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팔아 테러 자금으로 쓴다?
가+
가-

2006-02-23 오전 10:49:37

국제적으로 문제되고 있는 수입 명품 위조가 테러 자금으로 흡수된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밝혀지면서 위조 수입 명품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인터폴 관계자는 「구찌」나 「아르마니」 「루이비통」 등 세계적 위조망을 갖고 있는 수입 명품 위조단의 수익금 일부가 갱단이나 테러리스트의 자금으로 활용된다는 증거가 포착되었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가 처음부터 자금 확보 차원으로 위조품을 생산했는지, 혹은 조력세력에 불과한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위조품을 살 경우 자신도 모르게 테러범에게 자금을 대는 결과가 되니 소비자들의 의식 변화가 요구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수입 명품 위조 반발이 단순히 수입 명품 브랜드들의 수입 감소 때문이라는 기존 시각을 털어내고, 갱이나 테러단 같은 불법단체의 몸집 불리기에 기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단순히 싸다고 수입 명품 위조품을 덥석 사는 소비자들의 소비 관행은 지양할 필요가 있다. 수입 명품 브랜드의 생산국이자 동시에 세계 최대 ‘수입 명품 카피국’이라는 두 얼굴을 가진 나라, 이탈리아의 경우 수입 명품 위조품 때문에 잃게 되는 손실이 한 해 30억유로에 달할 정도라고 한다. 여기서 우리는 한 가지 의문을 가지게 된다. 왜 소비자들은 떳떳하지 못함에도 위조 수입 명품을 구입하려 드는 것일까? 왜 전세계가 커넥션을 구축해 전문위조단을 단속하는데도 위조 수입 명품의 질긴 생명력을 끊지 못하는 것일까? 심리적·사회적 우울증 수입 명품(실은 수입 고가 사치품)을 가치있게 만드는 근본 요인은 디자이너의 창의성이 돋보이는 독특한 디자인과 품질, 장인정신이지만 대다수의 소비자들은 수입 명품 브랜드의 엄청난 가격이 주는 압박에 동요된다. 자신의 수입과 루이비통 진품 핸드백 가격을 비교하면서 아무런 고민 없이 그 제품을 구매하는 사람들이라면 경제적으로 성공한 사람이라는 믿음을 갖게 되는 것이다. 물론 그런 사고를 강요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소비자들 스스로 엄청난 가격의 핸드백(혹은 의류)과 잘 알려진 수입 명품 브랜드의 로고를 통해 자신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드러내고자 하는 욕망을 갖고 동시에 박탈감을 느끼게 된다. 여기에는 사회의 발달도 한몫 한다. 계층간 의사소통(communication)이 미약했던 과거에는 수입 명품 브랜드가 상류층 전용 오뜨 꾸뛰르 제품으로 그들만의 소유품과 마찬가지여서 카피품을 구매할 정도의 열성을 보일 필요가 없었다. 요란한 광고나 마케팅을 펼치지 않아도 입소문을 통해, 또는 상류층의 살롱과 파티에서 명품 브랜드는 서로에게 전달되는 일종의 계층의 산물이었다. 그러나 사회가 발전하면서 계층 개념이 약화되고―사실상 서로에게 오픈되고―이익 창출이라는 개념이 오뜨 꾸뛰르 브랜드에게도 전파되면서 명품 브랜드는 순식간에 전 계층의 사람에게 노출되어 버렸다. 또한 이익창출을 위해 업체들은 본격적인 광고전을 펼쳤고 광고 속에 등장하는 모델들은 고급 주택, 고급 호텔 혹은 고급 휴양지에서 화려한 모습을 연출하며 사람들에게 ‘명품=상류사회’라는 인식을 각인시키는 도화선을 만든 것. 여기에 계층을 허물고 경제적으로 성공한 사람들―방송매체에 등장하는 연예인들―이 24시간 TV 속에, 잡지 속에 명품으로 치장하고 드러나면서 사람들은 명품 브랜드를 갖지 않으면 성공하지 않은 것처럼, 혹은 성공할 준비가 되지 않은 것 같은 강박관념을 갖게 되었다. 게다가 광고를 따내고 ‘뭔가 있어 보이는 듯한’ 잡지로 꾸미고 싶은 여성잡지들이 매달 온갖 화려한 화보로 살아 있는 명품 강의를 진행하면서, 이제 명품은 오래 끓여도 깊은 맛을 갖고 있는 ‘곰국’ 단계를 넘어 매 시즌 구매해야 될 유행품(fad) 단계까지 왔다. 그만큼 소비자들은 더 안달 나고, 스트레스를 받고, 동참하지 않으면 소외되는 듯한 우울증을 갖게 된 것이다. 이 같은 복합적인 우울증 처방제로 등장한 것이 바로 ‘진짜 같은 가짜 명품’이다. 여기서 재미난 점은 가짜 명품 사이에도 ‘특A’니 ‘A’급이니 해가면서 ‘어떤 제품이 좀더 진짜’ 같은지 제품간에 계층이 구성되고 가격차가 발생하며, 구입자간에 계층차가 형성된다는 사실이다. 특A급 카피품을 구입한 소비자들은 진짜와 비슷하니까 상당한 가격을 지불해도 된다는 심리를 갖게 되며, 가짜 티가 폴폴 나는 B급 위조품을 구입하는 사람들을 비웃기까지 한다. 이들의 마인드는 ‘남들이 내걸 진짜로 봐줬으면 하는 불안함과 진품을 구분할 수 있는 안목이 있지만 경제적인 소비를 위해, 특A급 카피품을 구매한 것이다’라는 복잡한 심리가 뒤섞여 있다. 이 같은 심리는 말 그대로 조증과 희증이 뒤섞인 우울증의 증세와 똑같다. 갖고 싶지만 갖지 못하는 소외감의 해소책으로 등장한 ‘카피 명품’이 또 다른 우울

예정현 기자

- Copyrights ⓒ 메이비원(주) 패션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메이비원(주) | 대표:황상윤 | 개인정보보호책임자:신경식
사업자등록번호:206-81-18067  | 통신판매업신고:제2016-서울강서-0922호
TEL 02)3446-7188  |  Email : info@fi.co.kr
주소 : 서울특별시 강서구 마곡중앙8로 1길 6 (마곡동 790-8) 메이비원빌딩
Copyright 2001 FashionInsight co,.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