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급변하는 패션 환경을 따르지 못해 고전을 겪어온 베네통이 상장 폐지를 통해, 주식 환수에 나섰다. 베네통의 주식 67%를 보유한 패밀리 지주 회사 에디치오네 홀딩스는 이탈리아 증권거래소에 현재 유통되고 있는 주식을 주당 4.6유로에 공개 매수하겠다고 공시했는데, 주식 환수에 투자되는 금액만 2억7600만유로이다.
베네통은 이번 결정이 달라진 경영 환경에 맞서 사업 전반에 중장기적인 유연성 확보하고 어패럴 환경에 대처할 수 있는 보다 적절한 조치를 취하기 위한 자금 및 기반 마련의 일환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베네통은 앞서 현재의 주가가 베네통의 실질 기업 가치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상장 폐지 의사를 드러낸 바 있다. 하지만 지속적인 매출 부진과 부채 압박이 상장 폐지라는 강수를 두게 만든 원인이라는 것을 부인하긴 힘들듯.
실제로 화려한 컬러와 파격적인 디자인, 도발적인 광고로 1990년대 전성기를 누렸던 베네통은 소비자들의 취향 변화를 감지하지 못하고, 시대가 변해도 '그 옷이 그 옷 같은' 변화 없는 머천다이징으로 일관하며 매출 하락을 겪어왔다. 특히 논란을 유발시키는 광고와 달리 평범한 머천다이징은 값싸고 트렌디한 패스트 패션 라벨이 주도하는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게 한 주요 원인이다. 이를 반영하듯 베네통의 시가 총액은 2000년 기준 420억 유로에서 7억 유로까지 급감했다.
게다가 매출의 48%를 담당하고 있는 이탈리아가 재정 위기에 흔들리고 유로존 국가들로 확산되는 금융 위기가 베네통의 입지를 더욱 좁게 만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예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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