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년만에 평사원에서 패션 기업 오너의 꿈 이룬 강덕남 샘앤에프 대표
변화는 언제나 두려움을 수반한다. 그 두려움을 알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상과 현실을 조절해가며 꿈의 크기를 줄여가는 게 아닐까. 샘앤에프 강덕남 대표는 꿈을 위해 안정된 현실을 포기한 몇 안 되는 사람 중 하나이다. “왜 해야 하는가라는 생각을 많이 해 봅니다. 결국은 제 존재가치죠. 패션을 통해 존재를 확인 받고자 하는 패션인의 기본욕구를 해소하기 위함인 것입니다. 내 꿈과 목표를 위해 투자한다는 마음이 반, 미력하나 한국 패션 시장에 보탬이 되고 싶다는 사명감이 반입니다.”
새로운 도전을 향해 전진
16년간 몸 담아온 직장을 나올 때 그는 이미 각오를 굳게 다졌다. 대학을 갓 졸업하고 평사원으로 입사해 유일하게 몸담았던 직장. 그가 세정에 갖는 애정은 남다를 수 밖에 없다. 더군다나 세정은 그에게 1천억원대 사업체를 운영할 수 있도록 기회와 발판을 마련해 준 곳 아닌가.
그는 세정에서 마케팅부터 전략기획, 재무관리까지 다양한 분야를 접하며 입사 10년 만에 패션 비즈니스 기업의 꿈을 실현할 수 있는 자질을 닦았다.
“세정은 새로운 업무에 대한 끊임없는 도전을 통해 성장의 기회를 마련해 준 곳입니다. 그 곳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브랜드 비즈니스의 기본 소양인 넓은 시야와 통찰력을 갖출 수 있었죠.”
‘중견기업 상무이사’라는 보장된 직함과 안정된 억대 연봉도 포기해야 했다. 내수경기 부진과 소비 침체로 시장이 얼어붙은 지금, 주위에서는 굳이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모험을 할 필요는 없지 않느냐며 만류했다.
그러나 실패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의욕이 더 컸다. “꿈을 이루는 데는 적절한 시기가 있기 마련입니다. 한계점으로 보이는 지금이 오히려 기회인 거죠.”
무엇보다도 패션 시장에 대한 강한 애착은 그의 새로운 시작에 대한 두려움을 마비시키기에 충분했다. 1천억원대 브랜드를 만들고 키운 전문 경영인으로서의 자존심, 패션인으로의 사명감, 모두 그를 움직이는 원동력이다.
“내가 가진 능력으로 패션 시장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나 생각해 봤어요. 감각적이지도, 감성적이지도 못하지만 시장을 개척하는 마케터의 자질은 갖추고 있으니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보자고 결심한 거죠.”
차세대 캐주얼 「레크」
그리고 그는 이번에도 날카로운 직관과 체계적인 논리를 통해 해답을 도출해냈다.
캐주얼 시장의 군집화가 바로 그것. ‘진’과 ‘스포츠’, ‘미주’와 ‘구라파’라는 인위적이고 이분법적인 분류가 파괴되고 서로 융합하고 있는 지금, 그는 다양한 장르의 믹스앤매치를 통해 새로운 스타일을 만들어냈다.
“「레크」는 액티브한 스포츠웨어와 진이 조화를 이룬 새로운 개념의 브랜드입니다. 진과 스포츠, 풋웨어를 하나의 브랜드에 함축하고 있죠. 데님을 기본으로 액티브하고 펀(fun)한 요소를 조화롭게 믹스한 브랜드입니다. 여러 장르를 함축, 융합한 만큼 시장의 폭이 넓고 트렌드의 변화에도 융통성 있게 대응할 수 있다는 것도 「레크」가 가진 장점이죠. ”
그는 이어 ‘임팩트 비즈니스’에 대해 열변을 토해냈다. “지금과 같은 과도기적 시장에서는 단단한 구조를 가진 임팩트가 필수입니다. 「레크」는 밸류를 통해 소비자에게 임팩트를 주면서 브랜드 자산을 형성해 갈 겁니다.”
패션의 경영 패러다임을 바꾼다
그러나 한 사람의 열정만으로는 산업의 성장을 만들어내기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 모든 산업이 그러하듯, 패션도 성장하기 위해서는 경영의 패러다임부터 바뀌어야 한다.
강덕남 대표는 “제작비 규모가 수백억원 단위로 불어나면서 대박 영화가 줄줄이 양산된 것처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탄탄한 브랜드가 나오기 위해서는 전문인력은 물론 규모 있는 자본이 뒷받침 돼야 한다”며 “패션산업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 패션산업은 적은 자본으로도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산업인데도 불구하고 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선 패션인부터 의식을 바꿔야겠죠. 패션 시장이 가진 무한한 잠재력을 깨닫고 이를 제대로 받쳐줄 자본을 적극적으로 유치해야 할 때입니다.”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강덕남 대표는 얼마전 열린 춘천 마라톤을 완주했다. 마라톤을 통해 자신과의 싸움에 도전해 보고, 의지를 다질 수 있기 때문이다. “40킬로미터를 뛰다 보면 주저앉고 싶다는 생각이 수백번도 더 머릿속을 스칩니다. 그 과정을 거치면서 나의 의지와 잠재력을 확인해 보는 거죠.”
“실패는 있었지만 좌절은 없었다”는 강덕남 대표. 변하지 않는 꿈을 향해 질주하는 강 대표의 아름다운 열정에서 한국 패션 시장의 성장을 기대해본다.
안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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