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소싱 환경이 날로 어려워지고 있는 가운데 한-미, 한-EU FTA가 발효된 것을 계기로 서둘러 국내 의류∙봉제 생산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는 업계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 등 인건비가 저렴한 해외 생산 기지에서 이뤄지던 봉제 소싱이 경영 환경이 악화되면서 점차 메리트를 잃어가고 있다”면서 “중국을 떠나 베트남, 인도네시아로 옮겨가던 봉제 공장들이 최근에는 미얀마 등지로 이동하고 있으나 항상 인건비가 싼 지역을 찾아 옮겨가며 생산하는 것은 국내 패션 산업을 위한 중장기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다”고 강조한다.
이들 지역은 기간 산업이 낙후되어 원사나 원단 소싱이 어렵고 물류비가 증가하는 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FTA 관세 면제 혜택을 받기 위해서라도 원사나 원단 소싱이 용이한 국내, 특히 패션 업체가 몰려 있는 수도권 등 도심에서 봉제 생산을 할 수 있는 친환경 아파트형 공장을 집중 건설하는 구체적인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미 서울시가 몇 군데 패션지원센터를 설립해 일부 봉제 공장을 입주시켜 운영하고 있고, 최근 패션그룹형지 등이 경기 북부에 대형 아파트형 공장을 건설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대부분 영세한 봉제 업체들은 점차 외곽으로 밀려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정부는 물론, 서울시 등 지자체, 한국섬유산업연합회∙한국의류산업협회 등 관련 단체, 패션 및 의류∙봉제 업계가 공동으로 ‘국내 봉제 산업 살리기’ 로드맵을 만들고 이를 집중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요구가 늘어나고 있다.
우선 변두리 지역으로 밀려난 영세 봉제 공장들의 클러스터를 만들어 패션 및 의류 수출 업계의 수요를 소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한 패션 업체 임원은 “최근 봉제 공장을 찾아 부천이나 용인까지 다녀왔다. 정보가 부족하다 보니 발로 뛸 수 밖에 없다”면서 “국내에서 적합한 봉제 공장을 찾는 것이 너무나 힘들다. 이제는 국내 봉제 산업 전반을 개선해야만 내수 패션이나 의류 수출 업계가 살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선진국인 프랑스도 패션 산업을 살리기 위해 해외에서 운영하던 봉제 공장을 자국 내로 옮기고 있고, 일본도 해외 봉제 공장을 철수하고 부지가 넓은 대형 공장은 아니라도 도심에 환경이 개선된 봉제 공장을 만들어 비교적 활발하게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록 인건비가 비싸더라도 생산성을 높여 경쟁력을 강화하고 물류비를 절감한다면 실질적인 원가를 낮출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업계 전문가는 “우리도 봉제 인력이 비교적 풍부한 도심에 환기가 잘되어 분진 발생이 적고 습기 조절이 용이하도록 근무 조건을 개선한 친환경 아파트형 공장을 집중 건설해야 한다”면서 “본격적인 FTA 시대를 맞아 국내 봉제 산업을 업그레이드시켜야만 패션 산업의 글로벌화가 앞당겨지고 국제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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