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운 대로 거두리라. 물론 예상한 성과를 거두기까지는 많은 시간과 자금이 투자되지만 말이다. 럭셔리 업계가 후진 양성을 위한 체계적 시스템 구축으로 고민 중이다. 중국을 위시한 이머징 마켓의 등장으로 시장 규모가 확대된 럭셔리 업계가 다변화된 소비자의 욕구에 부응하기 위한 하이엔드 인력 양성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는 것. 실제로 유명 패션하우스들은 전통적인 대학 및 비즈니스 스쿨의 디자인/경영 프로그램에 만족하지 않고 글로벌 마켓의 흐름을 읽는 전문적인 경영인부터 디자인, 머천다이징, 유통, 리테일, 테크놀로지 등 다각적인 분야의 전문인 양성 과정을 개설하기 위해 자체적인 프로그램 설립에 뛰어들고 있다. 역동적으로 확장되고 진화되는 글로벌 하이엔드 시장을 선도하고 살아남기 위해서 인적 자원 확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럭셔리 업계, 비즈니스 인력 교육 붐
일례로 럭셔리 집합 제국 LVMH는 글로벌 매니지먼트 팀 간에 내부 네트워크 및 이니셔티브를 개발하기 위한 인력 공급을 위한 교육 시스템을 론칭했고, 런던 패션칼리지는 2012년 9월 패션인들에게 버잉/디자인/PR 부문에 더 넓은 지식을 제공하기 위한 EMBA 과정을 개설, 소비자 혹은 시장과의 소통 능력이 부족한 럭셔리 업계의 교류 능력을 강화시키는데 일조할 방침이다.
시장은 확대되고 있지만 시장과의 커뮤니케이션에 적극적이지 못한 크리에이티브/커머셜 디비젼 관계자들에게 유기적으로 연계된 바잉/디자인/PR의 지식을 제공하고 경험을 쌓게 하는 것이 EMBA 프로그램의 목적이다.

또한 콜롬비아 MBA 프로그램과 뉴욕 파슨스 디자인 스쿨이 제휴한 ‘럭셔리 제품 디자인 및 마케팅 과정’에서 보듯, 럭셔리 브랜드 경영과 디자인 시스템/인력의 상호 이해와 연계성을 도모, 럭셔리 제국의 효율적 발전을 자극하는 강좌도 늘고 있다. 이 강좌 수강생들은 올해 루이비통 플래그십 매장 재 디자인, 구찌 향수 재 론칭, 미우미우 광고 캠페인 구상 등의 과제를 통해 창의성과 수익성이 연계되어야 하는 럭셔리 현장을 경험하게 된다.
이러한 시도는 글로벌 마켓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럭셔리 업계에 보다 준비되고 유능한 전문인을 제공, 시장 성장을 뒷받침할 인력 수급을 유리하게 한다.
이제는 LVMH의 한 식구가 된 럭셔리 주얼러 불가리 또한 학계와 손잡고 럭셔리 비즈니스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대표적 업체다. 불가리는 지난해 밀라노 비즈니스 스쿨 ‘보코니(Bocconi)’와 제휴, MBA 과정에 불가리 비즈니스 코스를 설치해 럭셔리 비즈니스에 대한 접근을 허용했다. 이 과정은 본격적인 럭셔리 MBA 과정이라고 하기보다는 럭셔리 비즈니스 현장과 학문의 연계성을 이어가는 프로젝트로 럭셔리 비즈니스 현장과 학문의 연결고리를 이어가는 시험적 프로젝트였다. 즉 MBA 과정을 밟고 있는 학생 중 재정학이나 마케팅 대신 ‘불가리’ 과정을 선택한 20여명에게 불가리 글로벌 사무실에서 인 컴퍼니 프로젝트에 참여하든가, 본사에서 진행하는 3개월 과정의 수업을 수강할 기회를 제공해 럭셔리 비즈니스를 실제 경험하게 하는 작업이다.
간단히 말해서 미래의 럭셔리 경영인들에게 럭셔리 업계의 사업성을 보여 주고 다양한 시장에서 급증하는 럭셔리 사업의 전망을 일깨우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요점이다. 그 뿐 아니다. Berlin School of Creative Leadership 과정은 럭셔리 업계에 취업하려는 신규 인력이 아닌 현직 종사자들에게 기술과 상업성을 조화시키는 과정을 제공,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자질을 일깨워준다.
또한 파리의 ESSEC는 1995년부터 럭셔리 비즈니스 MBA 과정을 두고 버버리, 샤넬, 등 많은 럭셔리 브랜드와 접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데 1년 기간의 정규 럭셔리 MBA 과정은 패션/액세서리/향수/코스메틱/호텔/부동산 등의 전공 과정으로 구성되어 있다. 수강생들은 LVMH를 비롯한 럭셔리 하우스들의 수장과 정기적 대화를 진행하고, 패션 브랜드나 향수 론칭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도 한다.
리용에 위치한 EMLYON 스쿨 또한 럭셔리 경영 /마케팅 MAB 과정이 설치되어 상하이, 스위스, 프랑스 등 럭셔리 마켓을 둘러볼 기회를 제공하며 럭셔리 비즈니스에 대한 관심 유도에 한 몫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본격적인 ‘럭셔리’ MBA 과정이라고 하기 보다는 ‘관심 환기’정도에 그치고 있다는 것이 전반적인 평이다. 그럼에도 학문 현장과 럭셔리 브랜드의 실질 경영과 마케팅, 시스템을 접목시킨 이들 강좌는 글로벌 마켓에서 경쟁하는 럭셔리 업계의 미래에 준비된 인력 자원을 끌어들일 기회를 마련할 뿐 아니라 럭셔리 하우스와 대학 양측에 강좌 개설을 통한 수익 창출 기회도 제공한다.
수요 증가로 드러난 럭셔리 업계의 치부
럭셔리 인력난의 문제는 생산 인력에 이를 경우 더욱 심화된다. ‘정통의 장인 정신’을 무기로 내세우며 긴 제작 시간을 당연시해 온 럭셔리 업계가 중국을 위시한 이머징 마켓의 폭발적 수요를 제 때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실제로 럭셔리 브랜드 특유의 복잡다단한 공정과 디테일을 다룰 수 있는 숙련된 인력은 한정되어 있고, 힘든 공정 작업을 배우려는 지원자는 갈수록 줄고 있어 럭셔리 업계의 고민은 깊다. 그도 그럴 것이 ‘샤넬 공방’ 순회전에서 보듯, ‘브랜드의 정통성=인고의 땀으로 이뤄낸 장인 정신’을 강조해왔지만 정작 이들에 대한 경제적 처우는 부실하기 짝이 없어 인력난 심화가 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럭셔리 업계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파워를 강조하면서도 정작 제품을 생산하는 장인들이 느끼는 낮은 직업 만족도-낮은 임금과 사회적 지위-를 방치해온 것이, 럭셔리 생산 인력 부족의 근본 원인이라는 비난도 바로 그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샤넬과 에르메스, 루이비통은 자체 장인 양성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생산인력 충원에 나섰고 프라다는 중국 하청 물량을 늘려, 수요를 충당하겠다는 방안을 밝혀 브랜드 정통성에 대한 논란을 점화시키기도 했다.
생산 시설을 늘릴까? 해외 하청을 늘릴까?
루이비통의 경우에는 제조 시설을 확대해 수요를 충족시키는 적극적인 방책을 도입한 경우다.
중국과 이머징 마켓의 수요 급증으로 공급이 딸린 루이비통은 한동안 매장 운영 시간을 단축, 판매량을 줄이거나 제품 부족을 이유로 일부 매장을 한정 폐쇄하는 극단적 조치를 취해왔는데 지난해 여름 프랑스 드롬에 신규 생산 시설을 확보함으로써 수요 충족의 부담을 일부 더는데 성공한 것.
드롬에 제조 시설을 확보함으로써 루이비통은 프랑스 내에서 12번째, 글로벌 생산 기지로는 17번째 기지를 구축해 전체 생산 능력은 50%나 확대되는 효과를 얻었다.
또한 넓어진 작업 공간과 자연광 시설 등 작업 환경도 한층 진일보시켜, 생산 노동자들의 인권에도 한층신경 쓴 느낌이다. 하지만 신규 고용된 직원 중 제조 공정에 필수적인 가죽 재봉틀을 사용해본 사람이 20%도 되지 않아, 지속적인 작업 훈련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간단히 말해서 럭셔리 마켓은 공급이 수요를 따르지 못할 정도로 규모가 커졌고, 양질의 경영/생산 인력 수급이 더 큰 성장을 위한 과제로 등장한 것이다.
예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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