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 수출 업계가 글로벌 불황의 장기화로 해외 오더 가뭄에 목말라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원사나 생지 가격은 오히려 인상 움직임을 보이는 등 ‘스태그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나 비상이 걸렸다.
업계에 따르면 2월 중에는 면사와 화섬사 가격이 동반 인상될 조짐이 보인다. 면방 업체가 생산하는 면사의 경우 지난해 3월 가격이 급등할 당시에 구매한 원면 재고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반 토막 상태의 낮은 원면 가격을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며, 화섬사는 최근 유가 인상으로 원료 가격이 오르고 있기 때문에 손실을 자체적으로 일부 흡수하더라도 어느 정도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수요자인 섬유 수출 업계는 최근 세계적인 불황이 지속되고 있고 내수 경기 마저 냉각이 되면서 국내외 오더가 크게 줄어든 상태에서 원사 가격이 오른다면 이를 소화할 대책이 없다는 반응이다.
비싸게 구입한 원면 재고를 상당량 떠안고 있는 면방 업체는 모두 소화되기까지 상당 기간 손실 발생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해 원면 가격 급등으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통해 ‘20년만의 호황’을 잠시 누리던 면방 업계가 3월 이후 ‘미운 오리 새끼’로 전락한 원면 재고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는데 수요가 크게 줄면서 회복 기간이 길어질 전망이다.
최근 직물 수출 업계는 원사와 생지 가격 인상되고 오더 가뭄이 장기화될 것을 우려해 비상 대책을 세우고 있다. 우선 새로운 원단 개발을 일부 줄이고 적정 재고를 최소화하면서 해외 출장이나 전시회 참가도 자제하는 등 경비 절감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이미 목표를 낮췄기 때문에 원단 개발 횟수를 30% 정도 줄이더라도 실적 달성에는 당장 큰 지장이 없다”면서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바이어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해 최적의 원단 개발에 나서는 집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국내 원단 업체들이 수출 규모를 줄이면서 덩달아 후가공 업체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어, 만약 가공 원료나 에너지가 인상으로 타격을 입고 있는 많은 후가공 업체들이 견디지 못하고 무너진다면 국내 원단 생지 생산 업체들에게 부메랑이 될 소지도 있다. 결국 생지 생산 업체들이 후가공 시설도 갖춰야 하는 난처한 상황이 도래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에 업계 전문가는 “아직은 의류용 직물 수출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므로 모든 스트림 간 협력을 강화해 섬유 수출의 구조적인 난제를 해결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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