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가격 ‘디퓨전 라인’이 캐시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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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30 오후 2:42:42


카리스마 넘치는 디자이너 칼라거펠트의 디퓨전 라인 ‘칼’이 1월말 첫 선을 보인다. 일찍이 H&M과 제휴, 대중과 소통하는 능력을 과시했던 칼라거펠트는 시그너처 라인보다 소통력이 높고 더 낮은 가격과 트렌디한 감성을 자랑하는 디퓨전 라인을 통해 디지털 테크놀로지에 익숙한 젊은 층 포섭에 나선다.


칼라거펠트 디퓨전 라인 ‘칼’
특히 ‘칼’은 온라인을 통해 소비자와 만나는 브랜드로 디지털 테크놀로지 차용에 늘 앞장 서온 라거펠트의 감성이 잘 드러난 라인이기도 하다. 캐주얼하고 이지한 데이웨어부터 블랙백리스 드레스, 실버 진스 등 이브닝 웨어까지 다양한 품목으로 구성된 ‘칼’ 라인은 샤넬과 펜디를 장기 지휘해온 그의 디자인 감성과 자신감에 시장과의 소통력까지 가미되어 기대감을 불러 일으킨다.


넷어포터(Net-a-Porter)를 통해 소비자와 만나는 여성복 라인 ‘칼’은 언제나 핫한, 록앤룰 정서가 담긴 100종의 아이템으로 구성되며 가격대는 80~605 달러 정도.


‘칼’ 라인은 당초 인터넷 패션 리테일러, 넷어포터를 독점 유통망으로 활용할 계획이었지만 시장 반응에 따라 오프라인, 라거펠트 부띠끄를 통해 판매될 가능성도 있다.


높은 수익성·인지도 확대 효과
하이엔드 디자이너와 하이스트리트 리테일러의 콜래보레이션의 광풍에서 보듯, 소비자들은 늘 디자인 파워, 혹은 브랜드 네임에 굶주려 있고 그 틈을 파고든 디퓨전 라인은 디자이너의 인지도를 활용, 쉽게 매출을 구축할 수 있는 수익성 높은 사업이다.


디퓨전 라인의 특징은 이미지 손상 없이 좀 더 접근력 있는 가격, 시장성 있는 디자인을 통해 더 넓은 고객을 포섭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디자이너의 메인 라인이 ‘디자인 창의성’과 고 퀄리티 패브릭, 복잡한 디테일과 실험을 감내해야 한다면 디퓨전 라인은 ‘시장성’을 기본으로 하고 있는 만큼 실질적 매출 구축력이 높은 장점을 갖고 있다. 그런 만큼 좀 더 캐주얼하며 트렌디하고 젊은 디자인이 디퓨전 라인의 매력.


실제로 디자이너 디퓨전 라인 시장은 눈만 뜨면 새로운 브랜드가 등장할 정도로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알렉산더맥퀸의 대중적 친밀도를 높인 ‘McQ’, 감각적이고 섹시한 돌체앤가바나의 ‘D&G’, 로베르토까발리의 ‘Cavalli’, 데릭램의 럭셔리한 감성을 느낄 수 있는 ‘Derek Lam 10 Crosby’, 뉴욕패션주간에 독립 런웨이쇼를 진행할 정도로 높은 수요를 낳는 타쿤의 디퓨전 라인 ‘타쿤애디션(Thakoon Addition)’, 사랑스럽고 걸리한 감성을 자랑하는 빅토리아베컴의 ‘빅토리아(Victoria)’ 등은 디퓨전 라인의 활력을 더하는 대표적인 경우다.


반면 돌체&가바나의 디퓨전 라인 ‘D&G’는 성공적인 매출 행보에도 불구하고 메인 라인에 흡수, 독자적 사업이 중단되어 아쉬움을 낳는다. 실제로 일부 아시아 지역의 경우 D&G 라인이 메인 컬렉션인 돌체&가바나보다 높은 매출로 팔렸을 정도로 수익 기여도가 높았다. 하지만 신규 마켓에서 양 브랜드의 정체성 혼란이 감지되면서 효율적 글로벌 유통망 확대를 위해 브랜드 통합이 유리하다는 결론에 따라 돌체&가바나 컬렉션에 D&G풍 티셔츠와 진스 카테고리를 추가되는 방식으로 브랜드가 통합된 것이다.


매슈윌리엄슨·마르니·발망까지
그뿐 아니다. H&M과 한정본 컬렉션을 진행, 소비자들의 열렬한 반응을 얻어냈던 매슈윌리엄슨은 ‘MW by 매슈윌리엄슨’을 통해 기존의 ‘보호 시크’에서 벗어나 좀 더 대중적인 ‘록앤롤’ 시크를 통해 고객 확대에 나섰고 마르니는 ‘마니 데님’ 라인을 론칭, 패션의 머스트해브 아이템인 데님을 통해 폭넓은 소비자와 소통을 시작한다. 이들의 공통점은 기존의 인지도를 활용, ‘상업적’ 성공을 유도한다는 것으로 수익성이 중시되는 패션계의 흐름과 잘 맞아떨어진다.



디퓨전 라인 론칭 붐은 패션하우스 발망까지 움직이게 했다. 이제는 발망을 떠났지만 크리스토퍼디까르닌에 의해 젊고 도발적인 이미지로 재탄생된 발망은 할리우드 스타와 글로벌 패셔니스타들이 가장 갖고 싶어하는 브랜드 중의 하나다. 그런 만큼 발망의 시그너처 록시크 감성을 보다 편한 가격으로 만날 수 있는 디퓨전 라인 ‘삐에르발망’ 론칭 소식은 패션계를 가장 즐겁게 하는 소식이기도 했다.


하지만 ‘삐에르발망’은 발망의 現 헤드디자이너 올리비에라우스탱이 디자인을 관할하지 않고, 아웃 소싱한 디자인 팀이 디자인을 맡아 실망감을 주고 있다. 이는 올리비에라우스탱이 발망 컬렉션에 집중하도록 배려하는 표면적 이유 외에도 '발망'과 대중적인 세컨드 라인 '삐에르발망'의 차별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발망 경영진은 ‘삐에르발망’이 발망의 패션 정신에 기반을 두고는 있지만, 시장의 욕구와 변화에 유연하게 반응하는 ‘접근하기 편한’ 브랜드로 독자성을 유지하려는 의지를 확고히 드러냈다.


메인 컬렉션인 ‘발망’은 파리지안 정서(+록시크적 정서+엣지있는 디자인 감성)를 담은 보다 세련되고 꾸튀르적인 브랜드로, ‘삐에르발망’은 더 많은 고객을 포섭하는 글로벌 브랜드로 키우려는 차별적 전략을 선택한 것이다.


가격대는 161~1220 달러 정도로 재킷이나 진 한 벌이 3000 달러를 상회하는 발망의 가격대와 현저한 차이를 보인다.)


후세인샬라얀 ‘그레이’ 라인으로 소통
실험적인 디자인으로 유명한 후세인샬라얀 역시 디퓨전 라인을 론칭, 패션계를 놀라게 한 경우. 미국 시장을 타깃으로 론칭되는 ‘후세인샤라얀’ 라벨은 테일러드재깃, 트라우저, 스커트, 니트웨어, 드레스, 아우터웨어, 액세서리, 핸드백, 선글라스 등으로 구성되며 메인 라인의 분위기를 살리면서 좀 더 입기 쉬운 디자인으로 구성된다.


문제는 런웨이에 오른 디자인보다 실용적이고 현실적인 해석이 가미된 컬렉션으로 샬라인 특유의 소프트 텍스춰 재킷과 스커트를 한층 심플하게 해석하는 것이 대표적인 경우이다.


모든 디퓨전 라인이 그러하듯 후세인 샬라얀의 소매가는 140~730 달러 정도로 메인 컬렉션 보다 한층 접근력 있는 고마운 가격이다. 오랫동안 다수의 소비자와 접근하기 힘든 영역에서 움직여왔던 샬라얀이 보다 대중적인 디퓨전 라인을 통해 런웨이에서 내려와 현실과 소통을 시작함으로써, 상업적인 면에서 그가 얼마나 성공을 거둘지 그 행보가 기대된다.


한편 후세인샬라얀은 그의 이름이 속도를 중시하는 패션계 흐름과 비교할 때 다소 '길다'고 판단, 메인 컬렉션의 명칭을 ‘샬라얀'으로 바꾼다.


‘후세인샬라얀’ 보다 '샬라얀'이 세련되면서도 부드러운 운율감이 살아있어 브랜드 이미지 및 소비자 친밀도를 더할 수 있다는 것이 브랜드 네임을 변경한 이유다.


디자이너 네임 밸류의 파워
사연이야 어떻듯 패션계에 불고 있는 디자이너 디퓨전 라인 붐은 스피디한 트렌드와 변덕스런 소비자의 취향 앞에서 더 이상 슬로우 패션만으로는 버티기 힘들다는 것을 증명한다. 시대는 바뀌고 있고 디자이너들 또한 런웨이에서 내려와 웨어러블한 디자인과 접근력 있는 가격으로 생활 속의 소비자와 소통해야 할 시점이 된 것이다.


물론 지금까지 런웨이에서 쌓아온 ‘디자이너 네임 밸류’가 수익성 높은 틈새시장 디퓨전 라인을 확대하는 원동력임은 굳이 말할 필요도 없다.



예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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