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디올' 라프시몬즈가 지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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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19 오후 3:53:14

마침내 디올의 디자인 왕좌를 차지할 인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1년 이상 공석으로 비어있던 디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라프시몬즈가 임명된 것이다. 이로써 지난해 3월 유대인 커플을 향한 인종 차별적 발언과 히틀러 찬양 발언이 알려지며 디올에서 퇴출당한 존갈리아노의 디올 복귀는 물거품이 되었고, 디올은 새로운 세상을 향한 첫 발을 내디뎠다.


라프시몬즈 영입, 새로운 디올 선언
럭셔리 제국 LVMH 산하 패션하우스 디올이 라프시몬즈를 디올 우먼스 오뜨꾸띄르, 레디투웨어, 액세서리 컬렉션의 아티스틱 디렉터로 임명한다고 공식 발표했고, 라프시몬즈는 디올의 디자인 왕좌를 거머쥔 기쁨을 드러냈다.


지난 달 질샌더와의 갑작스런 결별 발표가 디올로 이동하기 위한 전초전이었다는 분석이 사실로 드러난 것이다.



마크제이콥스부터 스테파노필라티까지 이름 좀 있다 싶은 디자이너들을 모두 후보자로 언급하며 소문만 무성했던 디올의 디자인 권자가 시몬즈의 손으로 넘어가게 되면서, 지난 1996년부터 2011년 3월까지 존갈리아노의 장기 집권 아래 일관된 방향을 걸었던 패션하우스 디올은 새로운 변화의 문턱을 넘게 되었다.


어찌 보면 라프시몬즈의 디올 합류는 양측의 공식적인 ‘인정’만 남았을 뿐 지난해 말부터 꾸준히 제기되어온 일이었다. 프라다 그룹과의 갈등과 디자인 방향성 혼조로 방황하던 패션하우스 질샌더를 질샌더 특유의 미니멀한 정서에 절제된 페미니티를 가미, 한층 세련된 세계로 인도하며 패션계의 총아로 떠오른 라프시몬즈 융통적 감성을 생각하면, 갈리아노의 드라마틱한 패션에서 오랫동안 지배되어온, 그래서 변화가 필요한 디올에게 꽤나 그럴듯한 선택이다.


여섯 번째 디자이너 라프시몬즈
패션하우스 디올은 창업자인 디자이너 크리스챤디올 이후, 입셍로랑, 마크보한, 지앙프랑코페레, 존갈리아노 등이 디자인을 지휘했고 라프시몬즈는 그 역사를 이어가는 여섯 번째 디자이너가 된다.
벨기에 출신의 디자이너 라프시몬즈는 지난 1980년대 말 젊은 스트릿 시크를 반영한 맨스웨어를 통해 파리 패션계에 이름을 알렸고 새로운 상상력과 구조적인 감성, 절제된 세련미로 주요 패션 하우스들의 주목을 받아왔다.




존갈리아노와 결별한 이후 디올의 CEO 시드니톨다는 LVMH 산하, 한 식구 루이비통을 지휘해온 디자이너 마크제이콥스부터 랑방의 앨버앨바즈, 에디슬리메인, 스테파노필라띠 등과 수 차례 만남을 가져왔지만 결국 이노베이션을 가져올 수 있는 디자이너 라프시몬즈의 손을 들어 준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디올은 갈리아노와 차별적인 라프시몬즈의 디자인 감성이 21세기 디올의 아이코닉 스타일을 구축하는 적임자로 판단하고 있다.


실제로 질샌더에서 라프시몬즈의 마지막 컬렉션은 꾸뜨르적 테크닉과 중세풍 실루엣, 그리고 디올의 시그너쳐 컬러인 레드, 베이지 페일 핑크 등이 주조를 이루고 있어 디올의 컬렉션을 충분히 다룰 수 있다는 시몬즈의 야심을 읽을 수 있었다. 실제로 그 당시 디올이 라프시몬즈와 은밀한 접촉을 했다는 소문을 감안하면 해당 컬렉션이 다분히 디올을 의식한 컬렉션이라는 분석도 가능하다.
하지만 당시 존갈리아노 후임자로 가장 유력하게 꼽혔던 인물은 마크제이콥스와 하이더애커만이었다.


라프시몬즈는 지난해 10일 디올의 CEO 시드니톨테노와 LVMH의 수장, 베르나르아르노와 직접 만남을 가졌고 그의 영입 가능성이 이 때 구체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소통과 절제의 미, 라프시몬즈
전문가들은 존갈리아노가 1인 독재 형태로 디올의 디자인 방향을 주도해왔던 것과 달리 라프시몬즈는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 반영하는 소통형 디자이너로 분류한다. 따라서 그의 소통능력과 개방성이 패션하우스 디올의 디자인 방향에 새로운 이노베이션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소문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오랫동안 드라마틱하고 화려한 존갈리아노의 미적 정서에 지배되어온 디올은 모던하고, 미니멀하며 미래지향적인 라프시몬즈의 감성과 접목되는 의미있는 변화를 맞게 된다.


아이러니하게도 패션하우스 디올은 존갈리아노 퇴출 이후 인하우스 디자이너팀이 디자인을 이끌며 지난해 수익이 21%나 상승한 10억 유로를 기록하며 한 명의 디자이너 공백에 좌우되지 않는 브랜드 파워를 과시한 바 있다.


라프시몬즈의 디올이 어떤 모습일지 구체적 윤곽은 아직 잡히지 않은 상태다. 라프시몬즈 역시 디올의 급격한 변신 계획은 세워놓지 않았다고 밝혀 드라마틱한 방향 전환은 기대하기 힘들다. 그렇지만 현재의 디올 보다 좀 더 심플한 페미니티와 로맨티시즘을 추구한다는 마음을 드러내 드라마틱한 디올의 디자인 세상이 어떤 형태로든 다듬어질 것만은 분명하다.


실제로 라프시몬즈는 자신을 미니멀리스트로 분류하는 업계의 시각을 굳이 부인하지 않은 채, 디올의 헤리티지와 미니멀한 자신의 디자인 감성, 그리고 새로운 시대 속의 디올의 조화를 추구하는 것도 좋은 방향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을 드러내 절제된 페미니티의 디올을 만날 수 있다는 섣부른 판단도 나오고 있다.


라프시몬즈의 디올이 어떤 세상을 펼칠 지는 올 7월 진행되는 2012년 디올 오뜨꾸뜨르 쇼에서 드러날 전망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스테파노필라티는 어디로 가나
이런 와중에 디올 외에도 입셍로랑이 라프시몬즈 영입을 위한 의견을 개진했다는 소문이 나와 흥미를 더한다. 입셍로랑과 디올 모두 라프시몬즈 영입에 공을 들였지만, 그가 디올을 선택하면서 에디슬리메인이 입셍로랑의 여성복을 지휘하게 되었다는 것이 소문의 요지다. 라프시몬즈가 그 만큼 패션계의 ‘상종가 디자이너’임을 알 수 있는 대목.


입셍로랑의 前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스테파노필라티는 평론가들의 호의적 평가를 받는 컬렉션을 진행해왔지만, 경영진과의 연이은 알력을 빚어왔고 존갈리아노를 이을 후임 디자이너 리스트에 몇 차례 언급되며 양측의 거리는 더욱 멀어졌다. 특히 라프시몬즈가 스테파노필라티의 후임으로 거론되면서 필라티와 입셍로랑의 소유주 PPR 경영진과의 알력은 더욱 심해지기도 했다.


더욱이 패션계에 영향력 있는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지의 수지멘케스가 입셍로랑에게 필요한 것은 스테파노필라티가 아닌 라프시몬즈의 디자인 파워라고 언급하고 나서면서, 필라티와 라프시몬즈는 본인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끊임없이 비교되고 대적하는 앙숙처럼 묘사되어왔다.


따라서 패션 프레스와 비평가의 가장 사랑을 받아온 스테파노필라티의 디올 입성은 라프시몬즈의 시대를 알리는 신호탄이자, 스테파노필라띠의 의도하지 않은 '패배'로 해석되기도 한다.


에디슬리메인이 입셍로랑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공식 자리하고, 그의 라이벌 라프시몬즈는 디올의 디자인 왕좌를 차지한 지금 필라티의 행보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패션계가 필라띠의 다음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예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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