 중국의 럭셔리 제품 매출은 29% 상승한 235억 유로로 글로벌 럭셔리 소비의 20% 이상이 중국 소비자들의 힘이라 할 수 있다. 결국 중국 본토의 매출 확대는 휴고보스에게 있어 중국 하이엔드 마켓 점유율 확대뿐 아니라 전체 매출을 확대하기 위한 필수 요소가 아닐 수 없다.

이에 따라 휴고보스는 중국 본토 마켓 확대 전략에 집중, 올 한해 중국 본토에 20개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며 특히 중국 럭셔리 소비의 본산지, 상하이에 800㎡ 규모의 플래그십 매장을 오픈, 중국인들의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 올릴 방침이다. 또한 5월에는 중국의 셀러브리티들을 초대, 중국 온라인 마켓 진출을 알리는 등 오프라인과 온라인 매장을 공격적으로 확대하는 전략을 동시에 진행할 계획. 중국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홍콩뿐 아니라 베이징과 상하이 등 본토에 유통 전진 기지를 마련해야 한다는 교훈을 깨달은 것이다. 중국 마켓 확대를 위한 휴고보스의 또 다른 전략은 하이엔드 라인에 집중하는 것이다. 중국 외 마켓에서는 하이엔드 라인과 함께 다양한 가격대의 라인-슾포츠웨어와 레저 의류-을 함께 진행하고 있지만, 중국에는 하이엔드 라인 '셀렉션'을 전면에 포진시키고 있다.
이는 '휴고보스 셀렉션' 라인의 가격대가 중국 하이엔드 남성복 마켓을 주도하고 있는 에르메네질도제냐보다 낮아 틈새 매출을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에르메네질도제냐 수트의 소매가가 평균 1490 유로인 반면 휴고보스 수트의 가격은 649 유로 정도로 제냐의 가격대에 부담을 느끼는 하이엔드 소비자들에 대한 접근력이 기대된다.
브랜드 인지도·프로모션 동시 노려
중국 유통망 확대와 시장 전략을 재정비는 2008년 휴고보스의 CEO로 취임한 클라우스라스의 힘이 크다.
크리스챤디올과 LVMH을 거친 라스는 브랜드 인지도 및 접근력을 높이는 시장 전략이 중국 매출 확대의 근간임을 간파, 공격적 중국 오프라인/온라인 마켓 진출의 물꼬를 텄다. 올 5월 중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타이페이 101 빌딩에 신규 매장을 오픈하는 것도 중국 및 아시아 소비자들의 시선을 자극할 프로모션 효과를 기대한 것이다.
이밖에 12월 중 구찌 , 아르마니, 몽블랑 등의 매장이 들어선 징안의 케리센터에 2층 규모의 매장을 오픈, 세력을 과시하는 것 또한 브랜드 인지도와 프로모션 효과를 동시에 얻기 위한 전력의 일환이다.
사실 휴고보스는 90년이라는 긴 역사와 달리 1980년대가 돼서야 직영 매장 방식을 시작했다. 이 같은 도매 방식의 유통 모델은 고급 백화점이 하이엔드 브랜드의 주요 유통 통로로 확고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유럽과 미국 시장에서는 효력을 본 반면 중국의 경우 대양한 하이엔드 브랜드를 모아놓고 유통시키는 유통 채널이 취약, 휴고보스의 중국 본토 확대에 취약점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었다. 즉 중국 본토의 매출을 늘리기 위해서는 보다 타이트한 직영 유통망을 구축, 중국인들과 접촉할 수 있는 빈도수를 늘리는 것이 필수적인 셈.

휴고보스는 중국 본토 마켓뿐 아니라 글로벌 마켓에서도 직영 유통망을 확대, 전체 수익에서 소매 유통망이 차지하는 비율을 현재 45%에서 55%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또한 올 한해 소매 유통 전문 인력을 대량 고용, 늘어나는 소매 유통 매장에 필요한 인력을 공급할 방침이다. 이 같은 조치의 목적은 당연히 전체 매출 확대로 휴고보스는 2015년까지 중국을 위시한 아시아 매출을 20% 이상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적자 생존의 시험대
문제는 현재 중국 시장이 이전의 모멘텀을 잃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 경제 성장률이 둔화되고 럭셔리에 대한 중국인들의 맹목적 사랑이 진정되고 있는데다 서구 하이엔드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차지할 수 있는 매출의 몫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것.
실제로 기업 공개 후 글로벌 마켓과 투자 시장에서 위세가 높아진 마이클코어스는 올 한해 중국에 15개 매장을 오픈하고 제냐 역시 10개 매장을 추가, 중국 본토 매장 수를 82개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중국 하이엔드 남성복 마켓을 주도하고 있는 제냐가 더욱 공격적인 유통망 확대 전을 펼치고 있는 것 역시 휴고보스의 본토 마켓 점유 확대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부분. 이런 와중에 위버럭셔리의 상징, 에르메스가 2013년 상하이에 플래그십 매장을 오픈, 본격 본토 공략에 나서면서 중국 하이엔드 마켓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예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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